보험 중도 해지를 막는 올바른 보험 가입 방법은?

by 김진수

[칼럼] 첫 단추를 잘 끼우는 보험 가입 노하우

자동차보험은 1년마다 갱신 주기가 돌아옵니다. 대부분의 자동차보험 계약은 1년에 1번 보험료를 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가입하는 다른 보험은 한 번의 보험료 납부로 끝나지 않습니다. 장기 보험 계약은 할부로 계약이 체결되기 때문입니다. 쉽게 월납 보험료 10만 원을 20년 납으로 체결하면 총 납입 보험료는 24,000,000원이 되는데 이 금액을 일시에 내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릅니다.

개인 및 한 가구가 지출하는 항목 중 보험료는 상위 2위에 해당합니다. 아래 표를 보면 지출 순위 1위인 주택구매 비용과 3위인 자동차구매 비용은 보험 가입처럼 할부 계약이지만 보통 전체 납입금액을 얘기합니다. 하지만 보험 가입은 월납 보험료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큽니다. 주택 구입을 위해 담보대출의 상환은 약 30년이고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한 할부계약은 5년 내외이나 장기 보험계약은 일반적으로 20년 납입이 주를 이룹니다.

20년 내외의 보험료 납입을 고려하지 않고 체결된 계약은 중간에 해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해지 시 손해도 큽니다. 주택은 시세가 오르면 이익을 볼 수도 있고 중도에 매매하더라도 구입비용을 회수하기 쉽습니다. 구입한 자동차도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경우 손쉽게 팔립니다. 하지만 보험 상품의 경우, 중고 시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중도해지 시 납입한 보험료 대비 큰 손해를 입습니다.

보험은 유지되어야 보험입니다. 보험에 가입하는 목적은 사고 후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보험사와 계약자는 특정 사고 위험을 담보할 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자는 보험사에 보험료를 냅니다. 그리고 사고가 나면 보험사는 보험 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보험료와 보험금의 순환을 위해서는 보험계약의 유지가 절대적 조건입니다.

보통 보험계약 체결 후 5년 유지율은 평균 50% 내외입니다. 10명이 보험 계약을 체결하면, 5년 뒤 10명 중 5명이 보험 계약을 해지합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보험 계약 해지율은 증가합니다. 개인이나 가계 재무환경이 악화될 경우, 가장 먼저 해지하는 것이 보험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과도한 보험료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납부가 필요한 할부 계약임에도 월 보험료만 보고 가입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해지된 계약은 사고 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해지 자체만으로 큰 금전적 손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도한 보험료를 줄이고 합리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보험료와 관련된 문제의 대부분은 ‘적립보험료’ 때문에 발생합니다. 우리가 내는 월납보험료는 크게 ‘보장보험료’와 ‘적립보험료’로 구별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적립보험료를 설계한 보험 계약의 월납 보험료가 10만 원이라면 이 중 3만 원이 보장보험료고 나머지 7만 원이 적립보험료로 매달 10만 원 중 3만 원은 사고가 없으면 소멸합니다. 하지만 적립보험료 7만원은 적립되어 만기 시 만기 환급금으로 사용됩니다. 보험 광고에 흔히 나오는 ‘만기 시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준다’는 문구는 모두 이 적립보험료를 쌓아서 준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만기가 너무 길다는 점입니다. 30세 가입자가 20년 납입으로 100세 만기 암보험에 가입한 경우, 만기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은 100세가 되는 70년 후입니다. 20년 동안 납부한 보험료 일부를 70년 뒤 돌려받을 때 해당 금액의 가치는 떨어져 있습니다. 바로 물가상승률 때문입니다. 보험 상품도 금융 상품이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신용화폐의 가치하락인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생각하지 않고 과도한 적립보험료를 설계한 보험 계약을 체결하면 향후 보험료 납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납입료에 부담을 느껴 계약 기간 중 보험을 해지하면 납입한 적립보험료를 모두 돌려받을 수도 없어 큰 손해를 입습니다. 보험을 흔히 은행 적금과 많이 비교하는데, 적금은 언제 해지해도 납입한 원금이 보전되지만 보험은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를 먼저 차감하기 때문에 중도 해지 시 원금을 보전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보험 계약 체결 시, 적립보험료는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적립보험료 없이 순수하게 보장보험료로 체결된 계약도 사고 시 보험금을 받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50~70년 뒤 돌려받을 만기 환급금을 위해 적립보험료를 납입하는 것보다는 그 돈을 은행 적금이나 펀드, 노후 자금을 위한 수익성 높은 연금 가입을 추천합니다. 보험은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상품으로 계약 기간이 상당히 깁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지만 오랜 시간 보험 가입 유지도 가능하고, 보험의 핵심인 사고 후 보험금 확보 목적 달성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본인에게 맞는 적정 보험료 책정이 필수입니다. 

보험 가입 준비 중이신가요? 그렇다면 적립금 없는 ‘보장보험료’로만 구성된 보험에 가입하길 권합니다. 과도한 적립보험료가 존재하는 계약에 가입 중인 분이라면 변경설계를 통해 적립보험료를 제외할 수 있으니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이미 납부하여 쌓여 있는 적립보험료는 중도인출을 통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보험은 유지되어야 보험입니다.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체결된 과도한 보험료가 현재의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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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보험의 진짜 문제는 정보 부족이 아닌 잘못된 정보의 범람입니다. ‘정보로 인한 문제는 기술이 아닌 올바른 정보로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보험 정보 플랫폼 인스토리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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