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가입하는 보험, 나에게 이득일까?

by 신혜리

방카슈랑스, 고객 입장에서도 정말 좋은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

이전에는 은행에서 예・적금이나 대출만 취급했지만, 이제는 은행에서 대부분의 금융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에만 가도 보험사의 보험이나 증권사의 펀드를 가입할 수 있게 됐죠. 편리한 면도 있지만 반대로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은행에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직원들을 간혹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은행 창구를 통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전문 용어로는 ‘방카슈랑스’ 라고 합니다. 1980년대에 시작되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보험사가 은행 지점을 빌려 자사의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은행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인데요. 이런 판매 방식으로 은행에서 보험 판매 후 얻게 되는 수수료로 계속 수익이 나기 때문에 방카슈랑스 유지가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방카슈랑스,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은행에서 보험 판매 시, 우리가 소개받게 되는 보험은 연금보험, 저축보험, 건강보험, 해외여행보험 등 종류가 다양한 편입니다. 

일단 가장 일반적인 것이 ‘판매 제휴’ 입니다. 이 경우, 은행은 보험사와 제휴하여 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수수료’ 라는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형태는 은행이 ‘보험 자회사를 설립’ 해서 보험 영업을 할 수도 있을 거고요, ‘조인트벤처 방식’ 으로 은행과 보험사가 공동으로 보험 자회사를 설립해서 보험 판매에 대한 이익을 반반씩 나눠 갖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서 동일한 금융 그룹 내에 은행과 보험사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은행과 보험사 간 발생할 수 있는 이익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는데요. 

예로 한 금융 지주 내에 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가 있고, 은행에서는 동일 지주 내 보험사의 보험 상품만 판매함으로써 전체 금융 지주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 지붕 안에서 다양한 금융 상품을 팔되, 지점이 많아 고객과의 접점이 높은 은행을 판매 창구로 적극 활용한다고 생각하시면 되는 것이죠.

은행에서 보험 판매로 얻게 되는 수수료는 얼마나 될까요? 

은행에서 가장 흔하게 가입을 권유하는 보험은 ‘저축(성)보험’ 인데요. 고객 입장에서도 ‘저축 상품’ 으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하는 데에 심리적 부담이 낮고, 은행 입장에서도 주된 금융 상품인 예・적금과 비슷하기 때문에 판매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 보험 판매 시 주력 상품이 되는 저축보험의 경우, 한 달 보험료의 3.8배 정도를 수당으로 받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20만 원씩 내는 저축보험에 가입하면, 판매한 쪽에서 76만 원 정도를 받는다는 뜻입니다. 

한 달에 20만 원씩 3년을 저축하는 적금은 원금이 720만 원입니다. 은행이 예대마진* 으로 약 1% 포인트를 가져간다고 보면 은행 입장에서 7만 원 정도를 수익으로 얻게 되는데요.

* 예대마진? 금융기관의 수익이 되는 부분을 말합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게 되는 대출이자에서 고객에게 지불해야 하는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 부분이 되는 것이죠. 

은행 입장에서도 차라리 한 달에 20만 원씩 10년 넘게 넣는 저축보험을 파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 금방 나오죠? (보장성보험은 보험금을 되돌려 주지 않기 때문에, 판매 수수료가 더 많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보험설계사가 보험 판매로 얻게 되는 수수료는 어느 정도 될까요? 

종신보험의 경우, 한 달 보험료의 14배 안팎이 판매 수당으로 책정됩니다. 한 달에 20만 원을 넣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설계사가 받는 수당은 약 280만 원입니다. 

이 수당은 일시불로 나오는 건 아니고요. 첫 달에는 150만 원 정도 받고, 고객이 가입한 후 1년 간 매월 조금씩 나눠 50만 원을 더 받게 됩니다. 나머지 80만 원은 그 이듬해에 매월 조금씩 더해서 지급됩니다. 

변액종신보험은 월 보험료의 15배, 연금보험은 월 보험료의 3~4배, 변액연금보험은 월 보험료의 4~5배를 판매수당으로 받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험사와 은행 모두 ‘방카슈랑스’ 를 선호하는 것입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설계사에게 판매 수당을 이렇게 많이 지급했는데, 고객이 1년 정도만 보험료를 내다가 해지하겠다고 할 경우, 설계사 수당을 다시 환수하기도 어려우니(1년 이내에 해지할 경우 설계사 수당을 일부 환수하기도 합니다), 고객이 낸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제외하고 돌려주게 되는 겁니다.

은행 입장에서도 예대마진을 고려했을 때 저축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더 이익이기 때문에, 각 지점마다 연간 판매해야 하는 보험 목표 수치 혹은 수수료 이익 목표치를 세웁니다.

지점들은 이 목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은행 창구에 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험이나 펀드 가입을 적극 권유하는 것이죠. 은행에서 보험 판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이유, 이제 좀 이해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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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리

경제부, 금융부, 국제부 기자 경험과 캐나다 Scotia Bank 뱅커 경험이 있습니다. 프리랜서 경제 전문 기자로서 국내외 경제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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