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아래 서있는 노인 그래픽

부모님 용돈과 노후대비, 어떻게 지원드려야 할까?

매달 드리는 부모님 용돈, 얼마가 적정할까요?

본인 소득의 10% 정도는 부모님께 씁시다

부모님의 적정 용돈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부모님의 경제적 상황, 형제자매의 인원수와 경제력, 본인의 경제 상황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척 많죠. ‘부양’이 아니라 ‘용돈’이라고 상황을 한정 짓는다면, 저는 ‘부모에게 십일조’ 캠페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인 소득의 10% 정도는 부모님께 드림으로써 그간 들여오신 양육비의 노후자금화 장기 전략에 진입하는 거죠. 

다만 부모님께 드리는 10%는 명절, 생신, 어버이날 등의 특수용돈과 선물 비용을 포함합니다. 용돈 외 비정기적으로 부모님께 드리는 돈도 큰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자신의 소득 규모에 맞게 ‘부모님 용돈 예산’을 수립해 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연봉이 3,000만 원일 경우, 약 10%인 연간 300만 원 정도를 부모님께 드릴 용돈 총액으로 책정해볼 수 있고, 설날과 추석에 부모님 각각 10만 원, 어버이날에 각각 10만 원, 생신에 각각 20만 원 정하고 나면 남은 돈이 약 200만 원입니다. 이걸 12개월로 나눠보면 월평균 약 18만 원 정도가 산출되죠.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준을 잡는 것에 대한 사례일 뿐이고, 부모님의 경제적 상황과 자신의 여력에 맞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충분한 여유가 있는 경우, 평소 용돈은 드리지 않고 특별한 날에만 이벤트로 용돈이나 선물을 챙겨드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동생이 저보다 용돈을 많이 드리고 있는 것 같아서 부담돼요.

저보다 일찍 취업한 동생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있는데요. 얼마를 드리는지는 잘 모르지만 장남인 저보다 많이 드리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형제끼리의 부모님 용돈 협의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형제자매 간 무조건 1/n만이 정의로운 분배는 아니랍니다.

제가 재무코칭한 어떤 가정은 3자매가 각각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용돈 금액을 솔직히 공유하고, 이를 모아서 ‘가족 공동기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형제자매 간의 경제적 여력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1/n만이 정의로운 분배는 아닌 거죠. 괜한 용돈 액수 경쟁도 막을 수 있고요. ‘가족공동기금’은 특히 환갑이나 칠순, 질병이나 상해 등 제법 목돈이 드는 특수한 상황에서 빛을 발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 임플란트하실 때도 아버지 스스로 어느 정도를 부담하시고 나머지 치료 비용을 자매의 공동기금에서 지출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니 갑자기 생기는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자매간에 부모님에 관해 더 많은 상의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군요. 물론 공동기금의 운영관리에 있어서 투명한 회계 공유로 신뢰를 이루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겠죠. 

사실 재무코칭을 하다 보면 경제적 여력보다 ‘내가 안 하면 안 된다’는 사명감이 있는 자녀가 부모 부양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된 도리를 하는 것이 뭐가 문제겠습니까. 다만, 효도란 생각보다 장기전이기 때문에 본인의 경제적 여력 내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어떤 기대 앞에서도 내게 무리가 되지 않는 적정선에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도록, 상대가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돈을 쓰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쓰는 돈의 절대적인 액수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기준을 정립해 가족에게 돈을 집행하는 것입니다. 돈 쓰고 후회하지 않기, 어려운 일인 만큼 평생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부모님 노후대비도 지금부터 함께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얼마 전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보신 이후로 부모님 노후대비가 걱정인데요. 아직 일을 하고 계시긴 하지만 곧 은퇴를 앞두고 계셔서 불안한 마음입니다. 

부모님 노후대비는 장기전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다 쓰고 죽어라’라는 제목의 미국 유명 재무설계사가 쓴 책이 있을 정도로 부모 스스로 자식에게 기대지 않는 노후설계의 중요성이 설파되고 있습니다. 자식에게 기대지 않는 노후설계가 가능하려면 부모는 자녀가 결혼하든 유학을 가든 딱 어느 선에서 냉정하게 자녀 부양을 멈춰야만 본인들의 노후자금이 생깁니다. 상황은 자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들은 부모님 용돈은커녕, 버는 모든 돈을 결혼이나 살 집을 구하는 등 삶의 근간을 마련해가는 데 사용해도 모자랄 판이죠. 

그러나 부모 도움 없이 자립 혹은 결혼이 쉽지 않은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이런 쿨내 나는 각개전투(?)는 아직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부모 자산의 많은 부분이 자녀의 교육과 자립 근간으로 오랜 기간 들어가게 마련이고, 그렇게 자립한 자녀는 그 자금을 천천히 장기적으로 부모에게 되갚아 노후자금을 공급하는 식으로 긴 세월 동안 주고받음의 균형을 맞춰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죠. 일방적 부양이나 당위적 효도로 접근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저 오랜 세월 속에서의 ‘주고 받음의 균형’에 입각해서 바라보는 게 나을 듯 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6.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였으나, ’18년에는 5.1명, ’30년에는 2.6명, ’50년에는 1.3명, ’65년에는 0.9명으로 노인 부양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거나 부양을 하는 문제는 갈수록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죠. 

그렇다면, 언제부터 부양이 필요한 때로 봐야 하는 걸까요? 절대적 나이 기준은 없고 그저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자립적인 생활이 가능하실 때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아프시거나 돌아가시는 일이 생기면서 곧바로 자녀의 부양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따라서 부모님 노후대비는 당장 용돈을 얼마 드리느냐 문제보다는 어떤 의미에서 ‘간병기 대비’를 위한 가족 플랜을 준비하는 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모님 노후대비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알려주세요

부모님 노후대비가 장기전이라면 차근차근 꾸준히 준비해야 할 것 같네요. 부모님의 재무 상황을 정확히 모르다 보니 더 막막한데요. 당장 뭐부터 해야 할까요? 

부모님 노후대비 전략 4단계

부모님의 노후대비 전략은 부모님의 현재 여력과 자녀의 계획이 함께 어우러진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칼에 내린 완벽한 결론이 아니라, 남은 시간 동안 꾸준히 천천히 의논해나가야 할 주제라는 거죠. 무엇보다 부모님의 노후 생활 우선순위가 십분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아래와 같이 기준을 잡아 소통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➀ 부모님의 자산부채 현황 파악 : 순자산을 제대로 파악하라 자산에는 크게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이 있습니다. 아울러 부채내역까지 알아야 제대로 순자산 규모를 알 수 있고, 예기치 않은 문제 발생 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➁ 부모님의 현금흐름 파악 : 노후 현금흐름이 중요하다 현재 부모님의 수입은 어떤 종류로 얼마 정도가 들어오는지, 한 달 생활비 고정비용은 얼마, 변동비용은 얼마가 나가는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돈 쓸 일이 그리 많겠어’라고 생각하다가는 큰코다칩니다. 비싼 옷 안 사입고, 여행 안 다녀도 꼭 필요한 생계유지 기본 비용을 집계해보면 아마 깜짝 놀랄 것입니다. 

➂ 지속가능한 현금흐름 만드는 방안 모색 현재 소득 활동을 하신다거나 충분한 액수의 연금을 수령하고 계신 것이 아니라면, 국민연금과 민간연금 그리고 자녀들의 용돈 등을 총합하여 어느 정도 금액의 월간 소득이 꾸준히 이어질 방안을 모색합니다. 노후가 길어졌기 때문에 자산은 어느 순간 현금화되어 노후생활비로 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최후의 보루로 주택연금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아티클 : 퇴직 후, 그리고 노후를 위한 ‘연금’에 대한 모든 것

➃ 만일을 대비한 보험 점검 : 리스크에 대비하라 부모님 보험 가입 내역 뿐만 아니라 가족 보험 가입 내역은 증권을 한곳에 모아두고 누구라도 알 수 있도록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보험료를 납입하다 중단되어 실효된 보험은 없는지, 납입이 끝나서 잊고 있는 보험은 없는지, 휴면보험금은 없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험 하나쯤 가지고 계실 줄 알았는데, 막상 아프시거나 다치시고 나서 보험이 없는 것을 알게 되어 난감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상황에 있던 보험도 해지하신 경우도 많거든요. 더 나이 드시기 전에 가족력을 고려하여 질병과 상해 중심으로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dit 이지영 Graphic 이은호 이홍유진

– 해당 콘텐츠는 2020. 05. 11. 기준으로 작성되고, 2024년 03월 06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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