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 쉬워진다 일상

예비 신부에게 재산 공개해보셨어요?

2020.12.31
토스 마이머니스토리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수사관 김건우의 머니 스토리

 

막상 사기꾼들을 만나보면, 멀쩡한 사람들이에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에서 수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건우입니다. 저희 사이버수사팀은 온라인 상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어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사기 사건, 보이스피싱, 사이버 명예 훼손 같은 사건이 주로 들어와요. 대부분의 온라인 상 사고/사건들은 처음에 저희 팀에 들어오고, 나중에 다른 팀에 분배되는 구조라 보시면 돼요. 

돈 관련해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사기 건인데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이런 곳에서 발생하는 사기는 대부분 건당 10만 원 정도로 소액이긴 해요. 문제는 한 명이 한 사람한테만 사기치는 구조가 아니라는거죠. 가해자 한 명이 피해자 여러 명을 양산하는 구조거든요. 피해자들이 50~60명씩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럼 한 사건 당 피해 금액이 천만 원이 넘어가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한 건의 사건도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고요. 

신기한건, 막상 사기꾼들을 만나보면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들이라는 점. 이렇게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왜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건지… 늘 의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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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경찰로서 접하는 사건, 사고가 대부분 돈 관련된 것이라 그런 것 같아요. 오늘 오전에 조사한 사건들도 전부 돈 문제거든요. 뉴스 보면 뇌물이나 횡령 소식이 많이 보이고, 돈 때문에 가족에게 해를 가하는 끔찍한 사건도 있으니까요.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게 된 계기는 평생 함께할 아내를 만난 후예요. 혼자였을 때는 월급날에 늘 아쉬웠어요. 월급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바로바로 빠져나가는걸 봤을 때 허탈감이 들었거든요. 혼자 노력한다 해도 전혀 가망이 안 보인다는 생각에 자포자기했고요. 

그런데 결혼 후 아내와 함께 돈을 모으다 보니 혼자일 때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돈이 쌓이는 것이 보인달까요. 예전엔 느낄 수 없었던 돈 모으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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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부에게 재산 공개해보셨어요?

아내도 저와 마찬가지로 경찰이에요. 수원에서 검찰로 일하는 고등학교 동창이 소개해줘서 인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올해 한글날에 결혼을 했어요. 코로나 시국에 식을 올린다는 것이 쉽진 않았는데요. 결혼 준비 과정 자체도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신혼집을 구할 때 거액의 돈을 대출받아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었고요.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결혼할 여자친구에게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었어요. 제가 원래 부자고 돈에 대한 부담이 없으면 큰 어려움 없었겠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말 꺼내기가 조심스럽더라고요. 아내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아둔 돈, 연봉 등 재산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나니 결혼 준비가 훨씬 수월해졌어요. “나는 금수저가 아니라 수도권 내에 전세집을 구하기 힘들 것 같아.” 라고 말했을 때 아내가 당황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지금부터 같이 잘 해나가면 되지 않겠냐고 했고요. 재산 공개 이후에 서로를 더욱 신뢰하게 됐고, 더 큰 믿음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친구들에게도 제 경험담을 얘기해줘요. 어떤 친구는 제 말을 듣고 바로 여자친구에게 재산 공개를 했는데요. 그 뒤로 결혼 준비하는 속도가 빨라지더니 얼마 전에 상견례까지 마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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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돈이 ‘소금’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소금은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조미료잖아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들어가면 나트륨 과다 섭취로 건강을 해치게 될 수도 있어요. 너무 짠 맛 때문에 음식 맛도 안 좋아지고요. 

돈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이들의 삶에 꼭 필요한 존재이고요. 좋은 취지로 잘 사용하면 정말 좋은 도구이지만, 너무 욕심을 내서 감당하지 못할 빚을 지게 되는 상황이 되면 파산을 하거나 복구할 수 없는 수준이 되니까요. 양날의 검 같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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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벌면 병원을 짓고 싶어요

직업 군인으로 부사관으로 복무할 때, 어머니께서 위암 초기 진단을 받으셨어요. 그 사실을 제대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요. 어머니는 제가 군에서 훈련받는 것도 힘들텐데, 어머니의 안 좋은 소식을 들으면 더 힘들어할 거라 생각해서 말씀을 안 하셨던 거예요.

그때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다행히 초기에 암을 발견해서 치료를 잘 하셨지만, 어머니가 미리미리 건강 검진을 받으셨더라면 아예 안 걸리시도록 예방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요. 당시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 때문에 어머니가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셨거든요. 옛날 분들은 건강검진 비용도 아끼려고 하시잖아요. 몇 백만 원씩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그때 부자들과 달리 서민들은 건강관리도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막연한 꿈이지만,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병원을 짓고 싶어요. 제 가족들과 지인, 그리고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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