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을 쫓아야, 돈도 나를 쫓는다고 생각해요

by My Money Story

18살, 공부 유튜버 김율 입니다 

안녕하세요.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율 입니다. ‘율’이라는 공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만드는 콘텐츠는 크게 공부와 일상 콘텐츠로 나뉘는데요. 공부 콘텐츠는 말 그대로 제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영상이고, 일상 콘텐츠는 책 소개나 학교 생활을 담는 일상 브이로그 같은 공부 비중이 적은 영상들이에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2학년 때, 공부에 집중이 너무 안되는 거예요. 계속 휴대폰만 만지게 되고요. 그래서 영어 과외 선생님한테 고민 상담을 했더니 선생님이 ‘휴대폰 때문에 집중을 못 하는 거면 공부하는 모습을 타임랩스로 찍어봐라. 그러면 공부하는 동안 휴대폰을 못 만질 거 아니냐’ 이렇게 말씀을 해주셔서 영상을 찍게 됐는데, 찍고 보니 영상이 좀 재밌는거예요. 시험기간엔 공부 빼고 다 재밌잖아요. 휴대폰으로 간단히 편집을 해서 유튜브에 올렸는데, 한달 뒤에 구독자가 70명 정도 모였더라고요. ‘어? 이거 뭐지? 잘될 징조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부모님이 공부에 엄청 엄격하시지 않아서, 유튜브 한다고 이야기하니까 ‘그런 것도 하고 있었니, 비밀을 만들어서 서운하다’ 정도로 말씀하셨어요.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씀드리니까, 벌써 그런 것도 할 줄 아냐고 반겨주셨고요. 재밌었던 게, 저는 동생에게 유튜브 한다고 이야기 한 적도 없었는데 동생이 먼저 알고 있었더라고요. 동생이 엄마한테 채널 보여주면서 언니 같지 않냐고 이야기를 했었대요. 제가 이야기하니까 동생은 ‘봐봐~ 언니 맞잖아’ 이랬고요(웃음).

선생님 반응도 기억에 남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제가 하는 유튜브 활동들을 되게 좋게 보셨어요. 공부가 다가 아니라고 생각 하시는 분이셨거든요. 친구들한테 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조금은 부담스럽긴 했는데, ‘그런 거 할 시간에 공부를 더해라’ 이런 말씀을 안하시고, 오히려 제 활동들을 좋게 봐주셔서 되게 감사했죠.

지금은 회사와 계약을 맺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작년 8월 부터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혼자 채널을 운영하면서 광고 스케줄 조율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그러다 MCN 두 군데에서 연락을 주셨고, 제가 겪고 있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둘 다 계약 의향이 있다고 답변들 드렸죠. 지금 계약한 회사가 미팅을 제안 주셔서 만나보니까 유명 크리에이터분들도 계시고 신뢰가 가서 계약하게 됐어요.

회사에 소속된 후에 광고 단가의 차이를 크게 체감했어요. 개인으로 활동할 때는 한 영상 당 단가가 5~10만 원 정도였거든요. 회사에 소속된 이후로는 단가가 10배 이상 높아졌어요. 광고료에 대한 회사와의 수익분배는 50:50으로 나눠요. 회사와 수익을 나눈다고 해도 기본 단가 차이가 크다 보니, 제가 받게 되는 금액이 커졌죠. 회사에서는 매월 14일마다 정산이 들어와요. 정산 받으면 10~15%는 비상금으로 빼두고요, 나머지는 적금으로 넣고 있어요. 10~15% 비상금으로 빼둔 돈을 쓰는 게 문제지만요. 

콘텐츠에 대해 매니저님과 같이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면서 영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도 생겼고요. 대신 그만큼 중압감도 있는 것 같아요. 개인으로 일할 땐 조금 편한 마음으로, 오늘 편집하기 조금 귀찮으니까 내일 해야지, 했는데 지금은 회사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더 느껴요.

‘봐봐, 나 이만큼 공부했어 멋지지?’ 요즘은 공부하는 걸 서로 인증하고 공유해요 

이런 문화가 유행하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첫번째는 자극받기 위해서. ‘네가 꿈을 꿀 때, 다른 사람은 꿈을 이룬다’는 말도 있잖아요. 다른 사람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받고, 성장하는 거죠. 

두번째는 과시욕도 있는 것 같아요. ‘봐봐, 나 이만큼 공부했어 멋지지?’ 같은거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공부하는 모습을 공유하는 공스타 계정들을 보면 공부를 하루에 열 몇시간씩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 모습들을 인증하면 관심과 동경을 받죠. 어른들은 사회적 지위로 본인을 보여줄 수 있잖아요. 학생들은 모두 똑같이 공부하는 상황이다보니, 공부로 나를 뽐내고, 인정욕구를 표출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유튜브를 시작한건 두번째 이유였고요. 잘한 걸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몇시간 공부 브이로그 이런 것들도 많았어요. 

공부 유튜브를 하다보면 영상 속의 이상적인 제 모습과, 현실의 괴리가 생기면서 힘들 때도 있어요. 영상 속, 10분 정도의 단편적인 제 모습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매일 열심히 사는 사람인데, 저도 평범한 고등학생인데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만 살겠어요. 영상의 제 모습과 현실의 제 모습 간의 간격이 너무 큰 것 같아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식은, 유튜브 영상 속의 이상적인 제 모습을 진짜 제 모습으로 만들자는 거였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려고 해요.

다 그만두고 싶고, 계속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 종일 놀고 싶은 날도 있죠. 그럴 땐 일부러 시간을 버려요. 누워서 하염없이 핸드폰 하다 보면 ‘아, 이러면 안 되지’ 싶어서 다시 책상 앞에 앉게 돼요. 그래도 마음이 안 잡히면 인생 로드맵을 작성하고요. 나이에 따라 제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쓰다 보면, 이걸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면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사고 싶은 건 다 사야 하는 성격이에요

처음 받았던 구글 수익은 3만 원이었어요. 그때 기분은 ‘와, 내가 돈을 벌었다!’ 이런 것보다는 용돈을 조금 더 받은 정도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첫 구글 수익 이후에 처음 광고가 들어왔을 때 기분이 묘했죠. 광고비가 7만 원~10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 돈을 벌고 나니 제가 정말 경제활동을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4년 정도 모든 구글 애드센스 수익을 최근에 환전했는데요. 800만 원 정도 되더라고요. 이걸로 주식을 해보려고 계획중이고, 배당주 쪽으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있어요. 매월 1일에 10만 원, 15일에 10만 원 총 20만 원 씩 받고 있고요. 부모님이 아직 미성년자이니 경제활동이 있어도 용돈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셔서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용돈으로 주로 생활하고, 부족할 때 비상금을 사용해요. 부모님은 제가 버는 돈은 터치하지 않으세요. 하지만 큰 소비를 할 때는 부모님께 이야기를 하는 편이고요. 

저는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사고 싶은 건 다 사야 하는 성격이라 어렸을 때부터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초등학교 때 쓰던 usb를 발견했는데요. 열어보니까 무슨 사업 계획서 같은 게 있더라고요. 4학년 때 썼던 건데, 메모장을 만들어서 판매하겠다는 사업계획서였어요. 실제로 친구들한테 500원에 팔았더라고요.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제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선 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주변 친구들을 봐도 대체적으로 돈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제 주변은 대학가는 것이 최고 관심사이긴 하지만, 플러스 알파가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웹 소설을 쓰는 친구도 있고, 디자인을 해서 파는 친구도 있고요. 물론 용돈이 부족해서 경제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기보다, 관심 있는 분야의 무언가를 하면서 돈까지 버니까 좋다. 이런 느낌인 것 같아요.

내가 돈을 쫓아야, 돈도 나를 쫓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유튜브는 어디까지나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며 임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튜버를 본업으로 삼는 건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에 학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 목표는 일단 대학 진학이니까요. 시험 기간에는 업로드하는 영상 개수를 평소보다 줄이거나, 평소에 유튜브 편집은 자투리 시간에 하는 등 최대한 공부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으로서는 변호사가 되는 것이 목표고요. 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러면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길 테니까요. 돈을 쫓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저는 쌍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돈을 쫓아야, 돈도 나를 쫓는다고 생각해요.

제 단기적인 경제적 목표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3천만 원 모으기예요. 평소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나, 길이 구체적으로 보여야 실행을 할 수 있어서 계획도 촘촘히 세워두는 편이에요. 3천만 원은 제 기준에 많은 돈의 액수로 정한 거고요. 장기적으로 ‘얼마를 벌고 싶다’ 이런 목표는 없어요. 많이 벌수록 좋으니까요. 

돈은 ‘행복을 위한 수단’ 같아요.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겠지만 저는 아닌 것 같거든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야 하고, 갖고 싶은 것은 다 가져야 직성이 풀려서 김율로서 행복하려면 돈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서 제가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데, 시간이나 제 능력이 없어서 못하면 괜찮지만 돈이 없어서 못한다면 마음이 힘들 것 같아요. 나중에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을지는 모르기 때문에,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Interview・Edit 이지영 Photograph 김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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