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 광주은행, 함께 이기는 공식을 찾다
ㆍby 정경화
“토스의 제품 성공 전략 대공개” WINNING SESSION with 광주은행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 100여곳과 협업하는 토스팀원들은 여러 질문을 받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온 토스팀의 일하는 방식이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전통 금융사와는 어떻게 다른가를 묻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말과 글로 설명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핀테크’를 만들어 자세히 보여드리는 시도도 있었지요. 그럼에도 옆에서 부대끼며 일해보기 전까지는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 ‘문화’일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토스와 다양한 협업 경험을 쌓아온 광주은행 여러분을 토스로 초청해 1박 2일간 ‘위닝 세션’을 열었어요. 치열하게 토의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함께 시장을 혁신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섰습니다.
참가자는 모두 여덟 명. 광주은행에서 디지털 전략이나 IT 기획 등을 담당하는 분들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세션 사흘 전, 토스팀에서는 참가자 분들께 꽃다발과 책 ‘규칙없음’, 그리고 토스팀 리더 승건님이 손으로 직접 쓴 카드를 보냈습니다. 토스 신규 입사자들에게 드리는 ‘웰컴 키트‘와 꼭 같은 구성으로, 환영의 마음을 가득 담아 준비한 선물이었습니다.
토스가 꿈꾸는 금융 서비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짧지만 토스가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시고, 저희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방식을 충분히 느끼셨으면 좋겠네요. 의미있는 고민을 함께 할 인연을 축하하는 의미로 작은 정성을 준비했습니다. 먼 길 와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토스팀 리더 이승건 드림
Execution over Perfection 완벽한 기획보다 실행에 집중
위닝 세션은 커뮤니티팀과 함께하는 토스 오피스투어로 시작해 토스팀의 비전, 조직 문화,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원칙을 소개하는 시간들로 이어졌습니다. Head of Staff 김유리 님, Head of UX 정희연 님, Culture Evangelist 김형진, 김태현 님 등 여러 토스팀원들이 참가자들과 열띤 대화를 나누었어요. 인상 깊었던 내용 몇가지를 재구성해 소개합니다.
Q. 토스에선 아주 빠른 속도로 일이 추진된다고 들었습니다. 완성도 있는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기획, 개발, 컴플라이언스, 영업 등 여러 부서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 할텐데요. 서비스나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제품 출시는 시작(beginning)에 불과합니다. 결코 끝(ending)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토스에서는 어떤 제품을 개발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 ‘불편의 크기’를 봅니다. 금융의 맥락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데, 너무나 불편해서 해결하면 아주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합니다. 팀의 인력과 시간, 돈이 모두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다음 단계로 ‘사람들이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송금에 매료될 것이다’와 같은 가설을 세우고, 최소 요건만을 갖춘 제품(MVP)을 시장에 내놓습니다. 사용자 수나 리텐션 등 지표를 확인하고 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에요. 있으면 ‘좋겠다’ 싶은 기능은 ‘없어도 된다’의 다른 말입니다. MVP를 출시한 뒤, 시장의 반응에 따라 제품을 고도화하거나 방향을 전환하거나, 아예 접는 결정을 내릴 수 있죠. 과감히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PO가 견고한 제품 철학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누군가의 동의나 결재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 토스에서는 보고서를 쓰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보고서를 대신할 수단이 있나요?
“누군가에게 결재 받거나 허락받는 절차는 없습니다. 대신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보통 사일로의 프로덕트 오너(PO)가 개발자, 디자이너, 데이터 애널리스트 등 구성원을 설득하는 과정이 이뤄집니다. 이러이러한 불편을 발견했는데, 우리가 가진 역량으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 어떤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공감대가 형성되고 일이 추진됩니다. 반대로 공감대가 없으면 설령 대표가 추진하자고 한 일이라도 진행되지 않죠.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알아야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Q. 연간 사업 계획이나 월/분기 단위 계획은 어떻게 전사에 공유하나요?
“토스에선 연간 사업 계획은 세우지 않습니다. 훨씬 더 짧은 주기로 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앱 업데이트가 일주일 단위로 이뤄지고, 예정에 없었지만 갑자기 사람들이 모여들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며칠만에 뚝딱 끝내기도 합니다.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신청/조회 서비스가 며칠만에 개발 완료된 것이 좋은 예입니다.
전사적으로 중요한 전략이나 사업 내용은 매주 금요일 위클리 미팅을 통해 공유합니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가 슬랙에서 투명하게 공유되고요. 프로 축구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신의 전략을 자세히 공유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스스로 동기부여하며 일하고,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인재가 모였다면, 회사가 할 일은 간단합니다. 골을 잘 넣을 수 있도록 불필요한 형식은 없애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죠.”
Focus on Impact 지금 당장 풀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에만 집중
위닝 세션은 광주은행의 모바일 계좌 개설 활성화 방안을 직접 기획하는 프로젝트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여덟 명의 참가자가 두 팀으로 나뉘었고, PO 박재현님, 개발자 박재현님, 디자이너 정희연 님, BDM(Business Development Manager) 박진우, 신보람, 서윤석 님 등 여러 토스팀원들이 각 팀에 매칭돼 피드백을 주고 받았습니다. 양 팀은 토스팀의 제품 원칙을 바탕으로 최종 제품 개선안을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같은 문제가 주어졌지만, 두 팀의 해결책은 서로 달랐습니다. 1조는 가입 과정 중 이탈률이 가장 높은 단계에서 가입을 끝까지 유도할 수 있는 기능을 제시했고, 2조는 원래 사용자가 거쳐야 했던 계좌 개설 프로세스를 대폭 간소화했죠. 토스팀의 제품 디자인 원칙을 소개한 정희연 님은 두 팀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양쪽 다 Simplicity라는 토스 제품의 대원칙을 벌써 체화하신 것 같아요. 실제로 사용자의 전환률이 높아질 것 같은 좋은 아이디어들이네요!”
토스팀원들의 막간 투표 결과, 1조의 승리로 위닝 세션은 막을 내렸습니다. “낮은 계좌 개설률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Focus on Impact라는 토스팀의 원칙에 따라 우리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만 집중하려고 했다“는 1조 김경주 님의 설명에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토스팀에 남겨주신 광주은행 여러분들의 소감을 나눕니다.
다음 위닝 세션에는 어떤 분들이 찾아와 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