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주자 해리스 부통령의 프렌드 쇼어링, 한국에 유리할까?

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프렌드 쇼어링

이번 주 경제 용어는 글로벌 경제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예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은 동맹·우방국들과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을 말해요.

‘Friend’은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Shoring’은 해외 생산 기반을 구축하거나 이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에 공급망 문제가 대두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개념인데요. 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 및 우방국을 통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다보스 포럼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 용어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였는데요. 옐런 장관은 러시아가 시장에서의 지위를 남용해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을 교란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프렌드 쇼어링을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의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즉, 글로벌 경제가 작동하는 기준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협력하여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중요한 자원의 공급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프렌드 쇼어링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논의가 일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글로벌 이슈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이 전략을 통해 경제적 안정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해리스 부통령의 프렌드 쇼어링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과는 분명히 차별화 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으로 제조업을 복귀시키는 ‘리쇼어링(Reshoring)’을 강조하면서, 관세와 같은 무역 장벽을 사용해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하고 부활시키겠다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미국의 동맹국에게는 위기로 다가왔고, 공급망에 대한 불안감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어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우방국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을 제시합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줄이고, 동맹국들과의 상호 협력을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죠.

결국 프렌드 쇼어링 전략은 단순히 미국만 잘되자는 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나라들끼리 힘을 합쳐 함께 성장하고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방향입니다. 앞으로 이 전략이 대선 과정에서 얼마나 지지를 받을지, 그리고 실제로 채택된다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조태열 "한미일 협력, 3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 지지 호소 (뉴시스 2024.9.4)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4일 "한미일 협력은 3국의 경제와 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라며 3국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시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TED)'에서 축사를 통해 "이제 3국이 경제·외교·전략적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단층선을 따라 분열되고 안보와 경제, 기술이 상호 연동하는 융합시대가 돼 '안보 따로 경제 따로' 외교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각국 정부와 기업의 선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안보 시대에 각국 기업들은 시장경제 논리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변수까지 고려하면서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탈피하고 안정적이고 복원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3국의 기업들은 공정한 경쟁을 하는 동시에 서로 보완하고 신뢰하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최근 들어 한일 기업이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점을 들며 '프렌드쇼어링(우방국으로 생산시설 이전)'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흥 및 공급망 재편 노력에 기여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창출하고 있다"면서 "한미일 3국이 쌍방향 투자를 양적·질적으로 확대·심화해 프렌드쇼어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때 더욱 안정적이고 회복력 높은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략)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TED)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강조한 내용의 핵심은 ‘한미일 3국의 협력이 경제와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문제와 안보·경제·기술이 모두 얽혀 있어서, 더 이상 "안보는 안보, 경제는 경제" 식으로 따로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죠.

특히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에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새로운 정부가 출범될 예정이기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만들기 위한 ‘프렌드 쇼어링' 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또 한번 대두되었습니다. 한미일 3국이 서로 긴밀하게 투자하고 → 공급망을 구축하면 → 경제적으로 더 안정적이고 위기에도 잘 대응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였어요.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미래에 대처하기 위한 분주한 ‘에너지 동맹'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함께 미래연구센터를 설립했는데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데에 특화된 기관을 탐색해오다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 정세의 불안 고조 등 전세계 지정학적 변화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의 폭과 강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한국 또한 미국/유럽/일본과 같이 정세 변화를 체크할 싱크탱크를 갖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프렌드 쇼어링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ESG 관점에서도 살필 수 있는데요. 프렌드 쇼어링은 1)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증대하고, 2)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국가 간 경제 안보 협력을 통해 3) 장기적인 복원력을 높이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요.

  1.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 기업들은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작년에 생산 시설을 중국에서 인도로 일부 이전하면서, 중국 외의 신뢰할 수 있는 국가를 확장시키고 있어요. 이를 통해 원자재 조달과 생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환경적 부담을 줄이고, 정치적 위험 또한 최소화 하고자 합니다.
  2.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기업들은 프렌드 쇼어링을 통해 파트너 국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투명성을 높일 수 있어요. 생산 과정과 원재료 사용의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장기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3. 장기적 경제 복원력 높이기: 미국과 유럽은 반도체 같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프렌드 쇼어링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어요. 미국의 CHIPS Act(Chips and Science Act of 2022)와 유럽의 비슷한 몇몇 정책들은 주요 기술 제품의 국내 생산을 늘리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리쇼어링(reshoring): 해외로 이전했던 제조업이나 생산기지를 다시 자국으로 되돌리는 것. 기업들이 인건비나 세금 혜택을 고려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 개념이에요. 리쇼어링의 주요 목적은 공급망 안정성 확보, 국내 일자리 창출, 자국 경제 활성화 등입니다.
  • 니어쇼어링(nearshoring): 해외에 있던 제조업이나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되돌리는 대신,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로 이전하는 것. 거리가 가까운 국가로 이전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꾀하는 전략을 말해요.
  • 지정학: 인문지리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국제정치를 분석하는 학문 분야. 한 나라의 위치나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가 그 나라의 경제나 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을 말해요.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이동건

박지수 에디터 이미지
박지수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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