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게 쌓인 지폐 앞에 서있는 사람

월급은 어떻게 나눠야 할까?

by 오상열

근로와 사업의 댓가로 매월 통장으로 들어오는 수입인 ‘월급’. 생활비로도 쓰고, 저축과 투자도 하고, 보험료도 납입하고, 매달 대출의 원금과 이자도 갚게 됩니다. 여유가 있으면 노후를 위한 연금도 가입하고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나면 돈의 행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하나의 통장에서 한꺼번에 관리하고 있다면요. 현명한 통장 관리,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보통은 월급 받으면 ‘갖고 싶은 것부터 사고, 남은 돈으로 저축이나 투자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우리는 소비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소비 먼저 하고 나면, 저축이나 투자를 위해 운용할 수 있는 돈이 거의 남지 않게 돼요. 그래서 예산을 먼저 정하고 짜놓은 예산에 맞게 통장을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테크의 기본이 ‘통장 쪼개기’, ‘통장 관리’ 라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통장 쪼개기 실천 전후를 비교했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분명한 건 돈이 필요할 때, 부족해서 허덕이는 일은 더이상 생기지 않을 거라는 거예요.

수입은 ➀정기적인 수입, ➁비정기적인 수입 2개로 나눕니다. 월급은 정기적인 수입, 보너스 및 특별 상여 같이 갑자기 생긴 돈은 비정기적인 수입이에요.

비정기적 수입은 첫번째 통장인 비상예비자금 통장에 바로 입금합니다. 비상예비자금 통장은 질병, 사고, 실직 등 갑자기 돈이 필요해지는 상황 즉 비상 사태에 대비하는 용도인데요. 돈을 빌리거나 대출을 내야 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맞벌이는 3개월 치의 월급, 외벌이는 6개월 치의 월급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각각 200만 원씩 버는 맞벌이 부부는 400만 원 x 3개월 = 총 1,200만 원의 비상예비자금을 모아두는 것이 좋겠죠. 

비상예비자금은 언제 사용할지 모르니 CMA*나 MMF**에 넣어두고, 적은 이자라도 조금씩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CMA(Cash Management Account): 종합금융회사가 고객의 돈을 국공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고객에게 나눠주는 형태의 배당형 금융상품 **MMF(Money Market Fund): 자산운용사가 고객의 돈을 기업어음 등 만기 1년 내 고금리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형태의 초단기형 금융상품 

정기적인 수입도 ➀정기적인 지출, ➁비정기적인 지출 2개로 나눕니다. 매달 동일하게 지출되는 생활비, 저축・투자, 연금, 보험료, 대출원리금 등은 정기적인 지출로, 2~3개월에 한 번씩 발생하는 이벤트 비용은 비정기적인 지출로 분류해요. 이벤트 비용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2월 음력 설, 3월 입학, 5월 가정의 달, 7월 여름 휴가, 9월 추석, 12월 성탄절, 가족들의 생일, 결혼기념일, 경조사 등이 있습니다.

비정기적인 지출에 대비해 예비비통장을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이 예비비통장에는 매월 정기 수입의 10% 정도를 떼어서 입금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통장에 돈이 없으면 신용카드, 마이너스 대출, 카드론 등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지출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지름길입니다.

정기적인 지출은 재테크 통장과 생활비 통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재테크 통장은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저축・투자 및 지출 항목을 자동이체로 설정해 두는 통장입니다. 재테크 통장에서 이체되는 돈은 적금, 보험료, 연금, 펀드, 대출원리금 등입니다.

이때 월급을 나누는 비율이 중요합니다. 적금, 펀드 등을 위한 저축・투자통장으로 15%, 보장성보험으로 10%, 대출원리금 10%, 연금으로 10%로 배분합니다. 모두 합치면 45%가 되겠죠. 월 200만 원을 버는 사회초년생은 저축 및 투자로 30만 원(15%), 보험료 20만 원(10%), 대출원리금 20만 원(10%), 연금도 20만 원(10%)으로 통장쪼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이니, 각자의 상황에 제일 잘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대출이 없는 사람의 경우, 20만 원은 바로 저축・투자통장으로 들어갑니다. 보험도 10만 원만 지출한다면 남는 10만 원 역시 저축・투자통장으로 들어가게 하면 됩니다. 그래서 저축・투자통장에는 대출에서 남는 20만 원과 보험에서 남는 10만 원이 합쳐져 50만 원(=20만 원+20만 원+10만 원)이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생활비통장은 예비비 통장에 10%, 재테크 통장에 45%를 배분하고 남은 45%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200만 원 월급의 사회초년생일 경우, 90만 원의 생활비 예산을 가지고 한 달을 사용하게 되겠죠. 만약 남게 되면 재테크 통장(특히 저축・투자 통장)에 배분하고, 부족하면 저축・투자 통장에서 유용하는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통장도 식생활비, 문화생활비, 교통통신비, 주택관리비 등 다양한 형태로 구분이 되는데, 이는 가계부나 금융 앱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이은호

– 해당 콘텐츠는 2019. 01. 16. 기준으로 작성되고, 2024년 01월 01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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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열

CFP, 증권/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금융 전문가로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을 거쳐 현재 오원트 금융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테크 기본서 출간 후 재무 설계사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사람들의 재테크 고민을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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