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하는, 가능성이 무한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ㆍby 머니그라피
19살 크리에이터 김혜민입니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고 개인 사업도 하고 있어요. 메인 채널인 틱톡 팔로워는 370만 명이고, 중국 팔로워는 약 280만 명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8년도 중학교 2학년 때 틱톡을 시작했어요. 당시 평창올림픽을 응원하는 챌린지를 찍어서 틱톡에 올렸는데, 그 영상이 빵 하고 대박을 터트리면서 틱톡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됐어요. 당시에는 틱톡에 ‘HOT 딱지’라고 인기가 많은 영상에만 제공되는 마크가 있었어요. 그 마크가 붙으면서 조회수도 잘 나왔죠. 생전 처음 받아보는 관심이 신기해서 재미를 붙였던 것 같아요.
제가 연예인 같은 이미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나도 저 언니처럼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편한 동네 언니처럼 느껴져서 사람들이 제 영상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메이크업 비포 앤 애프터 (before & after) 콘텐츠를 ‘동네 언니의 변신’ 같은 느낌으로 제작하기도 해요. 화장 전후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나이가 어린 팬분들은 화장법을 잘 모르니까 “언니 저 무쌍인데 어떻게 화장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면서 저한테 물어봐요. 그럼 저는 영상을 찍어서 알려주는데 이런 걸 즐겨보고 좋아해 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년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해요. 이후에는 중국으로 넘어가 왕훙(온라인 인플루언서) 활동을 해보려고 해요. 부모님께서는 그래도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하셨지만, 저는 공부하는 게 오히려 시간이 아깝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니까요. 그래서 타협점을 찾은 게 중국으로 가서 언어 공부도 하고, 왕훙 활동도 하면서 비즈니스적인 기회가 있을지 탐구해보기로 했어요.
돈을 벌기 위해 크리에이터를 하는 건 아니에요
틱톡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광고를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광고는 한 달에 2건 정도만 받고 있어요. 반면 개인 콘텐츠는 한 달에 약 20개 내외를 만들어 업로드하고 있죠. 제가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는 이유가 돈을 벌거나 광고를 찍기 위해서는 아니에요. 주 수입원이 광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하고요. 오히려 광고로 생기는 돈에 연연해하지 않기 위해 제 사업을 시작한 것도 있어요.
얼마 전부터 저보다 한 살 어린 친구와 함께 무인 프린트 카페 사업을 하고 있어요. 저는 마케팅을, 그 친구는 재무나 회계 쪽을 맡았어요. 시작은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였어요. 예전에 이 친구와 다른 일을 한 적이 있는데, 몇백 장짜리 기획서를 다 프린트해서 보는 거예요. 그걸 보고 제가 지나가는 말로 “이럴 바엔 프린트 가게를 차려라”라고 했는데, 그게 시초가 돼서 사업까지 이어졌어요. 둘 다 추진력이 빨라서 처음 이야기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오픈을 했죠.
가장 먼저 알아봤던 건 부동산 매물이었어요. 그런데 18살, 19살이 부동산 지식이 많은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일단 네이버에 뜨는 인근 부동산 정보를 다 수집한 다음 일일이 전화해서 “우리가 이런 업종을 할 거고, 이런 식으로 가게를 할 건데 어떤 매물이 있나요?” 아니면 “어디가 좋을까요?”라고 문의했어요. 지금 가게 위치 주변으로 대학교 1곳과 중고등학교 3곳이 붙어 있어 프린트 가게를 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어 계약했고요.
인테리어는 셀프로 했어요. 직접 페인트칠하고, 전구 달고, 자동문을 고쳤어요. 가게 안에 들어오는 복합기나 컴퓨터는 일일이 견적 받고 최저가로 찾아서 사입했고요. 고정비용 관련해서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이나 밴드 같은 커뮤니티에 무인 창업하시는 분들이 모여 있는 방에서 조언을 얻었어요. 아이스크림 무인 가게 하시는 분이나 무인 편의점을 하시는 분이 한 달에 전기세 얼마 나왔다고 알려주시면, 그걸 기반으로 저희 가게에 적용해서 전기세를 예상해보는 방식으로 예산을 짰어요.
(인터뷰일 기준) 오픈한지 3~4주 정도 됐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수익이 나오고 있어요. 지금이 아무래도 입시 시즌이라 면접 보시는 분들도 많고 시험 기간도 겹쳐서 프린트를 많이 해가시더라고요. 인쇄되는 장수가 하루 1천~2천 장 남짓 정도? 저희는 500~600장 정도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매출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수입이 없었던 달은 지난 1년간 없었어요
제가 아무래도 프리랜서다 보니까 일주일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아요. 매일 학교 다녀오는 거랑 중국어 과외, 업무 보는 시간은 디폴트값으로 정해져 있고요. 수요일에는 최대한 콘텐츠 촬영에 집중하기 위해서 업무 보는 시간을 2~3시간가량으로 줄이고 밤을 새워서 콘텐츠 촬영하는 때가 많아요. 나머지 날에는 다른 크리에이터분들과 영상을 찍거나 제 사업을 하는 데 시간을 쓰고요. 한 달에 하루 이틀 정도 쉬는 게 휴식의 전부예요.
주변에서 한 번뿐인 고등학교 생활이지 않냐, 네가 학생일 때 즐길 수 있는 게 있고 아닌 게 있다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저는 그것도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모든 것을 누리고 살 수는 없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일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쪽을 선택했다면 학교 생활을 완전히 즐길 수 없다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근 1년 가까이 수입이 없었던 달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수입이 들어오면 제가 진짜 급할 때 쓸 비상금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투자를 하고 있어요. 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그 돈이 그대로 있는 거잖아요. 화폐의 가치가 바뀔 수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화폐가 아닌 다른 자산으로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주식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저도 주식하고 싶다”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주식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충분히 갖춘 후에 부모님이 내는 테스트를 통과하면 주식 투자를 하게 해주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은 부모님이 저를 믿어주셔서 투자를 조금씩 해보고 있어요. 사업도 투자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사업은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내는 활동이잖아요. 그래서 당장 수익이 많이 나지 않더라도 투자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해보고 있어요.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커서 뭔가를 해야겠다’라거나 ‘나는 무조건 이 직업을 가져야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어요. 제가 원하는 것을 따라 즉흥적으로 살아가다 보니 지금의 제가 된 거예요. 그런데 제 팬들이 제 또래거나 저보다 어리거든요. 틱톡 초반에는 정말 초등학생이 많았고 나이가 많아 봤자 중학생. 고등학생은 정말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 친구들에게 저는 SNS에 나오는 사람 중 한 명이잖아요. 언젠가부터 제가 하는 행동이나 말이 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어린 나이에 사업하고 이것저것 도전하는 이미지인데 누군가는 이런 저의 모습을 보고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아닐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예전보다 콘텐츠를 올릴 때 신중해진 것 같아요.
가끔 인스타그램에서 ‘저도 언니를 보고 힘을 얻어서 이런 걸 해냈어요’, ‘저도 혜민님 보고 어느 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DM을 받으면 그래도 내 콘텐츠를 보는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 가장 큰 기쁨을 느껴요.
저는 경험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정말 다양한 것들을 경험한 덕분에 지금 사업이나 크리에이터 활동도 할 수 있었고요. 제가 앞으로 뭔가를 해나가기 위해서도 또 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식이 필요할 거예요. 그래서 제 꿈이라고 하면, 진부할 수도 있지만 1년에 한 번씩 직업이 바뀌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양한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한 사람이 되는 게 저의 꿈이라면 꿈일 것 같아요.
Interview 송수아 김태성 Edit 송수아 Video 김태성 하인주 남정현 Graphic 조수희 엄선희
– 이 콘텐츠는 2022. 12. 9.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