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로 발행된 게임 아이템 이미지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게임 아이템의 탄생?

by 쟁글

소중하게 키우고 모아온 게임 아이템이 ‘진짜 내 것’이 될 수 있을까? 과거를 돌이켜보면 종료 버튼을 눌러 창을 닫는 순간 내 아이템의 활동도 딱 거기까지였어요. 게임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죠. 만약 게임사가 해당 게임 서버를 완전히 닫아 버린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인 내 아이템들도 무용지물이 되곤 했습니다.

이러한 게임 아이템을 NFT로 만든다면 진짜 내가 주인이 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게임사들은 NFT를 도입해 유저에게 소유권을 내주고, 유저들이 게임 아이템을 게임 밖의 세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자체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일환이기도 해요. 아이템이 NFT화된다는 것, 어떤 의미이길래 그럴까요?

넥슨, 넷마블도 뛰어드는 NFT 게임

이미 국내의 크고 작은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게임에 주목하고 있어요. 자사 게임에 NFT를 도입하거나 NFT를 활용한 새 분야에 도전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넥슨은 블록체인 게임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오다 지난 2022년 자사의 대표작인 '메이플스토리'를 블록체인 게임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블록체인 게임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죠. 구체적으로 넥슨은 올해 자사 핵심 지적재산권(IP) 기반으로 설계될 NFT를 중심으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티저 이미지. 출처=넥슨

반면 넷마블은 이와 다른 방식으로 NFT를 도입했습니다. 올해 멤버십 NFT인 '마블러십'을 내놨는데요, 마블러십 NFT 홀더(보유자)들은 NFT를 맡기고(스테이킹) 넷마블의 가상자산 MBX를 채굴하거나, 마브렉스 게임 쿠폰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중견 게임사에서는 이보다 일찍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선 곳이 있는데요,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입니다.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 위믹스 3.0(WEMIX3.0)을 기반으로 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을 내놓고 NF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어요. 일례로 올해 위메이드가 내놓은 '나일(NILE: NFT Is Life Evolution)'은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종류의 NFT를 선보이고, 이를 거래 가능한 마켓플레이스도 내놨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획득한 NFT의 쓰임을 확장한 것이죠.

이 같은 추세를 보면 국내 주요 게임에서 NFT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게임에서 쓰이고 있는 NFT, 기존 아이템과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이로써 새롭게 창출되는 가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인게임 아이템 vs NFT 아이템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게임 아이템과 게임 NFT와의 차이점부터 알아볼게요.

서버상 존재하는 게임 아이템과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되는 NFT 아이템은 모두 가상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게임 아이템과 NFT 아이템 모두 실물이 아닌 디지털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아이템의 ‘소유권’ 측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차이가 이용자 경험의 차이도 만들게 되고요.

기존의 인게임 아이템은 게임 회사의 서버상에 존재하는 사이버 자산입니다. 이러한 아이템은 회사 데이터 변환을 통해 특정 이용자 계정에 아이템을 최초 배포하고, 이후 회사는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아이템 이동에 대해 중재 역할을 합니다. 게임 운영권도 아이템 소유권도 모두 회사에 귀속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해당 회사 서버가 사고로 손실되거나 닫으면, 유저가 잘 키워온 아이템도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릴 수 있는 것이죠.

반면 NFT 아이템은 게임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발행한 토큰 형태예요. 최초 배포는 주로 회사가 해당 NFT 아이템을 사용자의 블록체인 지갑으로 전송해 줍니다. 이렇게 NFT 아이템이 지갑으로 들어오면 아이템의 소유권은 지갑 주인(이용자)에게 주어지죠. 이때 게임 NFT는 회사 게임 서버가 아닌 블록체인이라는 공개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게임사 서버 사고로 인한 아이템 분실 우려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소유권 변경 내역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투명하게 기록되어 위조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러한 정보는 해당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거래 조회 사이트 또는 NFT 마켓플레이스(2차 시장)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정 NFT 아이템의 주인 정보(지갑주소)를 확인하고 그간 어떤 거래를 통해 가격이 형성돼 왔는지도 볼 수 있지요.

NFT를 소유한 지갑주소 및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 예시. 출처=이더스캔

이제 진짜 게임 NFT의 주인이 된 유저는 과거보다 자유롭게 아이템 거래를 하거나 타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어요. 물론 현재도 게임 아이템을 현금 중개 사이트를 통해 사고팔 수 있죠. 하지만 NFT화된 게임 아이템은 실제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중개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지갑 대 지갑으로, 즉 특정 지역이나 법정 화폐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합니다. 해당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NFT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면,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게임 NFT를 재판매할 수도 있고요.

또한 상호 호환성이 있는 NFT는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하면 게임사가 A게임에서 쓰던 NFT를 B게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유저의 게임 NFT 효용성은 더 커집니다.

즉, 유저는 잘 키워온 게임 NFT에 대한 소유권을 당당하게 주장하면서 진짜 주인으로서 아이템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에요.

게임 사업 패러다임이 바뀐다

이러한 아이템의 NFT화는 게임사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이 거래 수수료 수익인데요, 예를 들어 NFT를 발행한 게임사는 2차 거래 발생 때마다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도록 설계 가능해, 거래가 이뤄질수록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더 나아가 게임사는 NFT를 자사 토큰(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된 가상자산)과 연결시키는 등 연계 시스템을 만들어 생태계를 확장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유저가 NFT로 발행된 가상의 땅(Land, 랜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에는 SAND 토큰이 있어요. 자체 마켓플레이스에서 이 SAND 토큰으로 NFT 땅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만약 NFT 땅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몰리게 되므로 SAND 토큰 가치 상승에도 영향을 미쳐요.

더샌드박스 속 가상의 땅. 출처=더샌드박스 미디움

또 더샌드박스에서는 게임 유저들의 창작을 지원하고 있어요. 일례로 유저는 회사가 제공하는 게임 메이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 수 있답니다. 누군가 내가 만든 게임을 해보고 내가 설계한 유료 서비스까지 사용하고 싶다면, SAND 토큰을 지불해야 해요. 이런 방식을 벤치마킹해 국내 게임사에서도 NFT 유저의 2차 창작을 지원하는 방식이 언급되고 있어요. 게임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상을 설계해 참여를 끌어들이는 것이죠.

이렇게 보니, 게임 유저들의 역할도 변화하는 듯해요. 그동안 게임하면서 현질(현금을 주고 인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행위)만 했었다면, 이제는 돈을 벌면서 게임을 할 수도 있게 되는 거죠.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건 NFT 아이템의 시세차익에 따른 수익이고, 또 만약 임대가 가능하게 설계된다면 임대 수익, 임대한 아이템에서 발생하는 수익 셰어까지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게임사의 운영 방식에 의존하던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도 게임 생태계 증진을 위해 직접 기여하는 등 역할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게임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신규 사용자에게 플레이 방법과 팁을 설명해주거나 생태계를 저해하는 어뷰징 행위를 하지 말 것을 강하게 권고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게임 사용자의 플레이 경험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게임사에 제안하며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요. 게임사 측에서도 유저들이 아이템을 이용한 2차 창작을 지원하는 등 생태계 기여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어요.

다만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게임을 접하기는 어려워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 아이템의 현금화와 같은 특징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NFT를 활용한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어서예요. 이에 지금까지 NFT 게임들은 해외시장 중심으로 출시돼 왔어요.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넥슨의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N’과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블록체인 버전 또한 현재로서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NFT 게임으로 인한 변화를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주요 게임사들이 이미 블록체인 게임을 진행 또는 준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떠한 게임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앞으로 게임사와 게임 유저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요?


Writer 이세림(이화체인) Edit 주소은, 문정은(쟁글) Graphic 조수희, 엄선희

– 해당 콘텐츠는 2023.7.27.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이 콘텐츠는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과 이화여자대학교의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화체인은 차세대 블록체인 생태계 리더 양성을 미션으로 연구, 기획, 개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 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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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글

크로스앵글이 운영하는 Web3 데이터 플랫폼 ‘쟁글‘은 프로젝트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통 산업과 크립토 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컨퍼런스인 ‘어돕션(Adoption)’을 매년 주최하며, 주요 상장사들과 협업을 통해 크립토 시장의 발전에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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