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보험, 좋은 재테크 수단일까?
ㆍby 신혜리
환율 또는 금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외화보험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
요즘처럼 환율이 들쑥날쑥한 시기에 조심해야 할 보험 상품이 있습니다. 이 상품은 지난 1년 간 5만 건이 넘게 팔렸는데요. 바로 ‘외화보험’ 입니다. 흔히 ‘달러보험’ 이라고도 불리죠.
외화보험이란 보험료 납입과 지급이 모두 외국통화로 이뤄지는 보험상품인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달러 보험과 중국 위안화 보험, 2개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19년 6월 말 기준 누적 판매 건수는 약 14만 건, 누적 수입보험료는 3조 8,000억 원에 달합니다.
외화보험 가입으로 재테크(일명 환테크)를 하시려는 분들도 종종 계시는데요. 환테크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 꽤 있으니 함께 살펴볼까요?
1. ‘환율 변동’에 의한 위험성 고려하기
얼마 전 금융감독원이 외화보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바로 ‘환율 변동’에 의한 위험 때문인데요.
외화보험은 환율 변동에 따라 수령하는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에, 수익이 날 수도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추가 수익을 노리고 외화보험에 가입했다가 예상치 못한 환율 하락세 때문에 낭패를 보는 사례가 종종 보이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볼까요?
30만 달러 사망 보험금이 있는 보험을 들게 되어, 매월 750 달러씩 20년 동안 납부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가입할 당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이었다면 예상 보험금은 3억 3,000만 원일 것이고 첫 회 보험료는 82만 5,000원 수준이 되겠죠. 하지만 환율이 1,300원으로 오르면 월 보험료가 97만 5,000원으로 불어납니다.
이럴 경우 월 보험료가 환율 상승 때문에 15만 원이나 늘어나겠죠? 그런데 보험금 수령 시점에 원-달러 환율이 900원으로 내려간다면 보험금의 원화가치는 2억 7,000만 원이 됩니다. 처음 가입할 때 기대했던 3억 3,000만 원보다 6,000만원이나 줄어드는 겁니다.
2. ‘금리 변동’의 위험성을 고려해 금리연동형 상품의 경우 잘 살펴보기
외화보험은 이율 적용 방법에 따라 크게 금리연동형과 금리확정형으로 나눠집니다. 금리확정형은 가입 시점의 공시이율이 보험 만기까지 고정적으로 적용됩니다. 고정금리 대출상품과 비슷한 거죠.
반면, 금리연동형은 매월 공시이율이 변동하는 상품이라 변동성이 큽니다. 이 상품은 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상품이기 때문에 매월 공시이율이 바뀝니다. 이 상품은 미국이나 중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황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외화보험 기간이 5~10년 이상이라서 이 기간 내내 미국과 중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항상 높다고 보장할 수가 없겠죠?
지난 7월 31일 미국금리가 10년 7개월 만에 인하가 되면서 미국이 다시 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2019년 기준) 이처럼 금리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금리연동보험은 상당한 모험이 필요합니다.
3. 수익만 가져다 주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 명심하기
이미 해외에서는 이슈가 되었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한 사례를 더 살펴보면, 일본의 생명보험사들이 수년간 초저금리 상황에서 자국 고객들에게 고이율의 자산운용 수단이라며 외화보험 판매에 나섰다가 이슈를 겪었는데요.
고령자들이 퇴직금 등 고액을 일시에 납입하고 비교적 고금리인 미국 달러나 호주 달러로 운용한 후 만기(10년)에 수령하는 상품이 대부분인데,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금 손실이 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일본 생명보험사들은 ‘환율변동 리스크에 대한 사전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다수의 민원에 직면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죠.
외화보험,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을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국가 간 무역전쟁과 정치 갈등이 이어지는 때에는 특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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