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동맹,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AI 동맹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활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이 결성한 협력체를 말해요.

AI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AI 기술을 선점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하나의 기업이 AI 개발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서로 협력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여러 AI 동맹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목적을 짚어볼게요.

우선, AI 시장을 주도하던 오픈 AI*에 대항하는 동맹이 결성됐어요. 메타*와 IBM 주도로 글로벌 기업· 대학·기관 50여 곳이 참여했는데요. AI 모델의 학습 과정 및 핵심 데이터를 비공개로 운영하며 위험을 방지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폐쇄형(closed-source) AI 모델을 가진 오픈AI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때 결성된 AI 동맹은 개방성을 앞세워 오픈형(open-source) AI 모델을 구축했고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는데요. 개발자들이 인공지능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에 자유롭게 기여하고, 인공지능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보다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어요.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 (사진 = Reuters)

또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AI 동맹이 결성되고 있어요. 빅테크 입장에서는 AI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요.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현재 엔비디아가 점유율 80%로 압도적인 강자입니다.

그런데 지금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빅테크 기업들 입장에서는 계속 엔비디아에만 의존할 수는 없으니,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합종연횡으로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오픈 AI 등의 기업들은 자신들 만의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어요. 특히 오픈 AI의 CEO 샘 올트먼은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고, 무려 7조 달러(약 9,000조 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중동을 방문해 투자자를 만났어요. 올해 1월에는 한국에 와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픈 AI의 CEO 샘 올트먼 (사진 = 연합뉴스)

이렇게 여러 기업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는 파트너를 찾으며 AI 동맹을 맺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될 정도로 협력 관계가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관계에 대해 프레너미(Frenemy: Friend(친구)와 Enemy(적)의 합성어) 연합전선이 구축되고 있다 보고 있어요.

  • 오픈 AI: ChatGPT를 세상에 내놓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기업. 최근 동영상 생성 AI인 SORA를 공개하며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 인공지능) 시대를 더 앞당기고 있어요.
  • 메타(Meta):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꾼 기업. 메타버스에서 선두를 차지하겠다고 야심차게 사명을 변경했으나, 메타버스보다 AI가 더 중요해지자 재빨리 AI로 전환하며 ‘라마(Llama)'를 내놓았어요.
  • 엔비디아(NVIDIA): 컴퓨터 그래픽과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 반도체 회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엔비디아 칩 인기가 많아 이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건 기업들이 많아요.

저커버그 국내 일정 본격 소화…삼성·LG와 ‘AI·XR 동맹’ 맺나 (헤럴드경제 2024.2.28)

오픈 AI가 촉발한 AI 서비스 경쟁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가세한 가운데 메타 역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며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메타는 지난해 자사 거대언어모델(LLM) ‘라마2’를 선보이며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개발 중인) ‘라마3’로 업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AGI에 공을 들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방한 역시 갈수록 치열해지는 AI 서비스 경쟁에서 ‘동맹 확보’가 주요 목적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번 저커버그 CEO와의 회동을 통해 메타의 AI 사업 방향을 직접 확인하고 향후 협업 계획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LG전자와 메타는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능가하는 XR 기기를 시장에 내놓기 위한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중략)

한국에 도착한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사진 = 연합뉴스)

2월 마지막 주, 메타(Meta)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한국을 방문하여 우리 기업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AI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플랫폼, 온디바이스, 반도체 산업과의 융합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메타 입장에서는 LG와는 XR(확장현실) 기기와 가전 등 온디바이스 분야에서, 삼성전자와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선제적 동맹을 맺고 싶어 해요. AI 산업은 학습과 운영 모두에 거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이 모든 기술을 개발하고 구현까지 해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의 수장들이 서로 동맹을 맺으려고 하는 거예요.

현재 AI 시장은 절대적인 1위 기업이 없는데요. 이런 시장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1위를 선점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요. 자체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에 돌입함과 동시에 기업 간 제휴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AI 동맹이 강화되겠죠. 이 과정에서 AI 생태계는 더욱 확장될 것이고,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매력적인 제안과 러브콜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돼요.

  • 프레너미(Frenemy):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로, 이해관계로 인한 전략적 협력관계인 동시에 경쟁관계에도 있는 것을 말해요. 경쟁사와 손을 잡고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AI 시대를 맞아 프레너미 관계의 기업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볼 수 있어요.
  •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에서 벗어나 기기 자체에 탑재되어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에요. 통신 상태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보안성이 높고,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설계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부터 제조를 위탁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말해요. 대표적으로 TSMC, 삼성전자,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있습니다.
  •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따로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AMD, 퀄컴, 브로드컴 등이 있습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함영범

해당 콘텐츠는 2024.3.7.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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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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