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10년물 금리, 우리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
ㆍby 박지수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수익률을 말해요.
정부는 국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걷는데요. 걷은 세금이 부족해 국가 운영에 필요한 돈이 부족할 때는 어떻게 할까요? ‘국채’를 발행하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국가가 갑자기 돈을 써야 하는 곳이 생긴다거나 돈을 써야 할 곳은 많은데 세수가 부족할 때, 기관이나 개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거예요. 그때 나눠주는 차용증이 국채인 것이죠.
그러한 국채 중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것이 바로 ‘미 국채 10년물’ 입니다. 미국이 망할 리가 없다는 믿음으로 안정성이 매우 높고, 따라서 표면금리*는 낮은 편이지만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이 좋은 채권입니다. 그래서 미 국채 10년물은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로 불리고 있어요. *표면금리: 채권의 액면가에 대한 연간 이자 지급률을 채권 표면에 표시한 금리
유통 시장으로 풀린 미 국채 10년물은 대부분 보유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거래됩니다. 채권을 사는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매우 중요하겠죠.
보통 유통시장에서 말하는 채권 ‘수익률’을 채권 ‘금리’라고 이해하면 돼요. 채권을 매수했을 때 예상되는 수익을 해당 채권을 산 가격으로 나눈 값이 바로 채권 금리입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정부가 발행할 때 이미 정해져 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 텐데요. 유통 시장에서 채권을 사고팔 때의 가격은 발행될 때의 채권 가격과 다릅니다. 채권에 대한 수요에 따라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해요. 이에 따라 채권 금리도 변동되고요.
채권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고 채권 금리는 떨어집니다. 반대로 채권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채권 금리는 올라가요.
- 채권 가격이 올라가고 채권 금리가 떨어진다면: 안전자산 국채로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신호
-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채권 금리가 올라간다면: 안전자산 국채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신호
채권 금리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추이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이 경제를 어떻게 짐작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경제 지표로 활용돼요.
그리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있는 상품 전반의 금리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대출 금리나 신용카드 이자율도 이 금리를 따라가다 보니, 우리의 실생활에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기준금리 인하 지연·중동리스크…美 10년물 다시 5% 찍는다? (서울경제 2024.4.23)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5%를 넘어선 바 있다. 다만 22일 10년물 금리는 4.610%로 전일 대비 소폭 하락 마감했다.
금리 상승의 배경은 우선 정책 금리 결정 권한을 지닌 연준의 행보다. 시장에서는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만큼 올해 6월부터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고금리에도 여러 경제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물가 또한 쉽게 떨어지지 않아 연내 금리 인하 예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터지자 올해 금리 인하는 물 건너 간 거 아니냐는 비관론까지 제기된다.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돼 국제 유가가 불안정해지면 연준의 물가 관리는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연준의 물가 목표는 2%대다.
국채 발행이 늘어난 것도 금리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많다. 채권 발행량이 늘어나면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채권의 값어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채권의 금리 인상을 의미한다.(중략)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 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5%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채권 금리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지금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를 꼽을 수 있어요.
미국 고용시장이 견조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또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중동 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 유가를 상승시켜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죠. *견조하다: 높은 상태에서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머무른다는 뜻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더욱 어려워졌어요.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는 발언을 하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사라졌고요.
원래 예상대로 6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서 올해 3차례 정도 인하한다면, 현재 유통되는 채권 수요가 높아져 채권 금리가 내려올텐데요. 기준금리 인하가 멀어지고 인하 횟수도 줄어든다면, 채권 수요가 떨어져 채권 금리가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심리가 바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이 완화로 돌아서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미 국채 2년물 금리: 미국 단기 국채의 하나. 장기 국채인 10년물과 단기 국채인 2년물의 금리의 차이를 비교해 경기 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쓰여요. 보통은 장기 채권 금리가 예상하기 더 어렵기 때문에, 단기 채권 금리보다 높은 편인데요. 그게 뒤집혔다는 말은 경기 침체가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기 침체가 오면 사람들은 단기 채권보다 장기 채권을 더 적극적으로 매수하려 하거든요. 채권 수요가 높아지면 금리는 낮아지니, 단기 채권보다 장기 채권의 금리가 더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예요.
- 국고채 3년물 금리: 한국 정부가 공공목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공급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 중 가장 활발하게 유통되는 채권. 이 채권의 금리를 대표적인 채권 금리 지표로 활용해요.
-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 소비재와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 전년 대비 2% 수준으로 상승하면 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이나 이하라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목표 수준으로 맞추려고 합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함영범
해당 콘텐츠는 2024.5.9.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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