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문화 선도하는 엠제코(MZeco),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열다
ㆍ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엠제코 (MZeco)
이번 주 경제 용어는 환경에 관심 가지기 위해 필요한 정보예요.
MZ세대의 ‘MZ’와 Ecology(생태, 환경)의 ‘ECO’를 합친 말이에요.
엠제코(MZeco)는 ‘환경’을 본인의 중요한 가치관 중 하나로 삼고,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MZ세대는 왜 환경을 보호하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1980~200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코로나 등 다양한 자연재해 현상을 겪어오면서, 기후 위기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게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감해왔어요. 기후 위기가 결국 삶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 것이죠.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소셜미디어가 활발한 시대에 살면서 여러 나라의 환경 문제를 수시로 접하게 되었을 텐데요. 환경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느끼며,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죠.
딜로이트 글로벌 2024 MZ 세대 서베이(전세계 44개국의 MZ세대 22,800여명 대상으로 실시)에 따르면, MZ세대의 최대 우려사안 top 5 안에 기후변화가 있다고 해요. Z세대의 62%, 밀레니얼 세대의 59%가 지난 1개월 내 기후변화에 대해 불안하거나 우려의 감정을 느낀 적 있다고 답한 것인데요. 2023년 진행된 동일한 서베이에서도 기후변화가 top 5 내에 들었었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꼽혔습니다.
MZ세대는 문제 의식에 대해 누군가가 해결해 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내 생활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하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기업이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생각하며,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이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그래서 이들은 소비를 할 때뿐 아니라 커리어를 결정할 때에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환경보호 관련 챌린지를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재활용 가능한 제품 사용하기, 친환경 제품 구매하기 등의 활동이 있습니다.
그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활동은 ’플로깅(Plogging)’입니다. 플로깅이란 '줍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업(plocka upp)과 '달리다'라는 뜻의 영어 조깅(Jogging)을 합성한 단어예요.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우리말로는 '줍깅'이라고도 하죠. 이 활동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플로깅과 비슷한 ’비치코밍(Beach Combing)’이라는 해변 정화 활동도 있어요. 해변을 빗질하듯 쓰레기나 표류물을 주워 모으는 것을 말하는데요. 바다에 쓸려오는 쓰레기가 워낙 많다보니 해안가에 쓰레기가 쌓이는데, 이는 해양생물에 안 좋은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선박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방영됐던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 이런 플로깅, 비치코밍 활동이 나왔는데요. 극 중 PD로 나오는 보걸(채종협)은 대학 때부터 무인도를 다니며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합니다. 그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배에서 실종된 친구 목하(박은빈)를 찾기 위해서였는데요. 목하를 찾겠다는 목적이 우선이었지만, 그는 해변을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통해 환경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주도합니다.
출처: tvn 무인도의 디바
드라마에 이런 활동이 나온 덕분에, 해변에 쌓이는 어마어마한 바다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환경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해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시청자들이 많았을 텐데요. 이렇게 엠제코 세대의 환경 보호 활동이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노출된다면, 환경보호로 이어지는 개인의 노력이 관심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엠제코' 패션시장 큰 손 부상…'슬로 패션' 매출 껑충 (아시아경제 2024.6.17)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구매하려는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리포트링커(Report Linker)는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76억 달러에서 2029년 111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패스트 패션에서 슬로 패션으로 관심이 옮겨간 배경으로 환경을 생각해 지속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점을 꼽는다. 코트라(KOTRA) 보고서에 따르면 패스트 패션 트렌드로 인해 해마다 생산하는 의류 중 87%는 매집지나 소각장으로 향하고 있다. 또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4%는 패션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코트라 보고서는 "미국 패션 산업은 생산된 의류를 재활용하거나 필요한 옷만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요즘에는 트렌드를 좇아가려는 소비보다는 본인의 개성과 이 소비를 통해 어떤 가치를 가져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과거와 달리 재활용한 의류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이유"라고 분석했다.
국내 패션업계도 이 같은 소비 흐름에 맞춰 친환경 의류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환경을 중요한 가치관으로 삼은 '엠제코(MZ세대+에코(환경)'를 타깃으로 주요 패션 브랜드와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중략)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트렌드와 유행에 따라 빠르게 입고 빠르게 버리는 ‘패스트(FAST) 패션’보다는, 이와 반대되는 개념의 '슬로(SLOW) 패션' 제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은 빠르게 유행하는 옷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빠르게 버리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반해, 슬로 패션은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호하는 것을 뜻해요.
슬로 패션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버려지는 옷 때문에 지구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질 좋고 튼튼한 옷을 찾습니다. 이들은 트렌디하게 자신의 외모를 보여주기보다는 환경을 생각하는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특히 MZ 세대 중심으로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데요. 이러한 변화로 인해 슬로 패션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패션 업계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의류와 재활용 제품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 버려지는 옷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옷을 만드는 프로젝트,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제품 출시,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등 환경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외 슬로 패션의 대표 사례는 파타고니아(Patagonia)가 있죠. 친환경 패션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지속 가능한 소재와 윤리적 생산 방식을 채택하는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입니다. 파타고니아에서는 ‘Worn Wear’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는데요. 파타고니아 브랜드 제품이 아니더라도 어떤 의료 제품이든 무료로 수선해줍니다. 전문 수선사가 바지 밑단 길이나 허리를 줄여주는 것은 물론, 구멍난 양말도 메워줘요. 새 옷을 사기보다 기존 옷을 수선해 오래 입는 것을 권장하는 캠페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소재로 멋진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플리츠마마가 있는데요. 제주, 서울, 부산 등 국내 여러 지역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 폴리에스터 원사, 해양 폐기물로 분류되는 폐어망들을 재활용한 리젠 나일론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로 플리츠 디자인의 가방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1)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2) 나아가 자원 낭비를 줄이고, 3)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옷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슬로 패션을 통해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것이죠.
- 지속 가능한 패션 (Sustainable Fashion):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패션. 유기농 면이나 재활용 폴리에스터 같은 친환경 소재를 쓰거나, 제조 공정에서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거나,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등 윤리적 생산을 한 제품을 말해요.
- 미닝 아웃 (Meaning Out): 개인의 가치관이나 윤리적 기준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 방식.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드러낸다는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소비 행위로 표현하는 것을 말해요. 단순히 제품의 가격이나 성능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가지는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고려하여 구매를 결정하게 됩니다.
-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 디지털 기술이 발전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주로 MZ세대가 여기에 해당돼요.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이동건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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