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밸류업 지수, 한국 증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까?

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K-밸류업 지수

이번 주 경제 용어는 노후에 잘 살기 위해 필요한 정보예요.

한국거래소가 국내 기업의 가치 상승 잠재력을 평가해 선별한 100개 우량 기업으로 구성한 지수를 말해요.

“나야, 밸류업(Value Up)지수”

국내 증시가 여전히 냉랭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잘 오르지 않아 ‘박스피’(코스피가 일정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는 뜻)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데요. 이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 중 많은 이들이 미국 주식으로 발길을 돌렸죠.

올해 2월,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말 그대로 국내 증시의 가치(Value)를 올리겠다(Up)는 의미죠. 이 프로그램은 상장 기업들이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일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자본시장에 공개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더 적절한 평가를 받고 → 쑥쑥 성장해서 → 그 결과로 발생한 이익을 투자자들과 공유하며 → 재투자하는 ‘선순환적인 자본시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7개월이 흐른 9월, 정부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K-밸류업 지수)'를 발표했습니다. 이 지수는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에 성공한 상장 기업 100개를 선정한 것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자산운용사에서 ETF를 출시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기업 투자가 늘어나고, 주가 상승을 유도하여 다시 투자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은 5단계 평가를 거칩니다.

  • 1. 시장 대표성: 코스피 +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상위 400위 이내 (약 5,000억원 시상)
  • 2. 수익성: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적자 기업 제외
  • 3. 주주 환원: 최근 2년 연속 배당 지급이나 자사주 소각을 한 기업
  • 4. 시장 평가: 최근 2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전체 또는 산업군 상위 50% 이내
  • 5. 자본 효율성: 위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우수한 기업 최종 100종목 선택

쉽게 말해, 학교 대표가 되려면 "성적도 좋아야 하고(수익성),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야 하고(주주 환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어야 해(시장 평가)!" 하는 거죠.

이렇게 까다로운 기준으로 코스피에서 67개, 코스닥에서 33개 - 총 100개 종목이 K-밸류업 지수에 선정되었습니다. 업종/산업군별 분포로 보면 IT·산업재·헬스케어 분야가 전체 종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IT가 24종목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재 20, 헬스케어 12, 자유소비재 11, 금융/부동산 10 등 순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밸류업지수’ 산출 첫날 3% 곤두박질… 코스피보다 더 빠졌다 (한국경제 2024.9.30)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코리아밸류업지수’(밸류업지수)가 정식 산출 첫날부터 3% 가까이 하락하며 코스피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선정 기준 등을 놓고 논란에 휩싸인 밸류업지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 구성 종목이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 4분기 기업들이 내놓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밸류업 프로그램의 초반 성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지수는 2.8% 내린 992.13에 장을 마쳤다. 양대 시장 지수인 코스피(-2.13%)와 코스닥(-1.37%)보다 낙폭이 컸다. 밸류업지수에 편입된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21%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최근 경영진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지만 주가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SK하이닉스(-5.01%), 현대차(-4.13%), 기아(-4.68%) 등 다른 주요 종목도 일제히 하락하며 하방 압력을 키웠다.

현재 밸류업지수에 포함된 100개 종목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7곳에 그친다. 이 중 제조업 계열은 현대차와 DB하이텍 등 두 곳뿐이다. 앞으로 지배구조, 주주환원, 수익성, 성장성 등 각 기업에 필요한 부분을 얼마나 충실하게 계획에 담느냐에 따라 밸류업지수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중략)

K-밸류업 지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셀트리온, 신한지주 등 업계를 선도하는 대기업들이 포함되었습니다. 하지만 KB금융은 PBR이 높음에도 ROE가 낮아 제외되었고, 고배당 기업으로 알려진 SK텔레콤도 리스트에서 빠졌죠. 반면, 최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불리한 추진으로 논란이 있었던 두산밥캣은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지적 사항은 K-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 100개 중 88개가 이미 코스피 200이나 코스닥 150에 포함된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기존 지수와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요.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한국거래소는 100개 구성 종목의 연내 변경 가능성 또한 열어둔 상태고요.

K-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은 주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배당 성향은 23.9%로 코스피 200 기업들의 평균 배당 성향인 17.5%보다 높거든요.

그러나, 지수에 포함되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기업 가치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주 친화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큰 변화는 기대하기가 어렵고요. 더군다나 정부가 주주 친화 정책을 권장하고 있지만 규제는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이런 정책들이 실제로 실행될지도 미지수입니다. 예를 들어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감면 같은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없다면, 기업들이 굳이 주주 친화적 정책을 실행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K-밸류업 지수의 부족한 지점이라 지적되는 부분이 보완되고, 연말에 ETF 상품까지 출시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K-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에 접근할 수 있고, 주주 친화적 정책들이 강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와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연말까지 이런 변화들이 보다 더 구체화되기를 기대하며, K-밸류업 지수가 한국 증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살펴봐도 좋겠습니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현상.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지배구조, 그리고 외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가가 외국 경쟁사들보다 저평가되고 있는데요.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장기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며, 투자 유치에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 주주환원정책: 기업이 이익을 창출한 후 주주들에게 그 가치를 돌려주는 정책. 대표적으로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방법 등이 있어요. 이러한 정책은 주주의 신뢰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 기업이 자기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ROE는 순이익을 자기 자본으로 나누어 산출되며, 이는 기업의 수익성 및 자본 효율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이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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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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