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승부를 가르는 두 축: 선벨트 & 러스트벨트

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선벨트 & 러스트벨트

이번 주 경제 용어는 글로벌 경제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예요.

선벨트와 러스트벨트는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경합주 역할을 하는 곳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치열한 득표 경쟁이 벌어지는 지역을 말해요.

  • 선벨트(Sunbelt): 미국 남부와 서부의 따뜻한 지역으로, 인구와 경제가 급성장 중인 지역을 말해요.
  • 러스트벨트(Rustbelt):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의 제조업 중심지로, 산업이 쇠퇴하면서 인구와 경제가 감소한 지역을 말해요.

미국은 러시아, 캐나다 다음으로 넓은 면적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 광대한 대륙을 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기후와 지형이 워낙 다양해 지역별 발전 양상에 큰 차이가 있었어요. 더불어 미국의 산업 구조가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화하면서 두 지역이 선명하게 대비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선벨트(Sunbelt)와 러스트벨트(Rustbelt)입니다.

선벨트는 따뜻한 기후와 빠른 인구 증가로 유명한 곳입니다. 'Sun'은 이 지역의 따뜻하고 햇빛이 많은 날씨를 의미하고, 'belt'는 이러한 기후 특성을 공유하는 넓은 지역을 가리킵니다. 텍사스, 애리조나, 조지아 등이 미국 남부와 서부에 해당되는 지역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술과 에너지 산업이 커졌고, 1970년대 이후 북부 지역의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기후적 이점으로 인해 남부와 서부 지역이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산업과 지역의 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였으며, 특히 항공우주, 군수산업, IT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선벨트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최근 인구 변화와 이주로 민주당 지지 성향도 강해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애리조나와 조지아는 경합주로서 미국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러스트 벨트는 미국 북부와 동부에 있는 공장지대를 일컫는 말인데요. 미국 제조업 경기가 전성기일 때 호황을 이루었지만, 제조업 부문이 크게 줄어들면서 오래된 공장 설비가 녹슬었다는 의미에서 '녹슬다'라는 뜻의 'Rust'와 넓은 지역을 가리키는 'belt'의 결합으로, 쇠퇴한 제조업 지역을 나타냅니다.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이 해당 지역에 속해요.

20세기 중반까지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은 철강, 자동차, 석탄 같은 제조업이 번성했지만, 1970년대부터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선벨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공장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 지역 경제는 급격히 침체되었어요.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결과적으로 러스트벨트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불안정을 불러왔습니다.  러스트벨트는 제조업 일자리 문제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민주당과 공화당 간 경합이 심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 역시 경합주로서 미국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거고요.

이번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는 러스트벨트의 경제 안정과 일자리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에 집중하며 유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해리스는 러스트벨트로, 트럼프는 선벨트로…美대선 경합주 총력전 (중앙일보 2024.10.22)

미국 대선을 15일 남긴 앞둔 21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락을 가를 경합주를 훑으며 총력전을 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 등 경합주 3곳에서 릴레이 유세전을 펴는 강행군을 했다. 특히 이날 일정에는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 동행해 힘을 보탰다. 이전까지 ‘블루월’(민주당 우세 지역)이었다가 2016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상당해진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수성하기 위해 네오콘(신보수)의 상징인 딕 체니 전 부통령 딸 체니 전 하원의원과 ‘동반 출격’한 것이다. 러스트벨트 내 공화당 온건 보수 및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세를 최대한 규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

해리스와 체니가 러스트벨트를 훑는 동안 트럼프는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지역)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유세전을 폈다. 허리케인 타격이 집중된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스완나노아를 찾은 트럼프는 “연방재난관리청(FEMA) 그들은 수백만 달러의 돈을 다른 일을 하는 데 썼다. 그들은 불법 이민자 수용에 돈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FEMA가 이민자 주택 지원 등에 예산을 쓰느라 허리케인 피해 복구 지원 자금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중략)

미국의 대선은 '선거인단' 제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선거인단 제도는 대표적인 간접선거 제도인데요.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국민이 대통령 후보에게 직접 투표하지 않고,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미국 국민들은 각 주에서 선거인단을 뽑고 이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최종적으로 선출하는 거죠.

따라서 미국 대선에서는 단순히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가장 많이 얻었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인단 538명 중 절반 이상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선거인단 선출은 ‘승자독식' 방식이 적용되는데요. 한 주에서 더 많은 득표를 한 후보가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 표를 가져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주에서 A 후보가 51% 득표하고 B 후보가 49%를 얻었을 경우, A 후보가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 표를 획득합니다. 이처럼 득표 차가 크지 않더라도 이기기만 하면 선거인단 표를 모두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요 경합주에서의 승리가 선거 전체 결과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6년 미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로 나온 도널드 트럼프의 득표율은 46.1%, 민주당 후보로 나온 힐러리 클린턴의 득표율은 48.2%로 클린턴의 득표율이 더 높았으나, 트럼프 선거인단 표가 304, 클린턴 선거인단 표가 227로 트럼프가 더 많은 선거인단 표를 가져가게 되면서 트럼프가 최종 당선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경합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몇몇 중요한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점수를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 있지만, 현재 점수 차이는 미미하고 남아 있는 경기도 많아,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같은 핵심 경합주에는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이곳에서의 승리가 전체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후보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누가 대통령이 될지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최종 승자가 결정되는 순간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기에 끝까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선거인단: 미국 대통령 선거는 직접 투표가 아닌 선거인단을 통해 당선자가 결정됩니다.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승리하는 방식이에요. 각 주의 선거인단 수는 인구에 따라 결정되며, 대부분의 주에서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갑니다.
  • 승자독식: 미국 대선에서는 대부분의 주가 '승자독식' 방식을 따라요. 즉, 한 후보가 주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면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가게 되는 방식이죠. 예외적으로 메인(Maine)과 네브래스카(Nebraska) 주는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나눕니다.
  • 스윙 보터(Swing Voter):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고 매번 선거에서 후보를 바꾸어 투표하는 유권자. 이들의 표심은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며, 후보들이 경합주에서 스윙 보터의 지지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 간 접점이 벌어지는 경합주를 말해요. 이 주들은 한 정당에 고정되지 않고, 선거마다 지지 정당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벨트와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주를 일컫는 또다는 용어가 될 수 있겠어요. 이번 미 대선에서 최대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로 보는데, 선거인단이 19명으로 제일 많아서래요.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이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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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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