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손자국’의 힘, 나의 작은 실천이 지구의 미래를 바꿔요

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탄소 손자국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을 말해요.

‘탄소 손자국(Carbon Handprint)’은 우리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감축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하기에,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측정하는 새로운 개념인데요. 기존에 활용되던 개념인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과는 비슷하면서 살짝 달라요.

탄소 발자국은 상품의 원료, 생산, 소비,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것인데요.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측정하는 데에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 항공 여행, 전기 사용 등이 모두 탄소 발자국을 증가시키는 활동에 해당하는 것이죠.

반면, 탄소 손자국은 개인이나 조직이 환경에 기여하는 ‘긍정적 영향'을 측정하는 데에 활용됩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위한 노력의 성과를 측정하는 개념이니까요. 즉, 탄소 손자국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성과’라고도 볼 수 있겠죠. 예를 들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탄소 손자국을 증가시키는 활동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탄소 발자국은 0에 가까워지도록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탄소 손자국은 최대한 늘리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탄소 손자국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합니다. (1) 기업과 같은 생산자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경우, (2) 소비자가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공정을 개선해 고효율 냉장고를 생산했다면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감축했다 = 즉, 탄소 손자국을 늘렸다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소비자가 냉장고 사용 과정에서 전력 소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또 한 번 탄소 손자국을 확보한 것입니다.

이처럼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줄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해당 제품을 제공한 기업의 성과로 인정되며,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극적으로 탄소배출량 줄인 이 남자가 소·양 대신 먹은 것“ (한겨례 21 2024.8.17)

1.5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가 나온 이후, 개별적으로 실험하는 시민들이 등장했다. 영국의 환경운동가 로절린드 리드헤드는 2019년 보고서를 바탕으로 1년간 1t의 탄소만을 배출하는 삶을 시도했다. 처음엔 2050년 목표치인 0.7t에 도전했지만, 현재의 인프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1t으로 목표치를 바꾸고 성공했다. 올터는 리드헤드로부터 실험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실험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연간 1t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연구소에서 제시한 (2030년 목표인) 2.5t을 목표로 해보기로 했죠.”

연간 2.5t이라는 배출량도 하루로 치면 약 6.8㎏이다. 붉은 육류 위주의 한 끼 식사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약 7.7㎏ 정도이니, 연 배출 2.5t을 달성하기 위해선 먹거리부터 이동, 소비 등 삶의 전반적인 방식을 바꿔야 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의 첫 번째 전략은 교통수단의 변화였다. “북미 지역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의 가장 큰 부분이 자동차입니다. 저는 1년 동안 운전을 완전히 포기했어요.”

캐나다의 1명당 평균 탄소배출량 구성을 보면 교통이 35%로 가장 많다. 14.2t 중에 5t이 교통에서 배출된다. 올터가 운전을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부동산 개발업을 그만두고 환경 관련 웹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작가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어요. 집에서 일할 수 있었고 아이들도 근처에 있었고요. 제가 사는 도시는 쇼핑도 대부분 도보나 자전거로 할 수 있었어요. 또 대학에 강의를 나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1년 동안 한 번 미국 뉴욕에 다녀온 것 외에는 비행기도 타지 않았다. 식단도 바꿨다. “고기를 포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소나 양을 포기하고 탄소 배출이 훨씬 적은 돼지와 닭만 먹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문제가 되는 건 소나 양과 같은 반추동물이죠.”(중략)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이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온도를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3.4톤 이하의 탄소만 배출해야 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인구 수로 나눈 단순 결과값이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에 발표된 일본과 핀란드의 '1.5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는 더욱 현실적인 접근을 제안합니다. 각 개인의 생활 방식을 기준으로 탄소 배출을 분석한 것인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탄소 배출량의 72%가 가정에서의 소비와 관련 있으니 개인이 연간 2.5톤의 탄소만 배출하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2040년에는 1.4톤, 2050년에는 0.7톤까지 줄여야 한다고 했고요.

기사에 나온 영국의 환경운동가 로절린드 리드헤드는, 실제로 이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방향으로 1년간 1톤의 탄소만 배출하는 삶에 도전했습니다. 기사의 또다른 주인공 로이드 올터도 2.5톤 이내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이전과 완전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택했고요.

그렇다면 개인이 배출하는 탄소 양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실생활에서 어떤 방법들을 실천해볼 수 있을까요?

  • 교통수단 바꾸기: 자동차 운전을 줄이고,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의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특히 출퇴근할 때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습니다.
  • 식단 조절: 사육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소와 양 같은 붉은 고기 대신, 돼지나 닭 같이 탄소 배출이 적은 고기를 선택해 보세요. 더 나아가 채식 위주의 식사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소비 습관 바꾸기: 전자제품과 의류 등의 제품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 새로운 제품을 자주 구매하지 않도록 해요. 하나의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보는 것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겠죠.
  • 도시 환경 활용: 가까운 곳은 도보로 다니거나 자전거를 활용하는 등, 도시의 친환경적인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봅시다. 네덜란드와 같이 걷기, 자전거 타기에 최적화된 도시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소 손자국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도시 내 교통수단과 도보, 자전거 사용을 통해 배출량을 줄이는 습관은 탄소 손자국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개인의 작은 생활 습관 변화로도 탄소 손자국을 확대할 수 있답니다. 동시에 정부와 기업 역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도시 설계를 하고, 기업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적으면서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탄소 손자국을 늘리는 것은 단순히 환경 보호를 위한 수단을 너머, 장기적으로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 탄소 중립: 최종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념. 배출한 만큼의 탄소를 흡수하거나 상쇄하는 방법을 함께 수행해요. 나무 심기 같은 활동이 이에 해당됩니다.
  • 지속 가능한 생활(Sustainable Living): 현 세대가 사용하는 자원이 미래 세대의 자원까지 고갈시키지 않도록, 환경을 생각하며 생활하는 방식. 일회용품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 새 제품을 계속 구입하는 것보다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오래도록 이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생활을 실천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참고 자료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이동건

박지수 에디터 이미지
박지수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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