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에너지 정책 Drill, Baby, Drill :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ㆍ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Drill, Baby, Drill
이번 주 경제 용어는 환경에 관심 가지기 위해 필요한 정보예요.
미국 정치에서 나오는 에너지 관련 구호로,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는 의미예요.
2008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처음 등장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은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에서도 자주 언급된 구호입니다.
‘Drill’은 땅을 파서 석유와 가스를 시추하자는 뜻이고, ‘Baby’는 아기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강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강조의 표현이에요. 그러니까 "시추하자, 계속 시추하자!"라는 의미로 미국 내 자원 개발을 독려하는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땅의 자원을 활용하면 되지, 왜 외국에서 비싼 석유를 수입해야 하느냐’ 생각해 왔습니다. 즉, 미국 내 셰일가스 등을 적극 활용해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루자는 주장이죠. 미국에서 꾸준히 개발해오던 셰일가스가 기술의 진보로 2011년부터 상용화되었으나, 코로나19 때 높은 비용에 따른 부담과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바뀌면서 시추가 중단되었거든요.
트럼프 당선인의 지난 1기 때 에너지 정책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첫째, 석유와 가스 개발의 적극적인 지원
셰일가스와 오일 같은 비전통 에너지 자원을 포함해, 미국 내 석유와 가스 개발을 크게 확대했어요. 이를 통해 에너지 생산량이 급격히 늘었고, 2019년에는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이 되기도 했죠. 미국이 에너지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부분이에요. * 에너지 순수출국 (Energy Net Exporter): 자국에서 생산한 에너지 자원(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의 총 수출량이 자국에서 소비하기 위해 수입한 총 에너지량을 초과하는 나라를 뜻해요.
둘째, 환경 규제 완화
기업들이 자유롭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여러 환경 규제를 완화했어요. 해양공원과 국립공원에서도 석유 시추를 허용했는데요.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환경 문제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답니다.
셋째, 파리기후협약 탈퇴
파리기후협약이 미국 기업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보고, 2017년에 탈퇴를 선언했어요. 다른 나라들보다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이유였죠. 이는 환경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트럼프 귀환] 화석연료·원전 확대… 에너지 지형 격변 (조선비즈 2024.11.06.)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산업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정반대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석유, 가스 산업 활성화를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해 왔다. 에너지 정책 기조를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석유를 뚫어라)’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하기도 했는데, 석유 시추(drill·드릴)를 통해 고용을 확대하고 유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원유, 천연가스, 석탄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혀왔다. 또 시추 허가 규제를 완화하고 배기가스 배출 제한 정책과 ‘그린 뉴딜(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중략)
트럼프 당선인은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 가지 목표를 내세웠어요. 바로 (1) 에너지 자급자족, (2) 일자리 창출, (3) 물가 안정인데요. 이 목표들은 현재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는 정반대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죠. 각 정책에 대해 조금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1) 에너지 자급자족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확대해서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강조했어요. 바이든 행정부는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을 추진하면서까지 화석연료 개발을 제한했었는데요. 이로 인해 에너지 공급이 부족해지고 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까지 불안정해졌다는 비판을 받았죠. 트럼프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2) 일자리 창출
트럼프는 화석연료 산업을 활성화하면 석유와 가스 시추, 운송, 관련 서비스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기존 화석연료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줄였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트럼프는 이를 되돌려 ‘고용 회복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3) 물가 안정
에너지 비용은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죠.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 에너지 정책은 높은 초기 비용과 공급 부족 문제를 가져와 전기료와 연료비를 올렸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트럼프는 저렴한 석유와 가스를 대량으로 공급해 에너지 비용을 낮추면, 미국인들의 생활비 부담 또한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정책 기조는 화석연료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우리 경제는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움직이는데요.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우선 정책이 재생 가능 에너지 확산 속도를 늦춘다면, 2차전지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면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2차전지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은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흐름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탄소 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중인데요. 이러한 국제 흐름에 맞춰 규제가 완화된다면, 일부 기업들은 친환경 전환에 대한 투자 유인을 잃게 될 수 있어요.
반면, EU 등 친환경 기조를 유지하는 국가들이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Tax)를 강화한다면, 우리나라 기업은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부담까지 추가로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겠죠.
- 셰일가스: 오랜 세월 동안 모래와 진흙이 쌓여 퇴적암(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던 가스. 이전에는 채굴이 어려웠으나, 수평시추법과 수입파쇄가 결합되면서 지금은 활발히 개발되고 있어요. 특히 텍사스는 셰일가스가 나오는 곳이고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의 주요 텃밭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미국 내 에너지 개발을 목표로 해당 지역과 긴밀하게 연결지어 시행됩니다.
- 에너지 자급자족: 에너지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족하는 상태. 에너지 자원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와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여기게 돼요.
- 2차전지: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로 전기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에 사용돼요. 친환경 전환의 핵심 기술로, 글로벌 전기차 및 재생 가능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이동건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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