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전환, 다른 나라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ㆍby SOL ETF
지난 장에서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앞서 가장 강한 의지를 보여준 유로존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시행하는 외국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그중 미국과 중국을 살펴보려 하는데요. 양국 모두 에너지 패권을 쥐기 위하여 여러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양한 제도들을 통해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이라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미국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
미국의 에너지 대전환을 가장 잘 설명하는 법안은 지난 8월 16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법안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IRA 법안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등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취지의 법안으로 기존 바이든 대통령 후보 시절 언급했던 BBB(Build Back Better Act) 법안의 축소판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법안이기도 합니다.
IRA 법안의 핵심은 향후 10년동안 최저법인세 도입과 세제 강화 등을 통한 재원을 바탕으로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자금 조달을 위해 1)법인세 최저세율 15% 적용, 2) 의료보험 처방 약가 조정(인하), 3) 국세청의 세금 징수 강화, 4) 자사주매입 시 1% 과세 등을 부여할 예정이고, 10년 동안 약 7,370억 달러의 재원이 확보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10년 간 지출 비용은 총 약 4,370억 달러가 예상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3,690억 달러,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Affordable Care Act(부담적정보험법안)을 2025년까지 연장하는 데에 640억 달러가 사용될 예정이며 나머지 총 자금(약 3,000억 달러)안 재정적자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습니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금액을 살펴볼까요? 미국 의회예산처(CBO: Congressional Budget Office)에 따르면 2022년 70억 달러 > 2023년 170억 달러 > 2024년 300억 달러 > 2025년 이후 연간 약 4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며, 1) 태양광, 풍력, 연로전지 및 생산시설 투자 2)전기차 및 관련 소재/부품 밸류체인 3) 그린 및 블루 수소 4)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입니다. 특히 제로 탄소 배출 에너지(태양광, 풍력, 원자력, 에너지 저장) 등에서의 산업의 경제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겠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여러 재생에너지 산업 분야 중에서도 태양광 산업이 IRA 법안의 가장 큰 수혜 분야가 될 수 있다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2021년 기준 미국의 전력 발전 전체 규모 중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2.8%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태양광 발전 설비 투자금액의 최대 60%까지 투자세액공제(Investment Tax Credit)가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국 내 태양광 산업의 구조적 성장 구도가 예상되고요.
중국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인만큼 공산당에서의 정책 변화가 곧 중국의 경제 흐름과 직결됩니다. 정치적 이벤트가 가지는 함의가 가장 큰 국가이죠.
지난 10월 개최되었던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되었습니다. 2023년 중국 정책 방향의 로드맵을 살펴보면, 내년 3월 양회에서 국가의 전체적인 인사배치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이후 10월에는 3중전회가 개최되는데, 이때 정치적 회의이나 경제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어떤 방향으로 국가경제를 이끌 것인지가 결정됩니다. 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향후 약 1년 간 기존 시진핑 2기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진핑 2기 정권의 여러 특징 중 하나는 그간 중국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무관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것인데요. 2020년 9월 UN 연설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오는 넷제로(net zero: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과 없앤 이산화탄소 양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 0으로 만드는 것)를 달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중국도 유로존, 미국과 같은 맥락에서 탄소 중립을 선언한 셈이죠.
이렇게 탈탄소화에 대한 의지는 강력했지만,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작년에 있었던 중국의 석탄 가격 급등 사례들을 인식한 걸까요? 청정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안정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화석연료, 특히 석탄의 생산을 이어가겠다는 언급이 파악됐습니다. 친환경 정책과는 다소 먼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중국은 에너지 전환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는건 아니라 볼 수도 있는데요.
사실 중국은 그 누구보다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국가입니다. 작년과 올해 초, 중국이 전력난으로 고생한다는 소식을 알고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최근 이슈가 아니라 고질적으로 일어났던 건데요. 넓은 땅과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급격한 경제 성장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을 꿈꾸고 있는 나라입니다.
특히 중국은 태양광 시장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입니다. 태양광 산업 발전 초기에 보조금 지급, 금융 지원, 세제혜택 등을 제공해 태양광 산업을 빠른 속도로 키워냈죠. 덧붙여 어마어마한 규모의 내수 시장이 중국의 태양광 기업들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내 태양광 시장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하고요.
중국은 청정 에너지에 대해 어느 국가들보다도 더 많은 투자를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태양광 패널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세계 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출 규모, 신규 설치량 등에 있어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고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아요. 현재 글로벌 태양광 시장 선두인 중국이 1위 점유율을 포기하려 할까요? 에너지 대전환 흐름에 전세계가 동참하고 있는 만큼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화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두 나라의 공통분모인 ‘태양광’을 예시로 들어 살펴보았고, 앞으로 그들이 태양광 시장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앞으로의 전망 또한 살펴보았는데요. 다음 화에서는 왜 여러 재생에너지 중 태양광에 집중했는지, 여러 재생에너지 중 왜 태양광 시장이 우위에 있는지, 다른 재생에너지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윤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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