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샵 다 무너져도 끄떡없는 올리브영의 성공 기밀은?

by 머니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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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볼 기업 2호: 올리브영 (Olive Young)

한국 최초의 드러그스토어*. 1999년, 신사점을 시작으로 현재 H&B(Beauty&Health) 스토어중 가장 많은 점포수를 가지고 있다. 2022년 현재 모건스탠리 주관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예상 기업가치는 4조 원에 달한다. 

*의약품과 함께 식료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점포

  • Chapter1. 한국형 드러그스토어의 탄생
  • Chpater2. 올리브영의 무기① 압도적 매장 수 
  • Chapter3. 올리브영의 무기② 가맹이 아닌 직영 
  • Chapter4. 올리브영, 더 클 수 있을까?

Chapter1. 한국형 드러그스토어의 탄생

올해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의 예상 기업가치는 무려 4조 원. 유통업계의 강자인 신세계, 롯데쇼핑보다도 더 큰 숫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통의 경험이 없던 CJ는 어떻게 올리브영을 성공 시켰을까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올리브영처럼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을 취급하는 매장을 H&B(Health and Beauty) 스토어라고 합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의 롭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H&B스토어죠. 국내 H&B 시장 규모는 약 1조 8천억 원 정도인데요. 점포 수 기준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85%를 올리브영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높은 점유율은 올리브영의 경쟁자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H&B 시장의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올리브영의 시작은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출처: 2021 롯데쇼핑, GS리테일, CJ 사업보고서

올리브영은 1999년, ‘한국형 드러그 스토어’를 모토로 신사에 1호점을 내며 출발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드러그스토어 개념이 생소했던 때입니다. 국내 뷰티 브랜드를 유통하는 수단이었던 방문판매가 무너지고, 백화점과 로드샵(원브랜드샵)이 태동하는 시기였어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해외 뷰티 브랜드들이 들어오고, 하나의 매장에 하나의 브랜드를 두며 아이덴티티를 셀링 하는 로드샵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백화점은 매장의 크기가 작고 로드샵은 다양한 브랜드를 비교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었죠. 결국 소비자는 충분한 브랜드와 상품을 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출처: 채널CJ

올리브영은 이런 한계를 보완해 등장합니다. 백화점 1층에 있는 화장품 매장을 더 대중화시킨 형태랄까요. 올리브영은 넓은 면적의 매장에 국내외 작은 브랜드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다양한 브랜드의 뷰티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없었죠. 결국 올리브영은 경쟁사와 싸운 게 아니라 스스로 시장과 싸운 겁니다. 한국에 특화된 H&B 브랜드를 다루는 유일한 채널이자 새로운 마켓을 연거죠. 

Chapter2. 올리브영의 무기① 압도적 매장 수  

(2020년 기준) 전국의 올리브영 매장수는 1259개. 스타벅스 매장 수랑 비슷합니다. 스타벅스 매장은 국내에 있는 주요 거점, 유동인구가 많은 곳마다 자리하고 있죠. 올리브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점포 숫자로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거점을 장악하고 있어요.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목마를 때 편의점을 갈까 올리브영을 갈까 고민될 정도입니다. 올리브영은 매장 수를 왜 이렇게 많이 늘렸을까요?  

소비자가 채널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경험’입니다. 언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문제인 거죠. 이런 경험들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가장 편하고 익숙한 방법을 찾게 되는데요. 예를 들면, 사고 싶은 게 있는데 검색해 보니 주변에 매장이 없고 먼 길을 찾아가야 한다면 구매 습관과 경험이 쌓이지 않겠죠. 소비자가 언제나 편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점포 수가 중요합니다. 

Chapter3. 올리브영의 무기② 가맹이 아닌 직영 

두 번째는 ‘직영매장 위주의 비즈니스’라는 점입니다. 올리브영은 특이하게도 초기에는 가맹(프랜차이즈) 형태였지만 나중에는 직영 위주로 사업을 꾸리게 되는데요. (2020년 기준) 올리브영은 1259개의 매장 중 1023개는 직영으로, 236개는 가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다른 유통 채널들이 가맹으로 매장수를 무작정 늘리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입니다. 

가맹 위주의 사업은, 본사의 목적이 최대한 많은 매장을 내는 겁니다. 본사는 매장 점주에게 물건을 팔아서 매출을 올리죠. 반면, 직영 위주 사업은 모든 매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면 매출이 오르지 않는 구조입니다. 또한 가맹보다 높은 전략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요. 내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유통 채널이나 방법들을 고민해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스타벅스로 예를 들어볼까요? 스타벅스가 2014년 론칭한 사이렌 오더나, 2021년 12월 제주의 스타벅스 전 매장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중단한 사례처럼 유연한 매장 운영이 가능합니다. 

Chapter4. 올리브영, 더 클 수 있을까? 

사실 올리브영의 시장 점유율 자체가 리스크이긴 합니다. 85%라는 올리브영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①시장에서 파워가 크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 ②시장 자체가 거의 끝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H&B 시장의 규모는 올리브영의 매출을 보면 됩니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흥망성쇠가 달린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로 보는 시선도 있는 거죠. 올리브영은 이미 독점을 이뤘기 때문에, 독점 이상으로 가려면 새로운 시장을 끌어내야 합니다.

최정우 대표의 한 줄 평: 한국형 멀티 브랜드 비즈니스의 승자, 앞으로 스스로를 넘어서야 한다.

올리브영은 이미 H&B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지만, 독점을 넘어서기 위한 여러 시도를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리브영이 변화해서 H&B 이외의 다른 사업을 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이 기반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1000개 이상의 직영 매장을 갖고 있는 건 정말 매력적이거든요. 쿠팡 물류센터가 외곽 거점 중심이라면, 올리브영 매장은 우리 집 앞에 있다는 게 큰 차이입니다. 올리브영이 깔아놓은 1,000개가 넘는 매장들은 물류창고로서 훌륭한 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나 기업이 따라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시장과 소비자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도 1년 뒤에 소비자가 어떤 채널을 좋아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새로운 채널이 나와도 올리브영에 계속 가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올리브영은 H&B 시장에서 당분간 건재하겠지만 미래에도 계속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면, 우리가 아는 올리브영과는 또 다른 모습이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의 선택, 그리고 올리브영의 미래의 모습을 모두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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