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중고거래로 돈 버는 게 아니다?
ㆍby 머니그라피
△ 영상으로 보기 🎥
▼ 글로 보기 📜
파볼기업 4호: 당근마켓
이번에 파볼 기업은 당근마켓입니다. 당근마켓의 기업 가치는 무려 3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거래로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어요. 잘나가는 중고거래 앱인데 중고거래로 돈을 벌 수 없다? 아이러니하죠. 당근마켓의 성장과정과, 수익화 돌파구는 어디에 있을지 한번 자세히 파보겠습니다.
Chapter1. 후발 주자 당근마켓, 중고거래 앱 1위가 되다
중고거래 앱 하면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이 대표적으로 떠오릅니다. 이 중에서 당근마켓은 가장 후발주자예요. 중고나라는 2003년, 번개장터는 2011년, 당근마켓은 2015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가장 늦게 출발한 당근마켓은 무서운 속도로 중고거래 앱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당근이세요?’ 이게 무슨 뜻인지 모두 알잖아요. 그 말은 모두가 아는 앱이 됐다는 말입니다. 당근마켓이 얼마나 크냐면요, 가입자 수가 무려 2,000만 명 입니다. MAU(월간활성 사용자 수)*는 국내 페이스북보다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보다 당근마켓을 쓰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거예요.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 이유를 알려면 중고거래의 속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MAU(Monthly Active Users):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
개인과 개인의 거래에서는 기본적으로 사기가 많을 수밖에 없어요. 중고거래 플랫폼은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사용자에게 잘 찾아야 하죠. 다른 앱들은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특별한 결제 시스템을 만듭니다. 안전거래와 같이 돈을 묶어두거나, 거래가 확실해지면 돈을 지급하는 형태로요. 하지만 별도의 결제 시스템은 사용이 불편해서 그냥 거래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럼 불편한 결제 시스템을 쓰지 않고도 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얼굴 보고, 물건 상태 확인하고, 돈 줄게!’ 직거래 입니다. 중고거래 사기는 대부분 비대면에서 발생하잖아요. 당근마켓은 기본적으로 직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기가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죠. 직거래를 이용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도’를 당근마켓이 어떻게 잡았는지 다음 챕터에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Chapter2. 당근마켓의 직거래는 뭐가 다를까?
당근마켓은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조금 다른 전략을 선택합니다. 거래 지역을 제한시키고, 사용자의 동네를 공개하게 합니다. 거래 지역을 동네로 제한시키면, 생각보다 사기가 줄어들거든요. 사기꾼도 규모가 작은 본인 동네에서는 사기 치는 게 어려울 테니까요. ‘우리 동네에서의 거래만 허용한다.’ 당근마켓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방식인 거죠. 거래 범위가 제한될수록 신뢰감과 유대감은 높아집니다.
그런데 가입자가 2,000만 명이나 되는 당근마켓이 양적으로는 확장한 것 같기는 한데, 거래 지역이 동네에 한정되다 보니까 여전히 뭔가 작은 느낌이 들단 말이죠. 보통 플랫폼 서비스는 영역을 확장하고, 비용을 줄여서 돈을 벌어야 하거든요.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요. 마켓컬리는 2015년, 프리미엄 식품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여행도 팔고, 책도 팝니다. 사업 범위를 확장해 가는 거예요. 이게 일반적인 플랫폼 서비스의 특징인데 당근마켓은 정 반대에 있습니다. 오히려 동 단위로 지역을 쪼개서 거래하기 때문에 더 작은 단위로 나눠지고 있어요. 가입자 수를 보면 양적으로는 확장되고 있지만, 거래 지역을 극도로 쪼개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근마켓을 친근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거든요. 결국 다른 기업들이 기술로 신뢰를 얻을 때, 당근마켓은 만남으로 신뢰를 얻은 겁니다.
Chapter3. 당근마켓의 수익화 돌파구는?
수익모델을 보면 당근마켓은 번개장터, 중고나라와는 가는 길이 전혀 다릅니다. 번개장터, 중고나라는 이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서 돈을 벌고 있어요. 그런데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로 돈을 못 벌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중고거래로 돈 벌 생각이 없어야만 합니다.
소비자들은 번개장터, 중고나라의 결제 시스템을 쓰면서 안전을 위한 비용이니까 수수료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당근마켓은 어차피 직거랜데 왜 수수료를 내?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중고거래 자체가 수익화가 힘든 모델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당근마켓도 돌파구를 찾아야겠죠.
그럼 당근마켓은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트래픽입니다. 당근마켓은 거래 지역을 좁혀서 신뢰감을 높이고 중고 거래가 많이 일어나게 하잖아요. 중고거래가 많이 일어난다는 건 트래픽이 늘어난다는 말이기도 해요. 카카오의 선례를 볼게요. 카카오는 MAU를 늘리고 광고를 붙여서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했어요. 지금은 금융, 커머스 다 엄청 컸잖아요. 당근마켓은 이미 트래픽을 충분히 가지고 있거든요. 트래픽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거죠.
두 번째는 지역을 활용하는 겁니다. 중고 거래 외에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중고 거래는 사기의 위험이 높다고 했잖아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중고거래처럼 불편함이 있는 것들을 찾아볼 수도 있겠고요. 당근마켓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중고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이유는‘로컬의 세계’를 지배하기 위함입니다. 로컬의 지배자는 세탁, 청소, 동네 상점같이 먹고, 자고, 숨 쉬는 모든 거래액을 점령하는 곳이 될 거예요.
당근마켓 앱을 보면 ‘동네 생활’ 탭이 있어요. 동네 질문, 동네 맛집, 동네 소식, 분실/실종신고센터 등 주제별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동네 사람들이 정보를 빠르게 교환하고, 동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동네생활 탭에서 공유되고 있는 거예요. 어떤 기능이든 동네 생활에 쓰인다면 언젠가는 돈이 될 거예요. 장기적으로 로컬의 트래픽을 다 먹어야 한다는 전략적 목표는 잊으면 안 됩니다.
Chapter 4. 당근마켓, 향후 리스크는?
당근마켓이 미래가 밝아보이겠지만 사실은 리스크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개인인척 하는 업자들입니다. 사업자들이 개인인 척 하면서 물건을 팔고, 현금을 받으면 탈세 여지가 생기는거죠. 일반적으로 중고거래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데요. 사업적 목적으로 거래해서 소득을 올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작년에 서초에서 어떤 분이 130억 원 상당의 명품시계랑 보석을 판매해서 업자아니냐는 논란이 되기도 했었죠. 중고거래 플랫폼은 개인이 아닌 업자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두번째는 가족의 변화입니다. 가족의 개념이나 형태가 달라지고 있어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이동도 많습니다. 지역 기반의 정착민들이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동안 지역 거래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온 당근마켓 전략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정우 대표의 한 줄 평: ❝우린 방법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인터스텔라의 대사를 인용해봅니다. ‘우린 방법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당근마켓은 빠른 속도로 트래픽을 높이며 중고거래 앱 1위를 차지했죠. 중고거래 하는 사람들은 모두 당근마켓에 모여있는데, 수익은 중고거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야만 하는 겁니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앞으로 당근마켓이 그 방법을 찾기를 기대합니다.
– 본 콘텐츠는 22. 02.25 기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본 콘텐츠의 내용은 출연자의 개인 의견이며, 주식회사 비바리퍼블리카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주식회사 비바리퍼블리카는 특정 종목 추천 및 권유를 위해 본 영상을 제작하지 않았으며, 영상 내용에 대한 정확성 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