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레이션이 시장을 압박할 때

by 피델리티자산운용㈜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트렌드 읽기> – 4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주식운용팀 전망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트렌드 읽기> 시리즈 4편은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주식운용팀의 월간 전망입니다. 요즘 채권 금리가 움직임에 따라 주식시장도 함께 조정되고 있는데요. 각 지역별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큰 틀에서 살펴보는 데 이 자료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 자료는 2021년 3월 중순에 작성되었으며, 피델리티 운용팀의 주요 시장에 대한 견해 및 포지셔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운용 펀드의 포지셔닝과 보유 종목에 대해 재량권을 갖고 있어, 경우에 따라 펀드에 적용하는 전략과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국내 투자자에게 다양한 해외 투자 기회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피델리티자산운용사와 함께 합니다.

채권 금리 재설정에 따른 주식시장 조정

경기 상승 전망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어요. 다만 이번에는 중앙은행들의 테이퍼링 실시 위협이 거의 없다는 점이 달라요.

통화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채권시장이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목표치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등 저금리 유지 기조를 확인할 것을 요구하며 중앙은행을 시험하고 있죠.

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2월 말과 3월 초에 주식시장이 하락했어요. 성장주가 큰 타격을 받은 반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는 반등을 지속했고요.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받는 영향은 업종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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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tapering)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

 

할인율 (discount rate)

미래 시점의 일정 금액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현재 시점의 금액(현재가치)을 계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비율.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및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미래 수익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한 이자율 또는 자본비용을 이용하며, 할인율을 이용해 현재가치를 구하는 것을 ‘할인한다’라고 표현한다.

 

밸류에이션 멀티플 (valuation multiple)

해당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가늠할 때 기업가치 등을 복합적으로 산정하는 것을 의미. 멀티플이 낮을수록 주가가 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식시장이 채권 금리 재설정을 반영해 조정받고 있지만, 중앙은행들이 보다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채권 금리를 안정시킨다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이 충분히 다시 시작될 걸로 보여요.

채권시장 움직임은 단기적인 거시경제 등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주가 움직임을 결정짓는 요인은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아닌, 실적 상승과 펀더멘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트레이딩 데스크 업데이트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한 채권시장
S&P 500 지수는 지난 2월 2.6% 상승했고, 특히 마지막 거래일에는 장중 신고점을 달성했어요. 러셀 2000, 나스닥, MSCI World도 모두 신고점을 기록했지만,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50bp 상승이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죠. 이처럼 급격한 상승은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고, 경기 전망 개선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감 상승을 반영했기 때문이에요.

연준이 정책 완화 메시지를 유지했지만 향후 국채 금리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주가지수 상승을 가로막고 있어요. 중앙은행의 더욱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해결책이 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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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2000 (Russell 2000 Index)

1984년 미국의 투자사인 러셀 인베스트먼트가 창안한 지수 중 하나.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0개 기업의 주가지수인 러셀 3000 지수 중 시가총액 하위 2000개 기업, 즉 중소형 기업을 담고 있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종목이 대부분이어서 미국 경기를 살펴볼 때 유용하다.

 

MSCI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World

미국의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이 작성해 발표하는 세계 주가 지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 특히 미국계 펀드 운용에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크게 미국·유럽 등 23개국 선진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선진국 지수(World)와 아시아·중남미 등 28개국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EMF(Emerging Market Free) 지수로 구별된다.

△ 국채 금리 급등으로 시장을 따라잡은 가치주와 금리에 민감한 금융주 / 출처: 리피니티브 데이터스트림(2021.3.3). MSCI AC World 지수와 해당 지수의 하위 영역을 기준.

여전히 양호한 거시경제 상황
미국에서는 1.9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했고,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의 백신도 곧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몇 개월 동안 수백만 회분의 백신이 추가로 보급될 전망이에요.

이처럼 긍정적인 거시경제 환경에서, 경제활동 재개 테마주가 초과 상승한 반면, 신재생 에너지, 이익 창출이 어려운 기술 기업, 고베타 기업, 추세적 성장(secular growth) 스토리 기업* 등 지난해의 승자기업은 모두 시장을 밑돌았어요.
* 단기 요인에 의한 변화보다는 장기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인한 성장 기업들. 예시로 고령화로 인한 라이프스타일 변화 관련 테마주, OTT나 전기차 등이 해당될 수 있다. – 편집자 주

유럽에서 강세를 이어가는 리플레이션 주식
유럽 주식시장은 지난 2월에 4% 떨어진 다음 2% 상승하며 마감했습니다. 여행, 레저 등 가장 선전한 업종과 개인 위생용품과 슈퍼마켓 등 가장 부진한 업종간 밸류에이션 스프레드(차이)가 20%를 넘어서는 등 큰 격차가 나타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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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계수 (beta coefficient)

한 주식의 변동성이 전체 시장의 변동성과 비교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 베타 1은 주식의 변동성이 시장 평균 주가만큼 큰 것을 의미한다. 1보다 작거나 큰 것은 각각 변동성이 작거나 더 크다는 뜻으로, 주로 소매 업종은 베타 계수가 높은 편이다.

 

리플레이션 (reflation)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통화를 재(re-)팽창시키는 것을 의미. 즉 디플레이션을 벗어나 어느 정도 물가가 오르는 상태로 만드는 상황을 뜻한다.


코로나19 수혜주가 테마 시작 이후 가장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경제활동 재개 수혜주는 5% 추가 상승했어요. 유럽의 은행 업종은 지난해 11월 이후 50% 상승했고요. 경기민감주는 지난 2월에 방어주를 두 자리 수의 수익률 차이로 따돌리는 등 초과 상승을 지속하고 있으며, 2020년 저점 대비 80% 이상 상승했습니다.

자금이 영국 등 비중 축소 영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지만, 3월 초 전반적인 유럽 투자 비중은 연초 미국 또는 이머징마켓 비중 대비 훨씬 낮은 수준이에요.

장기적으로는 유럽 가치주가 글로벌 주식시장과 유사한 수준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주식시장이 채권 금리 재조정을 반영해 조정받은 후 유럽 주식은 신고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어요. 단기적으로는 경기민감주의 방어주 대비 초과성과가 금리 인상을 이미 반영한 것으로 보여 방어주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전망 개선에 힘입어 초과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침체됐던 영국 시장 / 출처: 리피니티브 데이터스트림(2021.3.3)

중국시장의 위험 회피 움직임
MSCI China 지수는 지난 2월 1.0% 하락해 이머징마켓과 선진국 주식시장을 밑돌았어요. 내수는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주식시장은 춘절 연휴 이후 위험 회피 움직임이 상당히 강화됐고요.

이는 중국 주식시장 전체와 중국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홍콩의 주식 거래세 인상, 미국의 채권 금리 급등이 위험 선호 심리를 압박했고, 구리,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기업 실적 상승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에요.

지역별 전망

미국: 전망 개선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경기 부양책
백신이 보급되고 연준이 저금리 정책을 재확인해 시장은 경기 반등을 확신하고 있지만, 반도체 및 마이크로칩 공급 부족이 밸류체인에 병목 현상을 일으켜 전체 경제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어요.

통화완화 정책은 ‘부양(stimulative)’에서 ‘지원(supportive)’으로 약화됐지만, 추가 재정 부양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1.9조 달러의 재정 부양책은 상원을 통과해 시행에 한 걸음 더 다가갔어요. 일부 주요 공화당 의원이 부양안 통과에 협조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이 없었죠. 이런 관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부양안의 중심이 되는 개인 지원금 1,400달러는 여전히 취약한 경기가 회복하는 데 기여할 거예요.

경기민감주와 가치주가 상승을 지속했지만, 시장 주도주의 구조적 변화를 위해서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위험 감소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필요해요.

△ 경기 회복을 시사하는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 / 출처: 블룸버그, 미국 노동부, Lager Research(2021.2)


유럽: 올해 기업 실적 반등 전망
유럽에서는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 비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4분기 실적이 매우 강한 호조세를 보였어요. 총 59%의 기업이 전망치를 5% 이상 앞섰고, 전망치를 밑돈 기업은 20%에 그쳐 이번 실적 시즌에는 실적 전망치 상회율이 30%로 보여요.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고, 업종별로는 금융 업종이 가장 강한 서프라이즈를 보였어요.

시장은 2021년에 강력한 부양책과 백신 보급에 힘입어 경기 회복이 지속되며 기업 실적이 가파르게 반등할 거예요. 일부 기업은 실적 추정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백신 효과와 경기 회복 속도의 불확실성을 둘러싼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어요. 따라서 일부 기업은 2021년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하지 않고 있기도 해요. 이는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전망, 업종간 로테이션, 채권 금리, 인플레이션 전망을 더욱 주시하게 될 것을 시사하죠. 피델리티는 과도한 낙관론이나 비관론 등 이상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경기 회복이 개별 기업 주가에 이미 반영된 정도를 측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이머징 마켓: 원자재 가격을 부양할 것으로 전망되는 견조한 글로벌 경기
글로벌 제조업이 코로나19 봉쇄의 영향에서 벗어나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요. 글로벌 제조업 활동은 수요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11월까지 코로나19 관련 하락세를 모두 만회했고요. 그 결과 원자재 소비가 반등하고 거의 모든 원자재의 가격이 1년 전 수준을 웃돌고 있죠.

통화 및 금융 여건 완화, 바이러스 확산 둔화, 에너지 정책 변화 속에서 글로벌 경기가 상승해 2월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유가도 1년 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감산과 미국의 추가 부양에 따른 수요 상승 기대감으로 배럴 당 60달러를 웃돌고 있어요. 2020년에 가장 선전했던 금속인 철광석은 견조한 중국발 수요와 공급 감소에 힘입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정책과 글로벌 경기 반등에 힘입어 대부분의 원자재는 코로나19 이전 가격을 회복했어요. 그러나 앞으로는 공급 차질이 완화되고 급증했던 중국의 수입이 둔화되면서 보다 완만한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돼요.

중국: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통화 긴축
금융 시스템에서 자금을 축소하기 위한 중국인민은행의 움직임은 통화정책의 전환점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어요. 중국인민은행은 춘절 이전에 공개 시장 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했습니다. 이는 은행들이 춘절 연휴에 현금 수요 증가에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대해온 그동안의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에요.

새로운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중국은 부양정책의 미세 조정을 고민하고 있어요. 이는 일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과도한 유동성이 자산 거품으로 이어지고 이미 높은 부채 수준을 증가시켜 금융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죠.

정책 당국은 레버리지 안정화에 다시 주목하고 있고, 신용 사이클이 돌아서고 있으며, 경제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통화 여건을 과도하게 긴축하지는 않을 전망이에요. 중국 당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들에게 여행과 모임 자제를 권고한 결과, 현금 수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점도 춘절 이전에 현금을 대규모로 공급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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