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은 테크 기업 구조조정, 정말 위기인 걸까?

연달은 테크 기업 구조조정, 정말 위기인 걸까?

by 커피팟

아마존의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

아마존이 본사 인력 고용을 멈춘 것에 이어 최대 1만 명에 이르는 직원을 해고하는 구조조정 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어요. 아마존 전 세계 직원이 약 15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인원의 1% 정도지만, 해고가 주요하게 이뤄질 기업 본부와 테크 인력으로만 따지면 전체의 약 3%에 해당하는 인원이에요.

지난 10월 말에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는 (애플을 제외한) 빅테크 모두가 부진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그중에서도 아마존은 이미 이전 2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일정 부분 비용 절감 작업을 진행 중이었죠. 지난 4월부터 기업 본부와 테크 인력의 고용을 멈추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작업이 시작됐고, 아마존 케어를 비롯한 실적을 못 내던 작은 프로젝트와 사업들을 정리했어요. 전체 인력은 4월부터 9월까지 거의 8만 명 줄었고요.

아마존의 이번 구조조정은 인공지능 기반 디바이스인 알렉사(Alexa)와 리테일 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요. 아마존의 투자 자본 상당 부분은 알렉사와 관련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데 투입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는데요(알렉사 관련 인력만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알렉사는 앞으로 집중할 미래 사업 중 하나이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계속해서 손실이 나는 사업부에 지원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에요.

아마존의 핵심인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리테일을 포함한 리테일 분야도 기존의 확장 계획을 멈춘 상황이에요. 팬데믹 이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수요가 앞으로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이기에 우선 조심하겠다는 의도로 읽히는데요. 아마존은 이커머스 영역에 대한 자본 투자를 2021년과 비교해 100억 달러(약 13조 1100억 원)가량을 줄여 앞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했어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의 분야들은 아직 이상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기에, 아마존이 이번 구조조정에서 이커머스 사업과 관련 물류 사업 등의 인력을 얼마나 포함할지는 확실치 않아요. 하지만 4분기 성장세가 2%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앞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마주할 대비를 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일단 아마존은 한꺼번에 해고를 단행하는 게 아니라 11월 3주부터 팀별로 인원 계획을 확장하면서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어요. 최근 테크 업계에서 계속 이어지는 대형 구조조정 소식에 아마존까지 동참하게 되면서 테크 업계에 안 좋은 소식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그동안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고

아마존뿐만 아니라 많은 테크 기업들이 현재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음을 감지하면서, 더 늦기 전에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여요. 최근 트위터는 전체 인력의 50% 이상과 계약직 직원들의 80% 이상을 합쳐 8,000명이 넘는 인력을 해고했어요(새로운 CEO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요). 메타는 11,000명을, 대표적인 승차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는 인력의 13%인 700여 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고요.

테크 업계에서 계속 이어지는 해고는 빅테크가 팬데믹으로 인한 큰 성장을 멈추고, 팬데믹 이전의 성장 페이스로 돌아오거나 그 이하를 기록하게 되리라는 예상을 낳고 있어요. 아마존이 밝힌 계획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그동안 실험적으로 이어온,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신규 사업 프로젝트는 테크 영역 전반에서 일정 기간 멈출 것으로 예상되고요.

5개의 빅테크 기업(애플,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매출을 합친 성장률은 2020년에 19%, 2021년에 21%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9%가 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의 대표적인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워터스는 최근 칼럼에서 이를 소개하면서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짚었어요. 그리고 거칠 것이 없던 빅테크가 팬데믹으로 인한 각종 테크의 큰 성장이 멈출 시기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지적했죠.

물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오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성장이 달린 이들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계속 큰 투자를 하고, 고급 엔지니어링 인력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채용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는데요. 금리 인상 기조는 순식간에 상황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 속에서 핵심 사업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보여요.

예상과는 달리 좋았던 10월 고용 지표

위기를 느끼는 테크 기업들과는 별개로 미국의 10월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좋게 나왔어요. 지난 9월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졌지만 26만 1,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마련되면서 기업들이 여전히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이 나타났죠. 실업률은 예상보다는 조금 더 오른 3.7%를 기록했고요. 현재 계속 고용을 줄이는 테크 업계와는 상반된 모습이에요.

구조조정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미 연준이 또 한 번 기준금리를 0.75% 올리기도 한 상황이지만, 아직 낮은 실업률 등의 고용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해요.. 경기 속도를 조절하려고 했던 이들의 계획은 (아직은) 뜻대로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현재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페이스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죠)

테크 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한 위험을 감지하고 선제 대응에 나선 측면도 있지만, 미국 산업 전반에서 테크 업계의 고용은 전체 고용 인력의 작은 부분이에요. 제조업과 리테일 및 서비스업, 헬스케어 분야 등의 고용 지표가 강세를 띠고 있고, 이 분야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9월에는 구인 건수가 무려 1,070만에 이르렀고, (더 나은 직장을 찾으려는) 자발적 퇴사자 수도 그 수가 400만 명 이상을 매월 꾸준히 유지해왔죠.

현재 시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제품 개발에 참여한 인력들은 보통 직장을 상대적으로 다시 쉽게 찾을 수 있는 인력으로 분류돼요. 새로운 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도 지금 디지털이 핵심이고 인력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11월 고용지표에 테크 업계의 구조조정 상황이 반영된다고 하더라도 지표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의 예상이에요.

관심이 집중되는 테크 업계의 현황과 구조조정 상황이 주요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타고는 있지만, 실제 그 영향이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워요. 그 이유는 테크 업계의 고용 데이터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되지 않고 핀테크면 금융, 이커머스면 리테일, 혹은 전문 비즈니스 서비스 등으로 퍼져서 반영되기 때문이에요. 현재 테크 업계 전체가 어떤 상황인지 정부가 발표하는 데이터에 따라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

전체적인 고용 지표에 미치는 그 영향과는 별개로 일단 현재 대표적인 기업들이 시작한 구조조정 상황이 보여주는 분위기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업계의 관계자들은 보고 있어요.

실리콘밸리와 테크 업계의 분위기를 가장 가까이서 파악하고 있는 디인포메이션의 CEO 제시카 레신은 관련 칼럼을 통해 “지난 10년간 대표적인 테크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항상 돈을 쓰는 플레이북을 실행해왔다.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훨씬 ‘오버 페이’를 했고, 이런저런 회사를 큰 가치에 사들였다. 수익도 나오고, 자본도 넘치는데 안 할 이유가 무엇이었겠나?”라면서 경기가 하강하는 지금 시점의 현실이 그들에게 갑자기 다가왔다고 보고 있어요. 막대한 돈을 크게 써오며 성장해온 이들이 이제 그 비용을 계속해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깨달았고, 경영의 진짜 어려운 일들을 마주해야 할 때라고 보고 있죠.

디인포메이션의 뉴욕지부장인 마틴 피어스는 막대한 수익을 내려면 하지 않을 사업을 가려낼 수도 있었던 선택과 같은 ‘럭셔리’는 큰 테크 기업들이 앞으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예를 들면 몇 해 전 구글 직원들이 나서서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안 된다고 시위에 나섰던 것과 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보기 힘든 장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는 테크 업계도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죠.

어쨌든 미국 고용지표가 단기간에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도 계속 잘 살필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당분간 테크 업계만은 뒤숭숭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크 업계 종사자들이 다시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들이라 하더라도, 그동안의 수익을 앞으로 내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전략을 빠르게 수정하는 기업들의 긴장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요.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테크에 아주 오랜만에 찾아온 한파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습니다.


Edit 송수아 Graphic 함영범

– 해당 콘텐츠는 11월 5일(토)과 11월 15일(화)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11월 29일(화)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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