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디지털 광고 시장

by 커피팟

1. 균열 생긴 디지털 광고 시장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굳건했던 두 기업의 지배력이 깨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2022년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메타의 점유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건데요. 이는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에요.

너무 큰 지배력 걱정도 했지만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작년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28.8%, 메타는 19.6%라고 발표했어요. 두 회사의 점유율을 더해도 48.4%에 머무르는 거죠. 2017년 가장 높은 점유율(54.7%)을 기록한 이후 작년까지도 두 회사의 점유율이 50%(구글 26.4%, 메타 24.1%)를 넘고 있었는데요. 이들 빅테크가 계속 유지해 온 지배력에 대해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반독점 규제의 이슈가 됐던 것을 고려하면 상징적인 수치예요.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또 2023년에 구글과 메타의 광고 사업 성장률이 각각 3%와 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반면에 아마존 19%, 애플 26%, 스포티파이, 30%, 틱톡 36%, 월마트 42% 등 후발 주자들의 성장세는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했고요.

물론 구글과 메타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커요. 하지만 구글은 오랫동안 지배해 온 검색을 아마존이나 틱톡에 뺏기고 있고, 소셜미디어 맞춤형 광고의 최강자였던 페이스북은 ATT(App Tracking Transparency, 앱 추적 투명성 정책)로 축약되는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화 이후 사용자들을 이전처럼 추적하지 못하게 되면서 위기를 맞이했죠.

이미 광고 사업까지 큰 아마존

구글과 메타의 광고 지배력을 가장 위협하는 기업은 아마존이에요. 아마존의 광고 사업 성장세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돋보이는데요. 2022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87억 6000만 달러(약 11조 1000억 원)의 광고 수익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5% 오른 95억 5000만 달러(약 12조 1000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어요.*

*최근 업데이트된 4분기 광고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한 115억 5700만 달러(약 14조 5387억 원)예요.

아마존의 광고 사업은 검색 기반이기 때문에 애플의 개인보호 정책 변화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검색 키워드를 비롯해 자사에서 직접 수집한 퍼스트 파티(first-party)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보다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어필할 수 있었고요.

2021년, 광고 사업을 연간 300억 달러(약 38조 원) 이상으로 성장시킨 아마존은 2024년까지 미국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1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요. (반면, 메타의 점유율은 17.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대세가 된 틱톡이 끼칠 영향

유튜브(구글)와 메타, 인스타그램의 가장 큰 경쟁자로 여겨지는 틱톡이 전체 광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작아요. 2021년 광고 사업 매출은 38억 8000만 달러(약 4조 9150억 원)로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0.7% 수준이죠.

그렇지만 틱톡의 파괴적인 영향력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광고 수익도 커질 것으로 예상해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 핀터레스트, 심지어 아마존까지 틱톡과 비슷한 UI의 숏폼 동영상 기능을 도입하면서 “모두가 틱톡을 따라 하고 있다"라는 말이 현실화되는 중인데요. 더 중요한 건 Z세대를 비롯한 미래 세대에게는 틱톡이 콘텐츠이자 검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틱톡을 사용하는 10대는 계속 증가해왔고, 이미 지난 여름에 실시한 퓨 리서치의설문 조사에서는 인스타그램(62%)이나 페이스북(32%)보다 틱톡을 사용한다(67%)고 대답한 비율이 더 높게 나오며 열풍을 증명했어요.

빠른 성장에 힘입어 틱톡의 광고 수익은 2024년까지 86억 달러(약 10조 895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 예상이 맞는다면 틱톡은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링크드인)에 이어 5번째로 큰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 돼요.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고, 데이터 유출 등으로 인한 안보 위협 우려가 다시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정부 차원의 규제 움직임도 일고 있는데요. 틱톡이 이에 어떤 대응을 함으로써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격동적인 한 해였지만

2022년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격동기였다고도 표현할 수 있어요. 디지털 광고 시장을 꽉 잡고 있던 빅테크의 광고 매출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반면,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죠.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월마트, 이베이 등의 주요 기업들 모두가 자체 데이터를 이용해 디지털 광고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스트리밍 분야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도 광고 포함 구독제를 론칭했어요. 우버와 리프트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광고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고요.

이런 흐름은 디지털 광고 산업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줘요. 완전한 대안을 찾지는 못했지만, 예전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타겟팅 광고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요. (위 이야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대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를 이용한 광고와, 이를 가능케 하는 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이고요.

역시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리포트에 의하면 작년 디지털 광고비로 사용된 금액은 그 직전해보다 12.5% 증가한 2487억 2000만 달러(약 315조 원)로 전체 미디어 광고비 중 71.8%를 차지해요. 이 비중은 점차 증가해 2026년에는 약 3854억 7000만 달러(약 488조 원)가 되어 전체의 80.9%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요. 산업이 성장하면서 재편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죠.

물론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지난 몇 년 같지 않을 상황에서 어떤 성장세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해요.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사업과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의 성장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2. 유튜브가 테스트 중인 새 시장

그런가 하면 유튜브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FAST))’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이에요. FAST는 전통적인 TV 콘텐츠 제작사와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를 무료로 스트리밍해주는 서비스예요. 대신 제공자는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죠.

유튜브가 FAST 시장에 진입하려는 건 ‘주요 수익원인 광고 수익을 더 확대하고 향후 모든 것을 모아놓은 원스탑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요.

FAST에 관심 보이는 이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튜브는 이미 구독보다는 광고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에요. 그런데 유튜브의 2022년 3분기 광고 수익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71억 달러(약 8조 8000억 원)를 기록했어요. 알파벳이 부문 단위로 재무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처음 하락한 것인데요. FAST 시장 진입 테스트는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유료 구독 부담을 줄여주는 대안을 제공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해 추가적인 광고 수익 라인을 만들려는 거예요.

'원스탑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되겠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어요. 사용자들이 유튜브에만 들어오면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다 접하게 만들겠다는 야심이죠. 그 야심을 드러낸 사례로 TV 콘텐츠 제작사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쇼타임,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를 유튜브에서 유료 구독할 수 있게 만든 마켓플레이스인 프라임타임 채널(Primetime Channel)을 지난해 11월에 론칭한 것이고요. 12월에는 프로 미식축구 리그(NFL) 경기 스트리밍 티켓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도 열었어요.

일단 실험처럼 시작하는 이번 FAST 진출도 유튜브가 TV와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체 영상 시장에서 가능한 모든 콘텐츠, 채널,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큰 그림의 일부라고 볼 수 있어요.

시장 상황은 어떨까

이미 20개 이상의 앱이 FAST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있어요. 이들을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요. 우선 거대 미디어 기업 산하의 서비스들이 있어요. 파라마운트의 플루토TV, 폭스의 투비(Tubi), 컴캐스트(Comcast)의 슈모(Xumo) 등이 포함돼요. 다음은 TV 등의 디바이스 제조사의 서비스들이 있어요. 아마존의 프리비(Freevee), 로쿠 채널(Roku), 삼성TV플러스, LG 채널 등이 포함돼요. 그리고 크래클플러스(Crackle Plus) 등의 독립 서비스도 있고요.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어요.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Global Market Intelligence)는 "붐비지만 빠르게 성장한다"고 평가했는데요. 전체 광고 수익이 2022년 40억 달러(약 5조 원)에서 2026년 90억 달러(약 11조 원)로 증가하리라 예상해요.

경쟁사들의 지표도 매력적인 시장임을 보여줘요. 인사이더 인텔리전스(Insider Intelligence)에 따르면 플루토TV는 지난해 매출이 12억 4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로, 파라마운트가 해당 서비스를 인수한 가격인 3억 40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크게 웃돌아요. 투비도 마찬가지예요. 폭스가 2020년에 4억 9000만 달러(약 6000억 원)의 가치를 기준으로 인수했는데, 2022년 광고 수익이 8억 3000만 달러(약 1조 원)였을 것으로 예상돼요.

TV 콘텐츠를 송출하는 서비스인만큼 디바이스 시장도 중요한데요. 온라인 연결 TV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FAST 시장 성장에 호재예요. 리히트만 리서치 그룹(Leichtman Research Group)에 따르면 미국 전체 TV 보유 가정 중 온라인 연결 TV를 설치한 집이 87%에 육박해요. 특히 이중에서 플루토TV, 투비가 탑재된 경우 시청자가 해당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해요.

유튜브는 승산이 있을까

FAST 시장은 붐비지만 서비스들의 지표는 긍정적이에요. 기존 서비스들은 모회사가 전통 TV 콘텐츠 제작사나 스튜디오이기에 콘텐츠 수급이 원활하죠. 모회사가 TV 제조사인 이들은 디바이스에 서비스를 탑재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요. 기존의 기업들이 우위를 계속 점하는 데 유리해 보이는 시장이에요.

하지만 유튜브는 온라인 접점이 누구보다 커요. 사용자 수만 봐도 글로벌 사용자 수가 25억 명인 거대 채널이죠(한국 사용자 수는 4200만 명에 육박해요). 유튜브는 미국 TV 시청 시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요.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유튜브TV는 2022년 11월 기준 미국 TV 시청 시간의 8.8%를 차지했어요.

콘텐츠 경쟁력도 검증되었어요. 스튜디오를 통한 제작도 늘었고, 프라임채널과 같은 마켓플레이스도 열었기에 콘텐츠 공급 채널이 더 다양해졌어요. 최근에는 각 FAST 서비스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추세인데요. 유튜브도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추가할 수 있겠죠.

광고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는 구글의 본업이자, 이들이 가장 잘하는 일이에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튜브가 이번 테스트에서 광고 수익의 45%를, TV 콘텐츠 제작사 및 스튜디오가 55%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협상을 마쳤다고 전했는데요. 이는 유튜브가 기존 크리에이터들과 맺는 계약과 유사한 방식이에요.

유튜브에게는 FAST를 통해서 수익을 얼마나 더 확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포인트일텐데요. 라이온스 게이트(Lions Gate Entertainment Corp.), 에이앤이 네트웍스(A+E Networks), 시네다임(Cenedigm) 등의 유명 제작사들에게 콘텐츠를 수급받아 본격적인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FAST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보여요.


Edit 송수아 Graphic 조수희 엄선희

- 해당 콘텐츠는 2022년 12월 27일과 2023년 1월 17일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2023년 2월 8일(수)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외부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의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피드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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