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계화 시대,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2가지

by TIGER ETF

반세기 동안 진행된 세계화의 끝?

최근 탈세계화(deglobalization)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탈세계화는 세계화, 국제화를 벗어나고자 하는 현상입니다. 탈세계화의 단초는 2016년 브렉시트 투표였습니다.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47년 만에 공식적으로 유럽연합(EU)을 탈퇴했습니다. 2017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직접적인 탈세계화 신호탄이 던져진 이후 코로나19로 사람과 물건 이동이 제한되며 탈세계화는 가속화되었습니다. 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탈세계화는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자료: 미래에셋자산운용

탈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전 세계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내 가치사슬, 지역 가치사슬로 전환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기술 개발 및 디자인을 하고 원자재는 남미에서, 제조는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공급 체계에 변화가 생기는 거죠. 결론적으로는 자국 내에서 기술 개발, 디자인, 원자재 조달, 제조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세계화가 약 50년 동안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탈세계화 역시 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냉전시대(1950년대) 이후 세계화는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핵심 트렌드였습니다. 국가 간 교역이 늘어나 물건 가격이 떨어졌고 외국인 직접 투자가 늘어나 전 세계 GDP 성장에 일조했습니다. 최근 소비자물가수준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전 세계적인 분업화로 효율적인 생산을 하기 전 수준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보일 정도이니 말입니다.

자료: IMF, Bloomberg, 미래에셋자산운용

페터슨 국제경제연구소와 세계은행에서 집계한 글로벌화 지수(글로벌 무역개방지수)를 보면 미-중 무역갈등이 시작된 2017년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물가와 무역 수준 모두 나라 간 정치적인 관계로 세계화 전 수준까지 회귀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탈세계화 초입에 있다고 보입니다.

전체 GDP 중 수출 수입 비중/ 자료: Our World Data, 세계은행, 미래에셋자산운용

탈세계화 흐름에 맞춰 알아야 할 2가지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탈세계화 흐름에 맞춰 어떤 것들을 알아야 할까요? 반세기 만에 세계화 흐름이 반대로 흘러가는데, ETF 투자자로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트렌드에 수혜를 받을 산업들을 골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1.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원래 진행되고 있던 트렌드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제 탈세계화를 발단으로 신재생에너지는 ‘생존'의 문제로 여겨집니다. 2015년 체결된 파리 협약으로 다양한 국가들이 자발적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세워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개발 중이었지만, 탈세계화로 인해 에너지 자립도를 희망하는 국가들은 더욱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가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는 예측하기 어려운 지정학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화가 유효했던 것이죠. 하지만 이제 탈세계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도를 확보하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이행을 위한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 Bloomberg, 미래에셋자산운용

특히 에너지 자립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국가들(한국, 일본, 유럽) 그리고 이 국가들에게 신재생에너지 기술 및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들(미국, 중국)이 그 어느 국가보다 신재생에너지에 강력한 투자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국가들 입장에선 신재생 에너지가 절실하다. 2021년 말기준, 총에너지 생산/소비 비율로 1보다 크면 에너지 자립도가 형성되었다고 판단. 0에 가까울 수록 에너지 자립도가 부족한 것/ 자료: Enerdata, 미래에셋자산운용

일례로 유럽은 RePowerEU 계획을 발표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40%에서 45%로 올리기로 했고, 한국 역시 2030년까지 신재생 및 원자력 발전량 비중을 각각 20, 30%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정책을 세웠습니다. 에너지 소비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1,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자료: 각 국가 발표 자료, 미래에셋자산운용

2. 사이버 보안

탈세계화의 방점을 찍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무기화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실질적인 무기로의 전쟁 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먼저 전쟁을 벌였던 곳은 사이버 세상이었습니다. CN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처음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당시 3일 동안 전주 대비 196% 더 많은 온라인 공격을 퍼붓기도 했었습니다.

기준일(2022.10.27)/ 자료: McKinsey, 미래에셋자산운용

탈세계화는 실물경제 공급체계를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사이버 안보까지 중요한 화두로 끌어올렸습니다. 작년 3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선 이제 핵실험을 통해 국가 간 압박하는 시대는 저물고 사이버 전쟁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탈세계화로 국가 간의 화합보다는 경쟁, 충돌, 견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사이버 안보의 중요도는 이전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기업들은 사이버 보안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2021년 기업들이 사이버 보안에 지출한 금액은 약 $150BN(1,5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매년 12.4%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이버 보안 기업들 입장에선 탈세계화 트렌드가 오히려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2023. 1. 27.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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