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볼 줄 아는 사람은 6가지를 따진다

by 김병권

모델하우스에 가면 고급스럽게 잘 꾸며놓은 내부 인테리어와 직원들의 친절한 설명 때문에 당장이라도 청약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한다. 그러나 단순히 ‘집 구경’이라고 생각하고 “24평 치고 넓게 빠졌네" 감탄하며 주마간산으로 살펴봐서는 안 된다. 모델하우스 구경에는 아래와 같이 1단계부터 6단계에 이르는 순서와 방법이 있다.

모델하우스 잘 살펴보는 순서 1단계. 사전 준비① 온라인으로 정보 수집하기 2단계. 사전 준비② 실제 건축 현장 방문하기 3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① 단지 배치부터 살펴보기 4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② 각 평형별 유닛 구조 살펴보기 5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③ 옵션과 마감 자재 살펴보기 6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④ 상담창구에서 상담받기

1단계. 사전 준비① 온라인으로 정보 수집하기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분양하는 아파트의 기본 정보(단지 정보, 평형, 분양가, 분양 일정, 주변 환경 등)를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변 아파트들의 시세와 편의시설, 학군, 교통 등의 입지 확인도 필수다. 손품을 팔아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파악하는 것이 좋다. 더욱 자세하고 많은 정보를 알고 싶다면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 육아 관련 카페 등에 가입해 분위기를 파악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단계. 사전 준비② 실제 건축 현장 방문하기

모델하우스는 실제 공사 현장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사 현장 바로 옆이 아닌 사람들이 찾기 쉬운 대로변이나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한다. 여기에는 건설회사의 숨은 의도가 2가지 있다.

첫 번째, 위치가 좋은 곳(혹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모델하우스를 운영함으로써 일시적인 착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아파트의 실제 위치가 다소 외진 곳이라 하더라도, 모델하우스를 시내 번화가에서 운영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아파트의 위치를 잠시 잊게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 실제 공사 현장과 모델하우스 간 거리를 두어 방문객들이 현장에 들르는 것을 어느 정도 차단한다. 모델하우스란 영업을 위한 공간이므로 단점은 축소시키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등 약간의 과장이나 실제 현장과 다른 면이 있을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망(뷰)을 생각해보자. 원하는 평형대가 단지 가운데에 위치한 동이라면 상관없지만 단지 가장자리 쪽에 위치한 동이라면 옹벽 및 경사도를 현장에서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모델하우스의 단지 모형도만 봤을 때는 거실에서 바라보는 산이 완만한 경사의 동산 정도였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암벽에 가까운 경사도의 산이나 옹벽으로 되어 있어 기대한 뷰와 전혀 다른 답답함을 감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최근 입주를 앞둔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일부 동 저층의 거실창 바로 앞이 흙산과 맞닿아 있어 문제가 되었다. 2021년 분양 당시 해당 단지의 홍보자료에는 마치 창밖에 정원이 꾸며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시공은 거실과 맞닿아 있는 흙산이 거실창보다 높게 올라와 있어서 채광이 안 좋은 것은 물론이고 우천시 산사태 등 안전도 우려되고 있다.

(좌)홍보자료상에는 동 앞에 정원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우)실제로는 저층 세대의 경우 옹벽 뷰를 감수해야 했다.

3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① 단지 배치부터 살펴보기

1,2단계를 거쳐 드디어 모델하우스에 방문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단지 전체의 ‘모형도’와 ‘조감도’를 살펴보는 것이다. 모형도와 조감도는 대부분 모델하우스 1층 중앙에 설치되어 있다.

단지의 모형도를 통해 동별 배치, 동 간 거리, 주출입구와 주차장 진입로, 동별·호수별 방향과 조망, 커뮤니티 시설의 위치, 놀이터, 단지 내 상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모델하우스에 방문했기 때문에 물론 집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가 궁금하겠지만, 우선은 단지 전체와 주변 환경을 살피면서 전체를 조망한 뒤에 세부적인 것을 봐야 한다. 아파트 평면 상태와 내부 인테리어가 아무리 좋더라도 입지와 주변 환경이 받쳐주지 못하면 결코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배치도를 볼 때도 순서가 있다.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도로, 산, 강 등 주변 환경을 먼저 살펴본다. 그러고 나서 단지의 동별 방향과 배치 같은 세부 구성을 확인한다. 이때 사전 답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와 단지 배치도를 비교하면서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다른 점이 있는지 등을 파악한다.

4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② 각 평형별 유닛(집) 구조 살펴보기

평형별 유닛에 입장하면 보통 입구에서 평형(면적)과 구조를 나타내는 평면도를 확인할 수 있다. 평면도를 통해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내부 유닛을 보면 쉽게 구조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유닛 내부를 볼 때는 모델하우스 입구에서 받았던 브로슈어와 대조하면서 특이사항이나 차이점 등을 적어놓는다면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내부를 구경할 때는 거실, 방, 주방, 욕실 등의 크기 및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햇볕이 잘 들고 맞바람이 쳐 통풍이 잘되는 구조인지 살펴본다. 또한, 주방의 동선과 수납 체크를 위해 실제 동선대로 이동해 보면서 불편함은 없는지, 수납공간은 충분한지 등도 확인하도록 한다.

5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③ 옵션과 마감 자재 살펴보기

유닛의 구조를 봤다면 다음으로 옵션과 마감 자재 등을 살펴본다. 옵션을 살펴볼 때는 기본 옵션과 유상 옵션이 어떠한 것들인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요즘은 옵션에 빌트인 가전제품들이 많은데, 각 제품들의 에너지 효율등급도 함께 체크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마감 자재도 안내직원에게 자세하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비슷한 수준의 마감재로 교체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낮은 등급의 마감재로 바꾸어 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닛 내에서는 착시현상을 조심해야 한다. 모델하우스의 인테리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만들진 것들이다. 특히 방에 배치되어 있는 책상이나 침대 등 가구는 모델하우스 콘셉트에 맞게 실제 사이즈보다 작게 별도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같은 공간이라 하더라도 더 넓어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때문에 입주 시 가구 배치를 모델하우스에서 본 것처럼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반드시 실제 사이즈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6단계. 모델하우스에서④ 상담창구에서 상담받기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뒤에 마음에 든다고 곧바로 계약을 진행하는 것은 좋지 않다. 모델하우스는 시각적으로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를 최대한 부각시켜 놓은 곳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거기에 모델하우스의 친절한 직원으로부터 약간의 재촉 섞인 말을 들으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더더욱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상담창구에서 상담을 받을 때는 자신이 궁금한 점을 최대한 많이 물어보고 답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상담원은 조합 또는 시공사에서 고용한 안내원들이기 때문에,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지금 당장 계약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궁금증을 해결하고 정보를 더 수집하는 차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보통 분양 일정, 대출 조건(계약금, 중도금, 잔금), 추가 비용(유상 옵션, 발코니 확장 비용) 등을 확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금계획이라는 걸 명심하자. 분양(청약)을 받을 때, 본인이 필요한 만큼 대출이 가능한지, 금리 및 상환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마지막 팁. 모델하우스는 최소 두 번 방문하자

모델하우스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두 번에 걸쳐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첫 번째 방문은 사람이 가장 많이 붐비는 오픈 첫날 또는 첫 주말에 한다. 내부 구경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공사 현장을 답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먼저 모델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줄을 섰는지, 호객 행위를 하는 부동산은 얼마나 되는지 등 현장 분위기를 살펴봄으로써 대략적인 청약 경쟁률을 가늠해본다. 그리고 실제로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과정, 주변 환경, 인프라, 교통,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다가 모델하우스 내부를 구경하러 가는 날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다른 점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방문은 모델하우스 오픈 열기가 어느 정도 식은 후, 평일 오전 시간대에 한다. 방문자가 현저하게 줄어든 시점이므로 각각의 평형별 유닛을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고 궁금한 사항은 바로바로 안내직원에게 물어볼 수 있다. 상담창구에도 대기줄이 없어 여유 있게 상담받을 수 있다. 1차 방문 때 모았던 현장답사 정보를 바탕으로 모델하우스의 실제 정확성 및 차이점 등을 구별해 가면서 봐야 하는 것을 잊지 말자.


Edit 주소은 Graphic 이은호, 함영범

김병권 에디터 이미지
김병권

2004년 부동산중개업에 입문해 전월세·매매, 재개발·재건축, 빌라 신축, 경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와 투자 경험을 쌓았다. '부동산아저씨'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동산 지식을 나눈다. 저서로는 《부동산 대백과》,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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