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 효과적으로 다니고, 급매까지 잡는 법

by 김병권

임장, 아는 게 많을수록 보이는 것도 많아진다

임장이란 직접 현장에 나가서 실제로 보는 것을 뜻한다. 현장 답사와 비슷한 말로, 부동산에서 임장은 관심 있는 매물(집이나 건물)뿐만 아니라 매물이 위치한 지역에 대해 알아보면서 해당 부동산의 가치나 특성(호재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임장을 나갈 때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익숙한 동네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임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매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매물을 찾는 것이므로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아직 임장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는 중이라면 아래의 1~6단계로 나눠 살펴보자.

임장 효과적으로 하는 순서 1단계. 자금 계획 세우기 2단계. 이사 희망 지역 정하기 3단계. 희망 지역 답사하기 4단계. 물건 검색하기 5단계. 부동산 중개업소 방문하기 6단계. 자금 계획 최종 점검하기

1단계. 자금 계획 세우기

자신이 마련할 수 있는 돈의 액수를 따져봐야 한다. 금액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지역과 주택(매물)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련할 수 있는 돈은 ‘모아놓은 돈’뿐만 아니라 ‘대출 등으로 빌릴 수 있는 돈’까지 합쳐서 생각해본다. 그리고 대출을 받는다면 어느 금융기관에서 받을지, 대출 가능한 금액과 금리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가끔 이러한 준비 없이 무작정 집부터 알아보러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마음에 드는 매물을 기적처럼 만나도 자금 계획이 불분명하므로 계약으로 진행시키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제서야 이것저것 알아보는 사이에 해당 매물을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을 하게 되면 다시 매물을 알아보느라 번거로워지기 때문에 대출을 활용할 생각이라면 사전에 은행상담을 받아서 자금 계획을 세워 놓기를 권한다.

2단계. 이사 희망 지역 정하기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춰 이사하고 싶은 지역을 정한다. 맞벌이 부부라면 직장과의 거리나 대중교통 이용의 편리성, 어린 자녀를 키우는 집이라면 학교, 학원가 등과의 거리를, 연령대가 있다면 주변 자연 환경과 편의시설(병원, 마트) 등을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3단계. 희망 지역 답사하기

“숲을 보고 나서 나무를 보라"는 말이 있다. 집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희망 지역의 교통, 교육, 환경, 인프라 등 기본적인 사항을 파악한 뒤에 세부적으로 매물을 검색하는 것이 좋다. 집이란, 집 자체만 좋아서는 안 되고 주변 환경, 여건 등과 조화를 이룰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필자의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주로 중개하는 지역은 지하철역과 거리가 꽤 있어 버스 환승이 필요한 곳이다. 그런데 가끔 전화 문의를 하는 손님 중에 “걸어갈 수 있는 지하철역이 무슨 역이에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다. 즉, 우리 사무실에서 올려놓은 광고의 사진과 금액만 보고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없이 전화를 준 것이다. 이럴 경우 집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집 내부의 컨디션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 출퇴근 동선 등 지역적인 요소 또한 집을 고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부적인 매물을 검색하기 전에 희망하는 지역에 먼저 방문해서 전반적인 동네의 분위기와 특성(교통, 편의시설, 학군 등)을 미리 파악해놓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아파트 단지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단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핀다. 오후 1~4시 사이 놀이터에 어린아이들이 많다면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30~40대의 유입이 많은 단지라 거래가 활발하겠다는 판단을 해볼 수 있다. 이때 단지 내 상가에 학원 업종이 많은지, 단지 내 유치원이나 가정 어린이집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또한 생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차장을 확인한다. 온라인상에서도 해당 단지의 주차 가능 대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직접 눈으로 체크하며 실제 가능한 주차 면적, 엘리베이터 연결 여부 등을 보는 것이 좋다.

4단계. 매물 검색하기

희망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을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인터넷 검색과 모바일 앱을 활용해서 자신에게 맞는 매물을 찾아본다. 발품을 통해 머릿속에 지역에 대한 기본 정보가 있는 상태에서 물건을 검색하게 되면 어디쯤에 위치한 매물이며, 주변에 어떠한 편의시설이 있는지 등이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지도상 단지 입구와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500m 정도라면 걸어 다니기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매물을 보러 갔을 때는 심한 경사가 있어서 이동이 힘들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5단계. 부동산 중개업소 방문하기

요즘은 그냥 약속 없이 들르기보다 부동산 앱에서 나에게 맞는 매물을 찾아보고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미리 예약을 하고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개업소 입장에서도 지나가다 들어오는 손님보다 사전에 예약하고 방문하는 손님을 더 선호한다. 매물에 대한 브리핑과 매물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문 예약을 할 때는 마음에 드는 매물을 보유하고 있는 중개업소와 약속을 잡고, 현장에서는 우선 검색한 매물 위주로 질문하고 답사한다. 그러면서 비슷한 조건의 매물 혹은 급매물이 있는지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중개업소들은 매물을 공유하지만 ‘A급 매물’ 혹은 ‘단독 매물’은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은 입주자들의 민원을 의식해 온라인에 올리지 않기도 한다. 그러므로 서너 곳 정도의 중개업소에 방문해서 직접 물어보는 일이 필요하다. 헷갈리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있으면 미리 질문지를 작성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단계. 자금 계획 최종 점검하기

마음에 드는 매물을 만났다고 곧바로 계약서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을 넣고 나면 무르기 어렵기 때문에, 계약을 진행하기 전 최종적으로 자금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 가지고 있는 자금이 부족해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매물의 주소를 가지고 은행에 다시 방문해서 최종적으로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 금리 등을 확인한다.

또, 임대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이라면 임대금액(보증금과 월세 등)과 실제로 자신이 준비해야 하는 금액을 계산해본다. 그리고 자신의 자금 계획에도 차질이 없는지 한 번 더 점검한 뒤 계약을 진행한다.

임장 다니다가 급매 기회를 잡으려면?

급매는 물건을 급하게 판다는 뜻으로, 보통 소유자의 사정으로 빠른 처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처음 방문한 부동산에 “급매 나오면 연락 주세요!”라고 전화번호만 남기고 오면 연락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공인중개사가 아무에게나 놓치기 아까운 급매를 소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급매 연락을 받기 위해서는 평소 친분이 있거나, ‘꼭 할 사람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또한 급매를 잡기 위해서 무작정 공인중개사의 연락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예비 매수자도 아래와 같은 두 가지를 준비해두고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돈 부동산중개업을 하다 보면 급매를 찾는 손님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필자는 급매 나오면 연락 달라고 하는 손님에게 꼭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계약되었는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이때 “이제 천천히 내놔야죠" 하고 느긋한 답변이 돌아오면 마음속에서 후순위로 미뤄둔다. 왜냐하면 급매 거래가 이뤄지는 중요한 포인트는 해당 매물의 가치를 빠르게 파악해서 누가 가장 먼저 가계약금을 송금하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집이 마음에 들어도 보증금 등 목돈을 제때 굴릴 수 있는 계획이 없는 상태라면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확률이 높다. 급매물 연락을 받고 나서 현금화를 시도하는 것은 늦기 때문에 최소한 가계약금만큼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자신만의 급매 기준 부동산의 경우 시세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같은 매물이라 하더라도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가치가 달라서 적당하다고 여기는 가격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파는 사람은 고점, 사는 사람은 저점을 생각하며 값을 부른다.

그러므로 시세를 참고해서 어떤 집, 혹은 단지에 대한 자신만의 적정가를 정해 놓아야 한다. 즉, 자신이 감당할 수 있고 투자할 만하다고 여기는 가격대를 정하고 그 금액 이하로 매물이 나오면 무조건 잡겠다는 기준점을 갖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자신의 기준이 없으면 급매를 소개받았을 때 “혹시 더 기다리면 더 저렴한 매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렇게 되면 당연한 수순으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이 물건도 괜찮은데, 혹시 더 괜찮은 물건 나오면 연락 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곤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중개업소에 급매가 나오면 연락 달라고 요청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것은 “A아파트 34평형, 중간층 이상 11억 5,000만 원 이하로 나오면 꼭 연락 주세요!”라고 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가격 메리트가 있는 좋은 물건이 나왔을 때 1순위로 연락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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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권

2004년 부동산중개업에 입문해 전월세·매매, 재개발·재건축, 빌라 신축, 경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와 투자 경험을 쌓았다. '부동산아저씨'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동산 지식을 나눈다. 저서로는 《부동산 대백과》,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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