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빌라를 고르는 10가지 방법

by 김병권

우리나라는 생활과 거래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아파트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지어진 빌라✱들은 예전과 달리 다양한 평면 구성, 좋은 퀄리티의 마감 등으로 아파트 못지않게 편리성과 투자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 매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거주하기 좋으면서 향후 매매 차익도 올릴 수 있는 ‘좋은 빌라 고르는 10가지 기준'을 알아둬야 한다. ✱주택으로 쓰이는 층수가 4개층 이하인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을 흔히 빌라라고 부른다. 주택으로 쓰이는 한 동의 바닥 면적 합이 660㎡ 이하면 다세대주택, 660㎡ 이상이면 연립주택으로 분리된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주택으로 쓰이는 층수를 5개층까지 지을 수 있고, 넓은 의미에서 이 또한 빌라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1. 신축한 지 10년 이내의 빌라를 선택한다

어떤 사람들은 “빌라는 구매한 직후부터 가격이 떨어지므로 사면 안 된다"고 말한다. 부동산 시장을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경험에 의하면 일부 신축빌라에 있어서는 맞는 말이다. 신축빌라의 분양가에는 건축업자와 분양대행업체의 마진 등이 포함되어 있어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별한 개발 호재가 없는 지역에서는 신축빌라의 최초 분양 가격이 몇 년간 조금씩 가격이 하락하기도 한다.

그래서 빌라는 최초로 분양받는 것보다 지은 지 몇 년 지난 시점에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 신축한 지 3~5년 이내의 빌라를 선택하면 내부 상태가 양호하면서 매매 가격도 적당할 확률이 높다. 향후 매도할 때의 연식도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 너무 오래되지는 않은, 10년 이내의 빌라를 선택하는 게 좋다.

참고로, 재개발·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투자 목적으로 오래된 빌라를 매수할 때는 건물의 내부 컨디션보다는 대지 지분(땅)이 넓은 것에 비중을 둬야 한다. 어차피 건물을 헐고 새롭게 지을 때는 되도록 큰 땅이 필요하고, 평가 가치에서도 건물보다 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예정지에 속해 있는 빌라를 매수할 때는 이 점을 잊지 말자.

2. 내부 구조(주방, 욕실, 거실)와 주차장이 중요하다

빌라를 구매할 때 사람들은 주방, 욕실, 거실, 주차장에 중점을 두고 집을 살핀다. 아파트의 경우 넓은 땅에 짓는 경우가 많아 어느 정도 검증된 표준화된 평면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빌라는 상대적으로 좁은 땅에 최대효용에 맞춰 건물을 짓다 보니 평면과 구조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주방은 싱크대 동선, 냉장고 자리, 식탁 자리가 확보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욕실은 환기가 잘 되는 위치인지 살펴야 하고, 환기창이 있으면 더 좋다. 거실은 소파와 TV 놓을 면적이 확보되는지 확인한다. 주차장의 경우 주차 공간이 충분한지, 특히 세대당 최소 1대씩 주차가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중주차로 인해 서로 차를 빼달라고 계속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는 곳보다는 일렬주차장이 훨씬 살기에 편리하다. 나중에 팔고 나가려고 할 때 주차공간이 잘 확보된 곳이 좋은 가격에 빨리 나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내가 당장 차가 없거나 가격이 약간 더 비싸더라도 되도록 주차가 편리한 집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야 한다

대부분 신혼부부나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층이 비용 절감과 좋은 위치를 고려해서 아파트 대신 빌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의 편리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버스 정류장까지 5분 이내, 지하철역까지 10분 이내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면 우수한 편에 속한다.

4. 거실 창문이나 안방 창문과 마주보고 있는 건물이 없어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채광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므로 햇빛이 잘 들어오는 집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파트는 대부분 동간 거리가 적당히 확보되어 있어 향을 중요하게 따지고, 그중에서도 남향을 가장 선호한다. 하지만 빌라는 대부분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있다 보니 주변 건물들과 동간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빌라의 경우 향보다는 주 생활 공간인 거실 창문 혹은 안방 창문을 열었을 때 앞에 가리는 건물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 즉, 창문 앞을 건물이 가리는 남향보다 앞에 가리는 건물이 없는 북향이 더 낫다. 빌라를 고를 때는 방향보다 확 트인 시야 확보에 더 비중을 두고 집을 선택하자.

5.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빌라에는 신혼부부나 젊은 맞벌이 가정이 많이 거주해서, 미취학 아동이거나 초등학생인 어린 자녀를 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인근에 있고, 가는 동안 큰길을 건너지 않는다면 좋은 입지라고 볼 수 있다. 어린이집까지 10분 이내, 초등학교까지 15분 이내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면 우수한 편에 속한다.

6. 평지에 위치해야 한다

동네마다 다른 지형 특성에 따라 경사지에 주택을 짓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경사지보다는 평지에 지은 빌라의 선호도가 높다. 예를 들어, 지하철역까지 평지로 300m 떨어진 빌라와 경사지로 200m 떨어진 빌라 중 고민하는 중이라면, 평지로 300m 떨어진 빌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실질적인 거리는 경사지가 더 가깝지만, 상대적인 체감 거리는 경사지가 더 힘들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7. 주변 상권에 생활밀착형 업종이 충분한지 확인한다

빌라는 단지에 딸린 상가가 없으므로 주거지 주변에 상권이 잘 형성되어 있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학생, 직장인 대상 임대(전세/월세)를 고려할 때는 편의점, 마트, 세탁소, 음식점, 카페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많이 들어와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 집이 좋다.

또 한 가지 고려할 것은 생활밀착형 업종과 더불어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많은지 여부다.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정확한 주변 거래량 파악이 쉽지 않지만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많으면 그만큼 거래가 활발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8. 큰 평수의 빌라는 되도록 피한다

평수가 큰 빌라는 상대적으로 관리비와 각종 공과금 등의 부수적인 비용 부담이 커서 매매하거나 임대할 때 결코 유리하지 않다. 또한, 일부 고급빌라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빌라는 여전히 아파트로 이주하기 전 단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주거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 중간에 거치는 환승지 정도로 기능해야 하므로 매매가가 높고 큰 평수(방 4개)보다 저렴하면서 적당한 평수(방 3개)가 선택될 확률이 더 높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빌라는 아파트의 국민평형과 달리 2~3인 가구가 실거주하기에 부족하지 않으면서 가격 부담이 적은 전용면적 50~60㎡(약 15~18평)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2010년 이후에 지어진 빌라들은 대부분 발코니 확장형으로 설계되어 건축되었기 때문에 전용면적이 50㎡이면 실제 사용면적은 60~70㎡(약 18~21평)이라서 4인 가족이 생활하기에도 괜찮다. 흔히 동네에서 볼 수 있는 분양 현수막에서 ‘30평형대, 방 3개, 욕실 2개’라고 광고하는 빌라들의 실제 사용면적도 대부분 18~22평형이다.

9. 빌라와 접하고 있는 도로(골목)의 폭이 넓어야 한다

빌라 건물이 접하고 있는 앞쪽 도로(골목)의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 사람과 차량이 원활하게 통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로와 접하는 면이 많은 땅일수록 그렇지 않은 땅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향후 미래 가치면에서도 좋다.

10. 방범(보안)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최근에 지어진 빌라들은 엘리베이터, CCTV, 현관 카드키, 무인택배함 등 각종 보안·편의시설을 잘 갖춘 집들이 많다. 보안·편의시설을 잘 갖출수록 매매가가 비싼 것도 사실이지만 주거비용을 아끼면서 아파트와 비슷한 편안함과 안전함을 누릴 수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마지막 팁: 빌라의 로열층은 몇 층일까?

사람마다 빌라(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에서 선호하는 층수가 다르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매일 걸어 다녀야 하는 높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2층을 선호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어떤 사람들은 계단을 조금 올라가더라도 채광, 층간소음, 프라이버시 등을 고려해서 맨 위층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통 중간층 내지 중상층을 선호하지만, 빌라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로열층은 건물이 가진 조건, 특히 엘리베이터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1층 필로티 주차장을 포함해 지상 5~6층으로 짓는 요즘 신축빌라를 예로 들면 5층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을 때는 3,4층 → 5층 → 2층 순으로 선호하고,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3층 → 2,4층 → 5층 순으로 선호한다. 1층이 필로티 주차장인 건물의 2층은 다른 중간층에 비해 단열이나 난방에 취약하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자.


Edit 주소은 Graphic 이은호, 이서영 해당 콘텐츠는 2024.04.29.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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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권

2004년 부동산중개업에 입문해 전월세·매매, 재개발·재건축, 빌라 신축, 경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와 투자 경험을 쌓았다. '부동산아저씨'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동산 지식을 나눈다. 저서로는 《부동산 대백과》,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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