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 시 따져보아야 할 모든 것

by 김진수

[칼럼] 보험 가입 시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은?

동일한 상품명의 보험에 가입한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만약 이들이 같은 질병에 걸릴 경우 두 사람이 받을 보험금이 동일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은 보험금을 받고, 다른 한 사람은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쉽게 ‘암보험’,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엄밀하게 따지면 잘못된 표현입니다. 보험 상품은 존재하지만, 보험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보험 가입 표현은 정확히 어떤 뜻이고, 무엇을 구매했다는 의미일까요?

보험은 설계를 통해 맞춤 제작 후 가입하는 상품이다

보험은 만들어진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라는 과정을 통해 조합된 담보* 구성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과거 설계는 보험설계사만 할 수 있었고, 보험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설계사를 만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다이렉트로 보험을 가입하는 소비자가 증가 중입니다. 설계사 없이 보험 가입이 가능한 이유는 설계값을 추천하거나 실속형, 기본형, 고급형 등 몇 가지 설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건 보험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설계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보험 가입을 담보구성의 구매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는 사고가 날 경우,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질병, 상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를 처리하기 위함입니다. 이 목적을 위해 보험료를 납부합니다. 그리고 사고 후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가입 중인 담보구성을 확인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두 사람이 동일한 상품명을 가진 보험 상품에 각각 가입하더라도 담보구성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암과 관련된 암 진단비, 암 입원일당, 항암 방사선 치료비, 암 사망으로 구성된 담보 조합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다른 한 사람은 동일한 상품이지만 상해사망, 상해 입원 일당, 상해 수술비로 설계된 담보 조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잊지 말자! ‘보험약관 = 보통약관 + 특별약관’

위 예시처럼 두 사람이 가입한 상품은 각각 보장하는 사고의 성격이 달라 상해 담보에 가입한 사람은 암 발병 시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보험은 상품명보다는 증권에 기재된 담보구성이 중요합니다. 보험 상품이 담보구성을 담는 형식이라면, 담보 자체는 사고처리를 위한 내용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담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험약관의 구성을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책처럼 생긴 보험 약관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한 부분은 ‘보통약관’ 이고 다른 부분은 ‘특별약관’이라 부릅니다. 보통약관은 약관 앞쪽에 배치되는데, 보험금 지급, 보장하지 않는 손해 등 보험 계약과 관련된 기본 사항을 정합니다.

또한 해당 보험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 반드시 가입해야하는 ‘기본담보’를 설명합니다. 기본담보는 그 상품을 가입한 모든 가입자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하는 한 가지 담보를 의미합니다.

보통약관 뒤에 이어지는 것이 특별약관입니다. 특별약관은 기본 담보 이외 가입자가 설계를 통해 선택할 수 있는 담보를 정합니다. 특별약관에서 정하는 다양한 담보를 구성하는 과정이 설계입니다. 특별약관에서 정하는 담보를 다르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명보다는 증권에 기재된 담보구성이 중요한 것입니다. 설계를 통해 선택된 담보구성에 따라 완전 다른 보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가입하는 종신, 암, 주택화재 보험 등은 앞서 설명한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자동차보험 등 일부 보험의 약관은 조금 다르지만 설계 과정을 통해 조합된 담보 구성에 가입하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일반 소비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 중 담보의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자녀보험입니다. 보통약관에서 정하는 기본담보 하나와 특별약관에서 선택할 수 있는 100개가 넘는 담보로 구성됩니다. ‘기본담보 + 상해군’ 담보로 설계할 수도 있고, ‘기본담보 + 질병군’ 담보로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담보 조합이 가능하며, 각각의 조합은 전혀 다른 보장 내용을 만들어냅니다. 따라서 보험을 가입할 때 상품명만 확인하고 담보구성을 살피지 않으면 매우 위험합니다. 특정 사고를 처리하는 담보가 빠져 있다면, 해당 사고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험의 내용은 증권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자

그렇다면 올바른 담보구성으로 안전하게 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를 위해서는 보험증권*을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증권에는 가입자가 보험약관에서 선택한 담보구성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은 ‘가입한 담보구성’이기 때문에 보험약관이 아닌 증권을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가입한 보험의 증권이 없다면, 보험 계약자가 증권 재발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담당 설계사에게 요청해도 되고, 가입한 보험사의 콜센터에 계약자가 전화하면 재발행이 가능합니다.

증권을 통해 담보구성을 확인하여 원하는 보장 내용으로 가입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암 발병이 걱정되어 보험에 가입했다면, 암 진단비 등 암을 대비하는 담보로 구성되었는지를 살펴야 하죠.

증권에 해당 담보가 없다면 상품명에 ‘암’이란 글자가 있더라도 암 진단 후 보험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설계 과정을 거친 담보 구성을 구매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보험 상품이란 형식이 아닌 담보구성이라는 내용에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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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보험의 진짜 문제는 정보 부족이 아닌 잘못된 정보의 범람입니다. ‘정보로 인한 문제는 기술이 아닌 올바른 정보로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보험 정보 플랫폼 인스토리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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