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선택지 중 고민하는 모습

보험 vs 보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선택하는 법

by 장명훈

갱신형 vs 비갱신형, 무엇이 더 유리한가요?

보험료 내는 형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가 있어요. 바로 갱신형과 비갱신형이에요. 갱신형은 갱신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보험료가 바뀝니다. 예를 들어 ‘10년 갱신’이라고 하면 10년마다 보험료가 변하는 거죠. 비갱신형은 보험료가 끝까지 변동이 없는 걸 말해요.

갱신형의 특징 중 하나는 매월 내야 하는 초기 보험료가 비갱신형보다 싸다는 것인데요. 당장은 보험료가 저렴하니 갱신형을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우선 보험료는 연령이나 보험사의 손해율 등에 따라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갱신형으로 선택할 경우,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죠. 나이가 들수록 질병 위험률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보험료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병원 신세를 진 경험이 많다면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의 폭도 좁아질 수 있고요. 이때 보험료가 얼마나 오를지 예측하기란 힘들죠. 나이가 들면서 소득은 줄어드는데 보험료는 계속 오르게 된다면 재정 계획이 부담될 수 있어요.

만약 보험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면 갱신형에 가입해 두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당장 다음 달에 병원 신세를 질 거라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있을까요?

대부분의 경우는 비갱신형이 유리해요. 만약 나이가 많아서 보험료가 비싼 것이 부담된다면 비갱신형 대신 주기가 20~30년으로 긴 갱신형 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요.

단, 실손보험비 보장은 모두 갱신형밖에 없어요. 보장하는 범위가 워낙 넓고 혜택도 좋은 보험이다 보니 손해율, 위험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여 보험료가 갱신되죠.

만기환급형 vs 순수보장형, 어떤 것을 택해야 하나요?

만기환급형은 보험 만기가 됐을 때, 지금까지 낸 보험료를 대부분 혹은 그대로 돌려준다고 약속하는 보험 상품이에요. 일종의 ‘저축’ 개념을 적용한 셈이죠. 반대로 순수보장형은 내가 낸 보험료가 오직 ‘보장하는 일’에만 쓰여, 나중에 돌려받는 금액이 없거나 매우 적은 보험이고요.

만기환급형에 솔깃하셨나요? 보험료를 내면서 병이 생기면 이런저런 보험 혜택도 볼 수 있는데다가 어차피 낸 돈을 돌려받는다고 하니 손해 볼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죠.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 똑같은 보장의 상품이어도 만기환급형이 순수보장형보다 비싸요. 기본계약 보험료에 특약 비용이 더해진 ‘보장 보험료’와는 별도로 만기에 돈을 돌려받기 위한 적립 보험료를 더 내야 하기 때문이에요.
  • 만약 순수보장형에 가입하는 대신에 아끼는 돈을 저축하고 투자한다면 만기환급형으로 돌려받는 금액보다 더 큰 자금을 모을 수 있어요. 보험사가 만기환급형 상품의 적립보험료에서 별도의 사업비를 떼어가거든요.
  • 만기환급형으로 돌려받는 금액은 80세 만기 보험이라면 80세에, 100세 만기 보험이라면 100세에 돌려받게 돼요. 그때는 이미 화폐 가치가 하락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 돼 있을 거예요.

또 다른 문제도 있어요. 만기 환급형을 선택해 보험료가 비싸지면 결국 끝까지 유지를 못 하고 해지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난 화에서 보험 10년 유지율이 10% 안팎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는데요. 보험료만 비싸게 내다가 중도에 해지한다면 손해 볼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거예요.

80세 만기 vs 100세 만기, 차이가 무엇인가요?

‘100세 시대’니까 보험도 100세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되나요? 현재 가입할 수 있는 실비 보험은 경제적 여력이 된다면 100세까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치료비에 대비할 수 있어요. 3대 질병 진단비 보험은 어떨까요? 80세 만기를 추천하는 이유가 있어요.

우선 30세에 보험에 가입한다고 해볼게요. 100세가 되면 이미 30년이 두 번 넘게 지나는 긴 시간이죠. 과거 10년 물가상승률 평균 2%를 반영하면 30년마다 화폐 가치가 절반으로 작아지기 때문에 나중에는 충분한 진단비가 되지 않을 수 있어요. 30세에 암 진단비 5,000만원을 가입해도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100세가 됐을 때 1,2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지는 셈이죠.

또 나이가 들수록 수술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요. 80세가 넘어서 3대 질병에 해당되는 중병에 걸리게 되면 몸이 약하고 기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요.

100세 만기로 보험을 준비하려면 보험료도 껑충 뛰죠. 보험료를 낮추고 보험을 유지할 확률을 높이면서 그 차액을 노후 생활 준비에 쓰는 것이 더 유리해요.

나의 상황과 방향성에 맞게 선택해 보험료를 줄인 돈으로 노후 자산을 잘 쌓아가세요.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 생각지 못한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요.


Edit 이지현 Graphic 조수희 함영범

– 해당 콘텐츠는 2023년 5월 8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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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훈

책과 브런치, 유튜브로 ‘전 국민 반값 보험료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불필요한 보험료를 최대한 줄여, 인생에서 더 중요한 자금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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