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의 파운드(FOUND) 기획 노트

브랜드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

토스의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는 토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꾸준히 들려주며 브랜드 이미지, 즉 ‘토스다움’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토스 안에 브랜딩이 필요한 영역을 찾아 기획하고 실행하는데요.

파운드도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램이에요. ‘도전과 혁신’이라는 토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같은 팀 영상 PD님과 함께 기획하던 중, 사내에서 막 활동을 시작한 ‘토스벤처스’를 발견했어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나 벤처를 찾아 투자하는 조직인데요. 토스벤처스가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를 진행하고, 그 투자 덕분에 사회에 큰 변화가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브랜드 활동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 비즈니스에도 기여할 수 있을 테고요. 

‘스타트업’이라는 소재도 매력적이었어요. 토스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브랜딩 기회라고 봤어요. 토스도 스타트업에서 시작됐고, 스타트업이 계속 도전하면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곳이라는 점에서 딱 맞아떨어지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치열하고 절실한 스토리에 대중도 충분히 공감하고 흥미를 느끼겠다고 판단했고요. 

파운드가 공개됐을 당시 왜 ‘서바이벌’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들었어요. <Fintech: Behind the Simplicity>를 통해 토스의 전반적인 역사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이야기를 꽉 차게 담은 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봤다면, 다음 브랜드 캠페인에서는 저희가 던진 이야기에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얹으면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연장선상에서 예능, 서바이벌과 같은 장르를 시도해보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고요.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최근 들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이 안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사업이 기획되고 성장해나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많기에, 소재 이외의 다른 것들을 이용해 대중과의 접점을 최대한 넓혀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결국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의 일은 브랜드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이니까요. 스타트업의 브랜드 캠페인으로는 생소하지만, 대중에게는 익숙한 형식을 차용한다면 이해도와 흥미를 모두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죠. 

파운드 EP. 1 START ‘엘리베이터 피치’를 위한 그래픽 작업과 결과물

비슷한 이유로 파운드 본편이 릴리즈되기 전 ‘파운드 성향 테스트’라는 것도 만들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테스트 형식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녹여냄으로써, 스타트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하고 저희의 메시지에 공감했으면 하는 시도였죠. 

모두가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파운드의 키 메시지는 ‘어쩌면 대단한 발견’이에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작은 불편함을 발견했을 때 세상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토스는 ‘돈 보내는 건 왜 이렇게 불편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고요. 직방은 창업자가 사회초년생 시절 고시촌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녔던 경험이 너무 힘들었는데 시간이 흘러서도 이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발견한 데서 시작됐어요. 맛있는 걸 오래 먹고 싶었던 마켓컬리의 창업자는 좋은 식재료가 유통 과정에서 손상되는 문제를 발견하고 “건강한 음식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죠. 

파운드를 통해 이미 스타트업에서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대학생, 청소년 등 일반 대중이 쉽게 떠올린 사소한 불편함이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파운드를 보는 누구라도 ‘이런 것도?’, ‘나도?’라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도전 의식을 갖기를 바랐던 거예요. 

이를 위해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모두가 같은 페이지에 있게 하는 것’이에요. 물론, 회차마다 전달하고 싶은 키워드를 뽑고, 가편집본을 보며 그 키워드를 가장 잘 전달하는 장면을 골라내는 것도 저희의 일이에요. 스타트업을 잘 모르는 대중이 파운드를 보고 싶게끔 만들기 위해 포괄적인 키워드로 포장해 옥외 광고를 진행하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고요. 브랜드 메시지를 뾰족하게 전달하기 위한 수많은 방법론이 있지만, 그 기반에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프로젝트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그리는 상을 뚜렷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래야만 모든 결과물이 같은 브랜드 메시지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파운드 옥외 광고

시도보다는 시작에 가까운 일

파운드를 기획하면서 기대했던 효과는 크게 3가지였어요. 

  • 스타트업 업계에서 대표적인 이벤트가 되는 것
  • 대중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되는 것
  • 우리의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실질적인 투자처를 찾는 것

축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차범근축구상’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한 해 동안 가장 훌륭한 활약을 한 초등학생 축구선수에게 부여되는 이 상을 받으면 무조건 성공한다’라는 속설이 있죠. 마치 차범근상처럼 ‘파운드에서 수상했다면 정말 성공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파운드가 끝난지 얼마 안 됐고, 원하는 결과를 듣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1등한 팀이 파운드 이후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기쁜 마음이 들어요.

그렇지만 60%의 성공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중에게 스며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파운드를 진행하면서 재미와 진정성을 둘 다 잡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는데요. 재미를 위해 자극적으로 편집하기에는 ‘한 사람의 일생이 달린 일인데 오락거리로만 소비하면 안 된다’라는 마음이 들었고, 진정성만 가지고 가기에는 ‘그래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 흥미 요소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자주 충돌했어요. 그 균형을 잡는 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만약 파운드가 계속된다면) 점점 저희만의 색을 찾아가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중에게도 더 잘 전달할 수 있지 않겠냐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앞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시도보다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도전을 응원하고, 도전을 응원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실제로 지금까지 토스가 사랑을 받아온 것도 도전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부터 평생 무료 송금, 사기의심 사이렌까지 모두 기존 시장이나 관념에 도전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죠. 어떤 도전은 미움받기도 했지만, 결국 그 도전으로 변화된 삶을 보여줬기 때문에 사랑받고 응원받을 수 있었고요.

세상에 도전을 미워하는 사람은 없고, 도전하는 존재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은 사람들 사이에 늘 존재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도전하며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사람들에게 응원받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는 영상을 이용해 브랜드 메시지를 많이 전달해왔는데요. 앞으로는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임팩트를 강조하는 조직이다 보니 ‘큰 걸 제대로 해야 돼’라는 생각을 은연 중에 가지고 있었는데, 다른 브랜드에 비해 잽이 모자라다는 생각을 요즘은 해요. 이 부분을 함께 채워주실 분이 팀에 합류해주신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네요. 


Words 용석민, 이정효 Edit 송수아

응원받는 브랜드를 함께 만들 동료를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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