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DART 활용법

by 정민규

Editor’s Note

좋은 식재료가 음식 맛을 결정하듯 투자도 비슷해요. 좋은 재료를 갖고 시작한 투자라면 더 건강한 맛을 낼 수 있죠. 한번 제대로 알아두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투자 재료들을 펀드매니저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마치 밀키트를 뜯어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요.

1화에서는 투자의 가장 기본 재료인 ‘전자기업공시시스템(DART)’을 먼저 알아볼게요. DART를 알고는 있지만 어디부터 봐야할지 막막했던 분에게 이 글을 추천해요.

“내가 자주 쓰는 제품이나 좋아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는 게 투자의 첫 걸음”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죠. 그런데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다짜고짜 투자할 수는 없어요. 경제 능력은 탄탄한지, 이 기업이 하는 사업의 전망은 어떤지 등 꼼꼼하게 알아봐야죠. 이럴 때 펀드매니저가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 ‘전자기업공시시스템(DART)’이에요. 보통 “다트”라고 부르죠.

DART, 자기 소개 먼저 할게요

기업이 투자자들을 위해 솔직한 정보를 올려놓는 ‘게시판’ 같은 곳이에요. 잘못된 정보를 올려놓은 기업은 제재를 받기 때문에 믿고 볼 수 있죠. 이곳에 올라온 모든 정보는 누구나 들어가서 무료로 볼 수 있어요.

DART는 ‘Data Analysis, Retrieval and Transfer system’의 약자예요. 기업이 종이로 공시하던 것을 바꿔 누구나 인터넷에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어요. 1998년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정해졌고, 같은 해 8월에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죠. 완전한 전자공시 시대로 넘어간 것은 2001년이에요. 이때부터 공시서류를 반드시 종이로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없앴거든요. .

DART를 통해 알려지는 기업들의 수많은 자료와 정보들은 이용자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이 되는 정보로 재탄생하기도 해요. 복잡하고 많은 정보와 숫자가 담겨있다보니 처음엔 어려워보일 수 있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내 입맛에 맞게 기업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요.

가장 먼저 할 일, 사업보고서를 필독해요

상장기업은 결산 후 90일 이내에 의무적으로 사업보고서란 것을 제출해야 돼요. 사업보고서는 말 그대로 ‘우리 이렇게 사업을 해오고 있어요’라는 것을 알리는 기업 종합 보고서예요. 기업의 설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우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죠. 그중에서도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은 이 세 가지에요.

  • Ⅰ. 회사의 개요
  • Ⅱ. 사업의 내용
  • Ⅲ. 재무에 관한 사항

이 항목들은 투자자들이 ‘이 회사를 투자해도 될까’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어요. 하나하나 차근차근 살펴 볼게요.

📍 <Ⅰ. 회사의 개요>는 설립부터 현재까지의 연혁과 사업 부문 구성, 신용평가 등급, 자기주식 보유 현황, 유상증자 및 무상증자 이력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항목이에요. 회사의 가치는 순이익, 순자산과 같은 숫자로만 이뤄지지 않아요. 해당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자사주 매입 활동은 어떻게 해왔는지, 신용평가등급은 어떤지 등 비재무적 지표 역시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해요.

📍 <Ⅱ. 사업의 내용>은 이 회사가 속한 산업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에요. 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에서 이 회사의 경쟁 상황은 어떤지,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도 파악할 수 있어요. 더 구체적으로 보면 회사가 주력으로 영위하는 사업, 매출 구성, 원재료, 생산 능력(CAPA), 가동률, 주요 고객사, 연구개발(R&D) 등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해요.

이밖에도 회사가 속한 산업이 어떤 경로로 발전해 왔는지, 업황은 어떤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산업 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얼마나 되는지, 회사가 주로 생산하는 제품이나 판매하는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유사한 제품이나 상품을 판매하는 경쟁사는 어떤 곳이 있는지, 회사의 매출액 구성은 어떤 제품 혹은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등 깊고 다양한 정보들이 이 부분에 담겨있어요. 방대한 정보가 담겨있다보니 1부터 100까지 정독하는 것이 저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여기 있는 내용을 꼼꼼하게 읽으면 이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가장 빠르게 높일 수 있어요.

📍 <Ⅲ. 재무에 관한 사항>은 회사 체력을 점검할 수 있는 곳이에요. 재무제표를 구성하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주석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또 해당 기업의 배당 정책과 배당 이력, 주식이나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이력 등 핵심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기업의 재무정보를 담고 있는 만큼 이 곳은 대부분 숫자로 이루어져 있어요. 실적과 재무상태 등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정보들이 있죠.

투자자가 재무제표의 각 회계계정 의미와 성격을 이해한다면 이 곳에 담긴 정보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투자자들이 회계원리와 중급회계까지는 어느 정도 공부한다면 투입한 시간과 노력 대비 얻을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 더 열정적인 투자자라면 고급회계 공부까지도 추천할게요.

두번째 할 일, 기업이 계속 돈을 잘 벌 수 있을지 확인해요

기업이 성장하는 경우는 매우 다양해요. 우선 판매하는 제품 혹은 상품의 가격이 오르거나 판매량이 늘어나면 기업은 성장할 수 있어요. 혹은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고 그 사업이 잘되는 경우에도 성장하죠. 기업의 선택이나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성장하거나 위축될 수 있어요. 변화는 때때로 기업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발생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코로나로 인해 여행 수요가 줄거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발생한 곡물 가격 상승 등은 개별 기업의 선택과는 무관한 현상으로 볼 수 있죠.

하지만 생산 시설에 투자해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CAPA 증설’은 기업이 스스로 선택한 결정이에요. 시장상황과 수요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정한 것이죠.. 우리는 DART를 통해 기업이 결정한 것들을 볼 수 있어요.

시설투자를 공시한 기업을 검색하기 위해서는 공시통합검색의 검색조건을 ‘보고서명’으로 체크한 뒤 ‘신규시설투자등’으로 검색하면 돼요. 혹은 ‘시설’로 검색을 해도 되는데, 이 경우 검색 후 뜨는 팝업박스에서 ‘신규시설투자등’을 체크하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동일한 검색 결과가 나와요.

투자자들에게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 기업들은 의무공시대상에 해당하는 규모의 시설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시를 통해 알리는 경우도 있어요. 이 경우 ‘신규시설투자등(자율공시)’로 공시가 돼요. 이때는 ‘시설’로 검색한 뒤 뜨는 팝업창에서 ‘신규시설투자등(자율공시)’도 함께 체크해서 확인을 누르면 자율공시 사례까지 모두 볼 수 있어요.

시설투자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은 투자의 목적과 대상, 규모, 기간, 자금조달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이런 정보들을 보면 이 기업이 어떤 곳에 얼마나 투자를 하고, 언제 그 시설이 완공되어 판매량이 증가할 수 있을지를 예상해 볼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 공시는 큰 호재로 받아들여져요. 왜 그럴까요? 기업 입장에서 큰 돈을 투자해 시설을 늘린다는 것은 굉장히 신중한 결정이에요. 전방 시장의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거나 수요가 늘어갈 것이라는 판단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겠죠. 결국 앞으로 기업이 돈을 더 벌 수 있는 환경이나 능력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요.

좀 더 가치 있는 판단을 하려면 앞서 설명한 사업보고서의 <Ⅱ. 사업의 내용>과 함께 보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면 <Ⅱ. 사업의 내용>에서 가동률을 확인해요. 가동률이 현재 90%를 초과하는 Full-CAPA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는지도 볼 수 있죠. 이때 만약 가동률이 낮다면 왜 굳이 추가 시설 투자에 나서는 것인지 등을 체크해볼 수 있어요.

또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시설투자 공시가 나올 경우 <Ⅱ. 사업의 내용>에서 해당 기업이 기존에 하던 사업과 비슷한 신규 사업으로 진출하는 것인지도 체크할 수 있어요. 그러면 신사업을 위해 무리한 규모의 투자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기존 사업의 강점을 살려 신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판단해볼 수도 있겠죠.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신규시설 투자, 기존시설 증설과 관련된 공시 규정은 아래 표와 같아요.

코스피 상장 기업은 자기자본의 10% 이상(대규모 법인은 5% 이상) 또는 1,000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신규시설 투자, 기존시설 증설에 대해 의무적으로 공시를 해야 돼요. 코스닥 상장 기업은 코스피 시장 공시의무와 자기자본 규모 요건은 동일하지만 투자금액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다고 해도 반드시 공시해야 하는 의무는 없어요.

세번째 할 일, 우등생들이 투자한 기업이 어딘지 관찰하기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는 상장기업 전체 지분의 5% 이상 보유하게 된 주주는 5일 이내 그 사실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어요. 또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그 사실 또한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하고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 지분을 5% 이상 취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렇게 공시를 통해 알린 뒤 불가피하게 뒤따르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때마다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는 상황에서 만약 지분을 팔았다는 공시를 할 경우,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도 더 지분을 팔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주가가 떨어질 위험도 생겨요.

하지만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개별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취득해 공시대상으로 올라온 주주들의 면면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장기간 훌륭한 투자성과를 거둬온 자산운용사나 슈퍼개미의 경우 그 투자자가 해당 기업 지분을 5% 이상 매수했다는 사실 자체가 큰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미 투자 우등생이기 때문이죠.

투자 우등생들이 공시한 주식 보유 현황을 검색하는 방법을 살펴볼까요?

우선 검색조건에서 보고서명으로 체크한 뒤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약식)’으로 검색을 해요. 그리고 ‘제출인명’에 알고 싶은 투자자 이름을 적은 뒤 검색 버튼을 눌러요. 그런 해당 투자자가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공시나 5% 이상 지분 취득 이후 1% 이상의 지분 변동 공시가 모두 검색돼요.

예를 들어 브아이아피자산운용으로 검색할 경우 현대이지웰, 현대에이치티, KSS해운, 태평양물산, SBS, 아세아, 한라홀딩스, 파마리서치, 동국제약 등 이 운용사가 전체 지분의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을 모두 볼 수 있어요.

같은 방법으로 슈퍼개미로 유명한 박영옥 씨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보유하거나 매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리스트를 볼 수 있어요. 또 투자 우등생 중에는 직접 자산운용사를 차려서 펀드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한국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강방천 씨의 경우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이끌고 있어요. 최준철 씨가 이끄는 VIP자산운용도 있고요.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투자자가 아닌 긴 시계열의 여유를 갖고 장기간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나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이런 방식으로 추적 관찰하는 것은 투자 대상을 고를 때 큰 도움이 돼요. 훌륭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관찰하는 방법이죠. 또 이들의 투자 인사이트나 관심 섹터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해요.

사람이 무언가를 익히고 능숙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DART 공시를 활용하는 법도 마찬가지죠.

분명 DART를 처음 활용하거나 DART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이 수많은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재가공해서 투자에 적용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낄 수밖에 없어요. 공시 자료를 읽는 것이 직업인 저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DART의 공시 자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공재와 같고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나 높은 직위의 사람이 독점하고 있지도 않다는 것을요.

Edit 이지현 Graphic 이은호 김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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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S회계법인에서 M&A 실사, 밸류에이션, 인수 매각 자문 업무를 수행했고, 현재 A자산운용 펀드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약 12년 동안 개인투자를 해오면서 경험한 시행착오를 토대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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