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향 화살표를 들고 있는 사람

금리가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나는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by 오상열

“금리가 쪼까 떨어져가꼬 한 15%밖에 안 되지만, 이자 따박따박 나오고 은행만큼 안전한 곳이 없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 바둑기사 김택이 받은 상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죠. 은행 예・적금 이자만 받아도 하이 리턴(high return)으로 재테크가 가능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기준으로 했을 때, 1988년은 은행 예・적금 금리 정점을 찍었던 시기입니다. 이 때 기준으로 15% 정도였거든요. 2019년도는 어떤가요? 1.5% 정도로 최저점을 찍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 또한 다시 올라가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돈의 가격도 계속 올라가기 때문인데요.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돈을 빌려가는 사람들 또한 많아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은행 입장에서도 금리를 계속 올려도 되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죠.

은행은 빌려줘야 하는 돈이 많아질수록 좋으니 돈을 맡기려는 사람들의 돈을 계속 맡아주려 합니다. 돈을 맡기는 사람들에게도 높은 금리를 약속할 수 있고, 그래서 이자는 계속 높아지게 되는 것이고요. 금리 상승일 때엔 경기 호황이고, 금리가 떨어지면 경기가 불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렇게 ‘금리’ 에 따라 경제 상황도 변화하고, 우리가 투자해야 하는 금융 상품도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의 저자로도 유명한 투자의 거장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모형이론’을 활용하면 언제, 어떻게, 어떤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좀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볼까요?

1단계. 금리 최고점 – ‘예금’ 투자

달걀의 가장 윗 부분을 말합니다. 금리가 가장 높은 이 시기에는 돈을 포함한 모든 물건에 대한 수요 또한 많아지기 때문에 물가와 이자가 상승합니다.

이런 시기의 대표적인 투자 자산은 당연히 ‘예금’이 되겠죠. 리스크가 있는 타 금융 상품에 투자할 매력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겨 놓는 대신 약속한 기간 동안의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주고, 예금자보호가 되는 비교적 안전한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다면 굳이 망설일 필요 없이 선택하게 되는 금융상품입니다. 

금리가 하락했을 때의 예금은 큰 돈을 벌기 위한 목적보다는 목돈을 안전한 곳에 모아두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활용하시는 상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2단계. 금리 하락 단계 – ‘채권’ 투자

금리가 떨어지는 단계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인구가 줄어들고 경기가 저성장 국면을 맞이하면서 금리 또한 내려가게 되는데요. 이 때는 ‘채권’이 대표적인 투자 자산이 됩니다.

예금에 넣어두었던 자금을 빼서 채권을 매입하게 되는데요. 채권은 은행 예금처럼 만기에 원금과 함께 이자를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금자보호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예금보다는 좀더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가 내려가면 조금은 위험해도 이자가 다소 높은 채권에 투자를 합니다. 예금에서 채권으로 옮겨 재테크를 한 사람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겠지요.

3단계. 금리 최저점 – ‘부동산’ 투자

금리가 가장 낮은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투자 자산은 ‘부동산’이 됩니다. 금리 하락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려가서, 거의 2~3%에 머물게 됩니다. 이 때는 예금 이자는 물론 채권 이자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죠.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대출 이자가 거의 없으니까,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대출 금리보다 부동산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훨씬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 사례가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한 갭투자인데요. 대출과 전세금을 이용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이 성행하기도 했습니다.

본인 명의의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예로 들어볼게요. 1억원 짜리 집을 사는 데, 내 돈 1천만 원만 있어도 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요. 내 명의의 집을 전세로 빌려주면 전세금 5천만 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낮은 금리의 대출로 4천만 원, 마지막으로 모아둔 돈 1천만 원을 가지고 집을 살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집이 1억 5천만 원이 된다면? 내 돈 1천만 원으로 5천만 원의 차익을 보게 됩니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저금리를 활용해 부동산에 투자하여 부자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각종 신도시와 강남권 개발, 지금도 진행중인 재건축・재개발 등으로 ‘부동산’ 은 어느 정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습니다.

4단계. 금리 상승 단계 – ‘주식’ 투자

마지막 단계는 금리가 다시 오르는 시기입니다. 대출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라면 부담 또한 커지겠죠. 갚아야 하는 이자금도 늘어나게 되니까요. 그래서 3단계 때 부동산을 샀던 사람들이 땅이나 건물을 서서히 팔기 시작합니다. 

또한 금리 상승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 또한 좋아집니다. 주식 시장도 자연스레 활성화되겠죠.

다만, 금리가 오르는 원인이 ‘한국의 경기 성장’이 아니라 ‘미국 금리’ 일 때에는 주식이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좀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만약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는 미국 달러가 강세이기 때문에, 모든 신흥국들의 달러가 미국으로 갑니다. 한국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대출 금리, 연체 이자 모두 덩달아 오르게 되고, 서민들도 대출 이자 폭탄을 맞게 됩니다. 서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죠.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의 금리 상황과 연결되어 있을 때에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경제 상황은 순환합니다. 4단계가 지나면 다시 금리 최고점을 찍게 될 것이고, 예금이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내는 금융 상품이 되겠죠? 지금 한국 경제가 겨울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면, 언젠가 봄이 오고 다시 여름이 될 것입니다. 

달걀모형이론을 알아두면, 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 변동 흐름도 잘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맞는 자산 운용을 하기 위해서는 (유동성 있는) 현금 자산을 항상 보유할 필요가 있겠죠. 그래야 예금, 채권, 부동산, 주식 등 경기 흐름에 맞는 투자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이은호

– 해당 콘텐츠는 2019. 11. 29. 기준으로 작성되고, 2024년 01월 28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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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열

CFP, 증권/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금융 전문가로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을 거쳐 현재 오원트 금융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테크 기본서 출간 후 재무 설계사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사람들의 재테크 고민을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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