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 오늘 먹은 떡볶이값 메모해야 부자 되는 이유

by 김나영

1단계 미션: ‘용돈 모으기' 시작하는 6가지 방법 알아내기

안녕하세요? 앞으로 돈에 관한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고, 미션 달성을 도울 나쌤이에요. 오늘은 용돈을 아껴보려고 해도 잘 안 돼서 걱정인 고1 현아가 사연을 보냈어요. 이 답답함… 막막함… 다들 공감되죠? 같이 해결해볼까요?

💌 매주 월요일에 용돈을 3만 원씩 받아요. 그런데 목요일쯤이면 항상 돈이 없어요. 엄마한테 올려달라고 하면 무조건 아껴서 쓰래요. 저는 정말 비싼 거 사지도 않거든요? 돈 모아서 내년엔 콘서트도 가야 하는데.. 용돈 모으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현아에게 제일 먼저 제안한 방법은 기록하기. “너무 귀찮다"며 울상이기에, 용돈 쓰는 체크카드 앱에서 어디에 썼는지 메모만 하면 그게 기록이라고, 그 화면 캡처만 해서 보내달라고 요청했어요. 일주일 후 현아는 이런 기록을 보내왔습니다.

“소소하게 천 원, 2천 원 썼을 뿐인데 또 목요일에 3천 원 남아버렸다”는 말과 함께요. 지금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현아와 친구들을 위해, 일상적인 소비습관 속에서 돈 관리 시작하는 6가지 방법을 준비했어요.

Q1. 소비 기록은 왜 하는 건가요?

귀찮은 마음 이해해요. 하지만 간단한 메모는 진짜 내 돈을 모으기 위한 시작점이에요.

크게 쓰는 곳도 없는데 돈이 사라져 있는 현아의 모습 속에 우리들의 모습도 조금 있지 않나요? 저도 한동안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이었어요. 대체 어디에 다 쓴 건가 싶어 기록을 시작했죠. 매일 한 잔씩 사먹던 커피, 지각할까봐 가끔 타던 택시… 그런 사소한 게 모여 결국 100만 원, 200만 원도 되더라고요. 제가 신상 옷에 마음이 잘 흔들린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딱 3주 정도 써보면, 내 소비 습관을 알 수 있어요. 바로 이 ‘스스로 돌아봄'이 모든 돈 모으기의 첫 걸음이에요!

손으로 일일이 쓰는 게 어렵다면 용돈관리 앱이나 체크카드를 쓰는 금융앱을 활용하세요. 한번 연동해두면 결제한 내역마다 메모를 추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간편하게 기록을 남겨보세요. 점검 없는 계획은 아무런 힘이 없답니다.

Q2. 용돈은 어떻게 받는 게 좋은가요?

주기를 정해서 규칙적으로 받아야 해요. ‘용돈계약서'를 만들어 부모님과 나의 도장을 찍으면 서로 책임감도 진해져요.

현아의 용돈이 정말 적어서 늘 부족한 걸까요? 토스의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한 달 평균 용돈은 10만 원이래요. 현아는 한 달에 12만 원인 셈이니 오히려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에요.

하지만 무조건 또래의 평균 용돈에 맞출 필요는 없어요. 집의 상황마다, 내가 쓰는 항목마다, 지역마다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먼저 1) 내가 꼭 써야 하는 돈(예를 들면 교통비, 학교 준비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2) 그중 자신이 용돈으로 써야 하는 항목이 어떤 것들인지 살펴보고 부모님과 용돈 액수를 상의하는 게 좋아요.

용돈으로 어느 항목까지 지출할 것인지도 부모님과 함께 잘 협의해보세요. 만약 학원 교재비 같은 것까지 모두 용돈에서 지출하기로 한다면 또래 평균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하겠지요. 또, 용돈을 받는 주기도 함께 정해야 해요. 돈 관리가 힘든 친구들은 주 단위로 받는 걸 추천합니다.

용돈으로 지출할 항목, 액수, 받는 일정 등을 정했다면, 아래 예시처럼 부모님과 용돈계약서를 작성해보세요. 이때 ‘용돈을 다 써도 더 달라고 하거나, 다음 번 용돈을 미리 달라고 하지 않기’ 원칙은 꼭 넣기를 권해요. 정해진 기간 안에 정해진 예산을 쓰는 것이 돈 관리 시작의 핵심이거든요. 만약 불가피하게 돈이 더 필요한 사정이 생긴다면 집안일을 돕는 홈알바, 혹은 진짜 아르바이트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 내 인생 최초의 계약서는 ‘용돈계약서' 어때요?

Q3. 용돈은 늘 부족한데 어떻게 돈을 모으나요?

쓰고 남는 돈을 모으려고 하면 평생 모을 수 없어요. ‘먼저 떼어두기'가 비법입니다.

용돈을 얼마나 받으면 돈을 모을 수 있을까요? 적게 받아도 그 안에서 저축하는 친구가 있고, 많이 받아도 다 써버리는 친구가 있죠. 먼저 목표를 정하세요. 6개월 뒤 3만원이 필요하다면? 그때 갑자기 3만 원을 쓰기는 어렵지만 한 달에 5천 원씩 미리 떼어두는 건 조금 더 쉽잖아요.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가 12만 원이라서 너무 비싸면, 내년에 가기로 마음먹고 지금부터 매월 1만 원씩만 떼어두세요.

혹시 ‘오디세우스' 들어봤나요?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나오는 인물인데요, 그는 바닷길을 지날 때 세이렌의 노래가 들리면 바다로 뛰어들어 죽게 된다는 걸 알고, 미리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어둡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미리 방지한 거죠. 마찬가지로 돈을 모으고 싶다면 오디세우스처럼 사전에 방지하는 일이 필요해요.

지갑에 모아두면 당연히 슥 써버릴 확률이 높겠죠? 모으기로 한 돈은 정기 적금 등으로 자동 이체를 해두세요. 지금의 결심이 조금 흐려져도 자동 이체가 실천을 도와줄 거예요.

Q4. 돈을 모으는 통장은 몇 개가 좋을까요?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심리 계좌'를 이용하세요.

목표마다 돈을 나눠본 적 있나요? 6개월 뒤 콘서트를 가려고 모으는 건 단기 목적 자금, 3~4년 뒤 대학 가면 유럽 배낭여행할 돈을 모으거나 10년 뒤 결혼자금을 모으는 일은 중장기 목적 자금으로 볼 수 있어요. 이렇게 ‘쓰려는 곳'에 따라 적금 통장을 따로 만드세요.

어차피 돈에 이름이 붙는 것도 아닌데, 한 통장에 넣어둬도 상관없지 않냐고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면 결혼자금 통장으로 모은 돈은 여행 자금으로 잘 쓰지 않는대요. ⟪넛지(Nudge)⟫라는 책으로 유명한 시카고 대학교의 리처드 탈러 교수는 이런 마음을 심리계좌(mental accounting)이라고 불렀어요.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런 사람의 마음이 오히려 돈을 모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목적(사용처)에 따라 돈을 나눠두고, 그곳에 모인 돈은 미리 정한 목적으로 쓰는 것 잊지 마세요.

Q5. 갑자기 꽂힌 웹툰을 보다가 용돈을 다 써버릴 땐 어쩌죠?

항목별 상한선을 정해보세요.

사람마다 소비의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특정 항목이 있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죠. 현아는 옷이나 잡화에 소비가 많아 보이고, 저도 그래요. 어떤 친구는 게임이나 웹툰 등에 지출이 많고요. 이럴 땐 항목별로 ‘이번 주, 혹은 이번 달에 최대로 쓸 돈'을 정해두는 게 필요합니다. “매주 웹툰에 3천 원 이상 쓰지 않겠다"고 정하는 거죠.

만약 ‘한 달에 게임 아이템 구입은 1만 원까지만'을 정했는데 오늘 9900원을 썼다면? 이번 달에는 더 이상 게임에 쓸 돈이 없는 거예요. 이때 다른 항목으로 나눠둔 돈을 끌어다 쓰면 안 됩니다. 항목별 금액을 지켜야 심리계좌를 활용한 지출 통제에 성공하는 거예요. 쓸 때마다 기록해둬야 항목별 얼마 썼는지 점검도 가능하겠지요?

Q6. 자꾸 내 취향의 상품이 보일 때, 어떻게 지름신을 억제하죠?

저는 쇼핑몰 푸시 알림과 마케팅 메시지부터 차단했어요.

요즘은 모자 하나 사려고 검색하면 그때부터 기사를 보든 SNS를 하든 모자 광고가 나를 따라다니죠? 내가 뭘 검색했는지, 무엇을 클릭했는지, 거기서 머물렀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수집되어서 그래요.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제시해주어 좋은 점도 있지만, 불필요하게 지르게 되는 경우도 늘어나요. 가격이 비싸지 않아 결제 버튼을 누르다 보면 또 그 금액이 쌓여 커지고요. 저도 소비 절제 프로젝트를 해봤는데요, 제일 먼저 온라인 쇼핑몰의 푸시 알림이나 마케팅 메시지 수신을 설정에서 껐어요. 그랬더니 확실히 눈에 보이는 게 적어지고, 결제 횟수도 줄었답니다. 사고 싶은 건 장바구니에 담고 며칠 밤 지난 뒤 결제하는 원칙도 세웠어요. 하룻밤 지나면 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때도 많거든요. 이렇게 지름신에 지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봐요.

‘용돈 모으기' 시작하는 6가지 방법을 알게 됐다면? 오늘의 미션 완료! 축하합니다🍀


Edit 주소은 Graphic 조수희, 함영범

– 해당 콘텐츠는 2023. 1. 19.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 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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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서울의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공부하고 성장하고 있는 교사. 실험하며 경제와 수학을 익히는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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