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도 돈 이야기는 쓸 수 있죠”

by 김얀

안녕하세요. 김얀입니다. 저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를 해볼게요.

지금까지 총 6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돈’에 관련된 책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요. ⟪돈독한 트레이닝⟫과 ⟪오늘부터 돈독하게⟫, 최근 출간된 ⟪돈의 말들⟫까지. 혹시 경제 전문가는 아니냐고요? 네, 아닙니다. 저는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어요. 실제로 돈 공부를 시작한 것도 38세 여름부터였고요. 지금 제가 마흔 두 살이니까 4년 전이네요.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돈에 관한 책을 3권이나 쓴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작가는 ‘지금 쓰는 사람’이에요

처음부터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치기공과를 전공한 뒤 경상남도 울산의 한 치과에서 일하고 있는 작가 지망생이었죠. 그런데 아무리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일을 하는 내내 쓰고 싶은 문장들만 ‘둥둥’ 떠오르는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살아야겠다’며 일을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왔죠. 그렇게 작가가 된 것이냐고요? 아니었어요. ‘현실의 나’는 달라진 게 없었죠.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완성한 경험이 없는 채로 시간이 흐를 뿐이었어요.

어느 날, 친구가 저에게 물어보더라고요.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왜 글을 쓰지 않느냐고. 그때는 신춘문예에 등단해야만 ‘작가’가 되는 줄 알았기 때문에 “지금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 신춘문예에 글을 제출할 거다”라고 대답했죠. 조금 고민하던 친구는 저에게 이렇게 조언을 해줘요.

“그런데 ‘지금 쓰는 사람’이 작가 아닌가? 블로그에라도 써보는 건 어때?”

저는 아직도 이 친구를 은인이라고 생각해요. 그 말을 듣고 블로그에 연애, 여행, 책 이야기를 무작정 쓰기 시작했어요. 지금 당장 제가 쓸 수 있는 주제들이었죠. 제 글을 본 친구가 이번엔 이런 아이디어를 냈어요.

“SNS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한테 네가 쓴 글을 보내봐. 혹시 모르지. 홍보해줄 수도 있고.”

그 당시에 개그맨 남희석 씨가 트위터에서 꽤 많은 팔로워를 갖고 있었거든요. 남희석 씨의 트위터 아이디를 멘션(남희석 씨에게 전달되는 메시지)하고 제가 쓴 글을 읽어봐달라는 글을 올렸죠. 그 글을 남희석 씨가 다시 인용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리트윗을 해주면서 저의 블로그 방문자 수가 폭발하기 시작했어요. 10명이었던 일 방문자 수는 7,000명이 됐죠.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연락이 쏟아졌고요. 당시 연애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쓴 글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는 ‘연애 섹스 칼럼니스트’로 데뷔하게 됩니다.

돈이 없어도 돈 얘기는 쓸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글로만 먹고살기엔 여전히 무리가 있었죠. 은행에 가서 주택 대출을 받으려고 연 소득 증명서를 떼어봤다가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1년 동안 번 돈이 480만 원뿐이더라고요. 은행 직원이 4,800만 원으로 잘못 봤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숫자였던 거예요. 당시에 드라마 작가로 계약하고 받은 돈이 전부였는데 그마저도 이것저것 빠지면서 받은 돈이 480만원이었던 거죠.

이렇게 돈에 대해 모르는 채로 살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다시 치과에 나가 늦깎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어요. 도서관에 가서 경제경영서도 찾아 읽기 시작했죠. 나중에 도서관 대출 기록을 살펴보니 1년간 100권 넘게 빌려봤더라고요. 그러다가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기게 돼요.

작년 여름. 은행 대출 받으러 갔다가 연 소득 480만원(나도 몰랐음)이란 것이 밝혀지고 망신당한 뒤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 일단 내 방식대로 매일 도서관으로 가서 경제신문과 돈 관련 책을 섭렵했다.

사실 올리면서도 조금 부끄러웠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엄청난 거예요. ‘나도 그렇다’며 공감해주는 분들도 많았고, 응원도 많이 받았죠. 솔직함이 무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때 알았어요. 돈이 없어도 돈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요. 처음에는 최소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정도는 되어야 돈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곧장 브런치에 가서 ‘돈독’이라는 첫 번째 글을 썼어요. 이 글 덕분에 6곳의 출판사와 미팅을 진행할 수 있었고요. 돈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풀어놓는 사람들이 드물었던 거죠. 그렇게 저는 돈 이야기를 가장 많이 쓰는 칼럼니스트가 되었습니다.

부자 되는 공식, 작가 되는 공식

여러분, 부자 되는 공식을 알려드릴까요? 아주 쉬워요.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는 것’이죠. 다이어트 성공 방정식은 ‘먹는 것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 이고요. 그렇다면 작가가 되는 공식은 무엇일까요? ‘일단 쓰고, 남한테 보여줘라’ 입니다. 간단하죠?

‘일단 쓰기’를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릴게요. 출판사에 투고하거나 공모전에 제출할 때도 참고하면 좋아요.

  • 첫 문장부터 사로잡을 것 : 대부분의 작가들이 첫 문장에 모든 것을 걸기도 할 정도로 중요해요. 이 글을 더 읽고 싶다는 마음은 ‘첫 문장’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 제목의 힘을 잊지 말 것 : 읽고 싶은 제목을 붙이는 것도 중요해요. 글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야 하죠. 시의 제목을 참고해보거나 전시회를 찾아가 작품의 제목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시나 그림의 경우, 아주 함축적인 제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 글은 머리와 몸으로 쓰는 것 :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혼자 몰입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통해서, 소설가 장강명은 청소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에게 몰입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더라고요. 온전히 나의 생각에 빠져드는 순간을 만들어보세요. 저도 책 한 권을 쓰는 기간 동에는 최대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편입니다.
  • 이미 된 것처럼 생각할 것 : ‘나는 왜 이렇게 안 되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어요. 그러면 계속 부정적인 생각에만 머물게 돼요. 좋은 결과는 긍정적인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자, 이제 준비가 되었다면 나만의 돈 이야기를 꺼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볼까요? 토스 공모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4월 2일까지 지원할 수 있고요. 남은 한 달여간 모이게 될 여러분의 모든 돈 이야기를 응원합니다.


Edit 이지현 Graphic 이은호, 함영범

– 해당 콘텐츠는 2023.2.22.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 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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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얀 에디터 이미지
김얀

작가이자 경기도 부천에서 3명의 여자들과 함께 살고 있는 '김얀집'의 호스트. 쉽고 재미있는 재테크 입문서 《오늘부터 돈독하게》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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