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알못’이 경제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을까?

by My Money Story

어피티 대표 박진영의 머니 스토리

경알못이 경제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을까?

밀레니얼 직장인을 위한 경제 미디어 ‘어피티’(UPPITY) 대표 박진영입니다. 14만 명의 구독자분들에게 매주 월화수목금 오전 6시에 <머니레터>라는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회초년생을 위해 다양한 경제 콘텐츠로 도움을 드리려 하고 있습니다.

어피티를 만들기 전, 2534 직장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심도 있는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그때 발견한 사실이, 이분들은 대체로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만 돈을 관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지금 돈 관리를 잘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냥 엄마한테 맡기고 있어요”, “1~2년 차까지는 쓰고 3년 차 때부터 관리할 생각이에요”, “앞으로도 돈이 잘 안 모일 것 같아요”… 이런 자조적인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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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라는 정글 속에서 제 나이 또래가 아주 좋은 먹잇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담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변액보험에 사인하고, 인스타그램에서 재무 설계를 해준다면서 상품 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넘어가고… 이 분들이 자신의 돈을 굴리는 건 다음 문제이고, 최소한 돈을 몰라서 손해를 보는 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저희 팀 5명 모두가 경제 문외한이었다는 거예요. 팀원들 전공만 보더라도 저는 국문과, 다른 멤버들은 광고기획과, 광고홍보과, 시각디자인과, 경영학과였거든요. ‘경알못’인 우리가 과연 양질의 경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했는데요. 다르게 생각하면 약점이 강점이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경제 전문가가 아니지만, 오히려 또래 타깃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구미에 꼭 맞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죠. 모르면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되고요. 결국 열심히 공부하면서 주 2회 어피티 뉴스레터 발행을 시작했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 무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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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표지만 회사에서 월급을 제일 적게 받아요

스물 여덟이었던 2015년, 콘텐츠 기업을 창업했어요. 내놓는 콘텐츠마다 수익화에 실패하여 2017년에는 사업을 접게 되었고요. 그때부터 외주 제작 일로 돈을 벌었어요. 기업을 대상으로 SNS 홍보 영상, 기업 소개 영상, 카드 뉴스 등을 촬영에서 편집까지 맡아주었죠.

그런데 외주 일을 하는 동안 제 수입이 직장 다니는 친구들보다 더 높은 거예요. 그때 평범한 직장인 3년 치의 연봉을 1년만에 벌었거든요. ‘혼자서도 이 정도 금액을 벌 수 있으면 한 번 더 창업해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콘텐츠 창업을 해봤고 개인적으로 돈도 벌어봤으니, 다시 팀을 꾸리게 되면 이제는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적의 3단 논법으로(웃음) 어피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대표지만 회사에서 월급을 제일 적게 받아요. 월 소득도 일정하지 않고요. 회사 상황이 어려워질 때는 제 월급부터 삭감하고, 가끔 제 비상금을 끌어서 쓰기도 하죠. 어떤 분들은 직원의 역할에 따라 월급을 배분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어피티의 현 단계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대신 제 모자란 월급을 인터뷰, 기고, 영상 출연 등 기타 소득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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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돈 버는 힘을 확인할 때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모아놓은 자산이 많지 않아요. 금융 지식이 있는 것과 실제로 재테크를 잘하는 건 조금 다른 문제인 것 같은데요. 경제부 기자라고 해서 반드시 돈이 많은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경제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는 돈을 모아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하지만 적당히는 깎을 줄 알아야 하니까요.

팀원들과도 이야기해요. 우리가 구독자들과 같이 성장해야 하고, 10년 뒤에 구독자들이 우리보다 훨씬 똑똑해져 있고 부자가 되어있을 때 “우리는 아무것도 못 모았어요” 이러면 안 된다고요. 팀원들끼리 1년 치 재무 목표도 같이 세웠어요. 그런데 작년에 저 빼고 다 달성했더라고요(웃음).

저는 모아놓은 돈을 잘 관리하기보다 수입을 늘리는 편을 선호해요. 수입을 극대화하고 싶어서 사업을 하고 있고요. 스스로 돈을 버는 힘을 확인하는 데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시장에서 이 정도로 벌 수 있고, 이 정도 능력이 된다는 것을 알 때 느껴지는 쾌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돈 버는 힘을 기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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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빚 생기기 딱 좋은 사람이더라고요

어피티를 시작하기 전에는 돈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어요. 외주 제작 일을 해서 번 돈을 계좌 하나에 다 몰아넣고 거기서 돈을 마구잡이로 쓰는 식이었죠. 소비하는 곳도 뻔했어요. 매일 외식하고, 연어를 일주일에 3번씩 먹고, 떡볶이 먹고, 소주 마시고… 돈이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다 보니 돈이 줄어드는 게 체감이 잘 안 됐거든요.

통장에 1,500만 원 쌓였을 때 차를 샀어요.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사회초년생이라면 응당 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큰 돈을 쓰면서도 왜 쓰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하지 않았어요. 그저 남들보다 차를 일찍 샀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당시 엄마가 모자란 돈을 보태 주셔서 차를 샀는데, 막상 그 차를 잘 타지 않아요. 대신 부모님께서 출근용으로 쓰고 계세요.

제 성향을 봤을 때 어피티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정말 위험했을 거예요. 어피티에서 ‘금융 생활 테스트’라는 콘텐츠를 개발해서 배포한 적이 있거든요? 저는 나중에 빚 생기기 딱 좋은 타입이더라고요. ‘생활 대출을 받을 만한 사람’ 유형으로 나왔거든요.

다행히 요즘엔 생각 없이 돈을 쓰지는 않아요. 온종일 일만 하고 별다른 취미생활도 하지 않다 보니 딱히 돈 쓸 곳도 없고요. 그래도 부모님 선물을 사는 비용은 아끼지 않습니다. 돈 쓰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거든요. 부모님께는 일부러 사치스러운 물건을 사드리고 있는데요. 작년에는 머플러, 올해는 좋은 스피커를 드렸어요. 엄마는 평생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사신 분이라, 자신을 위해 사과 하나 먹는 것도 아끼는 분이시거든요. 선물을 드릴 때면 정말 좋아하시죠.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부모님을 위해 꽃 구독 서비스를 신청해보세요. 꽃은 아주 비싸진 않은 일상적인 사치템이거든요.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한 가지 단점은 해지할 때 부모님께서 되게 서운해 하신다는 것?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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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가민가하면 10만 원 미만으로 투자하세요

사회초년생에게 드리고 싶은 한 가지 조언은 다른 사람 등쌀에 떠밀려 금융 상품에 가입하지 말라는 거예요. 보험이나 카드 가입할 때, 상품에 대해서 100%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라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다른 사람의 권유 때문에 손해를 입더라도 결국 책임질 사람은 나거든요. 은행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카드를 발급받거나, 친구 또는 고모가 보험영업을 해서 무조건 믿고 가입을 하거나 하면 안 된다는 거죠.

특히 정기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상품에 대해서는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나중에 해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서요.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즉석에서 결정하기보다, 좀더 알아보고 나서 확신 수준을 높인 다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아요.

또 모든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세요. 간혹 “삼성전자 주식을 사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말해줘”라는 식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건 자기가 내릴 결정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거거든요.

확신이 없고 긴가민가하면 전 재산을 끌어다 넣지 말고, 주식도 보험도 10만 원 미만으로 해보시길 권해드려요. 10만 원 이하의 소액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나 종목도 정말 많거든요. 뜬금없이 “인생은 실전이다”라면서 너무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마시고, 작게 시작해서 체험판으로 공부해 보시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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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을 준다고 해도 어피티(uppity)를 팔지 않을 거예요.

돈이 많다 해서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 같지는 않아요. 돈이 아무리 많아도 주야장천 여행을 다니면서 쓸 것 같지도 않고요. 제게 돈은 벌고 소비하고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 커리어와 일의 성격을 만들어 주었다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돈 버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해요. 사람들이 돈을 버는 이유는 모두 다르잖아요. ‘돈이 있으면 걱정거리가 없어진다’, ‘돈이 많으면 내가 하기 싫은 선택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돈이 없으면 불행해진다’… 그런데 저는 돈이 내 성과를 증명해주고, 내가 어느 정도 가치가 되는 사람인지를 입증해 주기 때문에 돈을 번다 생각해요.

제게 돈은 터닝포인트예요. ‘어피티(uppity)’ 창업을 결심했을 때도 돈이 계기가 되어주었거든요. 돈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돈 문제를 창업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생의 진로까지 바꾸었으니까요.

돈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즐거움’이에요. 갑자기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도 제 삶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누군가 지금 당장 10억을 줄 테니까 어피티를 팔라고 해도 절대 안 팔 거고요. 물론 아무도 물어본 적은 없지만요(웃음). 지금은 어피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너무 좋고, 어피티 외에는 관심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기는 해도 어피티를 위해서 열심히 도전하고 있는 지금 상태에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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