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인 가구 생활의 공동 목표는 재테크예요

by My Money Story

여성 2인 가구핫도그와 토끼의 마이 머니 스토리

작년 9월부터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어요.

핫도그: 30대 중반 직장인 핫도그예요.

토끼: 안녕하세요. 《여성 2인 가구 생활》의 공동저자 20대 직장인 토끼입니다. 핫도그와 토끼는 블로그 필명이에요.

핫도그: 저희는 직장 동료였어요. 2016년쯤 직장 발령지가 같아서 만나게 됐죠. 처음부터 친하게 지낸 건 아니었어요. 제가 술자리를 좋아했는데 이 친구도 그런 자리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부터 가까워졌죠.

토끼: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겪는 분노를 나누고 토론하면서 친해졌어요. 일곱 살의 나이 차이가 있는데도 격 없이 가까워져서 친구 사이가 됐죠. 둘 다 책을 좋아하고 재테크에 관심이 생길 때쯤 도서관도 같이 가고 부동산 경매 학원도 다니면서 알고 지낸 지 5~6년 정도 됐어요. 그리고 작년 9월부터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기 시작했고요.

△핫도그와 토끼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 [이미지제공: 핫도그와 토끼]

핫도그: 처음 아파트에 혼자 살았을 때가 16년이었어요. 단지 내에서 동만 바꿔서 2년마다 이사를 다녔죠. 정말 아이러니하게 처음 들어갔을 때에 가장 비싸게 들어갔어요. 재테크도 부동산도 아는 게 없어서 부동산 중개인이 하라는 대로 했었죠. 그다음 집을 볼 땐 발품을 팔아서 조금씩 더 좋은 조건으로 이사를 다녔죠. 재테크를 공부하면서 고정 비용을 줄일 필요를 느꼈어요. 마침 제가 사는 아파트에 방이 남아서 주변 친구들한테 같이 살자고 말하고 다녔어요.

토끼: 부모님이 용인으로 이사를 가시면서 자연스럽게 분가를 하게 됐어요. 그때 핫도그가 같이 살 사람을 찾던 게 생각이 났어요. 제 직장과 핫도그의 집이 가까우니 제가 들어가면 좋겠다 싶었죠. 일주일에 서너 번은 같이 재테크 스터디를 했는데 주로 핫도그 집에서 했거든요. 일주일에 5일은 그 집 소파에 누워 있었어요. 간 김에 잠도 많이 잤고요. 그래서 한 집에 사는데 거리낌이 없었어요.

큰돈이 생기고 돈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토끼: 분가를 하면서 제게 4~5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생겼어요. 매달 월급에서 100만 원씩 어머니께 드렸고, 그 돈을 따로 모아주셨거든요. 그 돈을 덜컥 받고 나니 돈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옷이라든지, 화장, 네일아트 같은 것에 돈을 많이 쓰는 편이었어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신경을 많이 썼죠. 그런데 돈 공부를 하면서 성향이 바뀌었어요. 술을 끊고 운동을 시작하고 돈 공부를 하면서 세 가지가 삼박자로 균형을 이루면서 마음이 단단해졌거든요. 외적인 것을 하나씩 버려도 괜찮을 만큼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편해졌죠.

핫도그: 토끼는 종잣돈이 있었지만, 저는 종잣돈이 없는 마이너스 상태였어요. 제가 가진 할부를 갚는 게 먼저였죠.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저는 당시에 명품을 사지도 좋은 차를 타지도, 집을 사지도 않았는데 남는 돈이 없었어요. 벌면 버는 대로 썼던 거예요. 특히 술값에 돈을 많이 썼죠. 문득 잠이 안 오는 거예요. 이런 소비 습관으로 살면 나중에 어떻게 될까 하고요.

저는 주변 사람들한테 웬만하면 돈 얘기를 안 했어요. 유독 돈 얘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우울하게 왜 그런 얘기 하냐면서 딴 곳 가서 하라고요. 제가 그런 사람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취해서는 이 친구한테 앞날이 불안하다는 말을 몇 번 한 거예요. 저희가 각자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서 서로 추천을 해주곤 했거든요. 같이 도서관을 갔을 때 《미라클 일주일 지갑》을 먼저 읽고 추천하더라고요. 불안을 얘기하면 “그 책 읽었어?” 하고 물어봐요. 안 읽었다고 하면 그 책을 일단 빨리 읽으라고 몇 번이나 다시 이야기했죠.

저는 이전까지 자기 계발서나 재테크 책은 태어나서 읽어본 적이 없어요. 나무 학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책은 문학이나 인문을 읽어야 한다는 허세 같은 걸 부렸어요. 그런데 읽어보니까 저도 (불안에서 벗어나) 뭔가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책에 있는 것처럼 ‘일주일에 10만 원으로 살기’를 하면서 종잣돈을 모았어요. 그 후로 저의 독서량의 80%는 재테크와 자기 계발서가 됐고요.(웃음)

토끼: 저도 일주일에 10만 원으로 살기를 같이 했는데요. 당시 저는 본가에 있어서 생필품이나 식비에 드는 돈이 많지 않았어요. 순전히 제 생활비로만 일주일에 10만 원을 쓰는 거라 타이트하지만 할 만은 했었죠.

핫도그: 저는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생필품과 식비 등을 포함해 일주일에 10만 원으로 살아야 했거든요. 계산해 보면 하루에 만사천 원 정도예요.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생활비죠.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집에 휴지가 떨어졌는데 휴지를 사려고 돈을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죠. 이전처럼 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돈에 대한 강박이 심해졌는데, 이런 제가 불행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재테크 책을 읽으면서 저를 계속 다그치며 지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의 권유로 부동산 경매를 적극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토끼: 종잣돈을 모아도 내 집을 갖는 건 먼 일처럼 느껴졌어요. 부동산 값이 계속 오르니까 쉽사리 매수하기 어려울 것 같았죠. 시장가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경매’라 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 어머니가 부동산 경매를 먼저 시작하고 계셨는데 제게 공부해 보라고 권해주시기도 했고요.  

핫도그: 그런 토끼가 제게 부동산 경매 공부를 권해줬어요. 어머니가 추천해 주신 강의를 바로 신청해서 들었어요. 유명한 강의라 현장 강의는 신청부터 어렵더라고요. 강의를 듣기 전에는 경매 관련 책을 읽어도 크게 와닿는 게 없었는데, 듣고 보니 보이는 게 달라지더라고요. 이미 재테크 스터디를 하면서 부동산 책도 틈틈이 읽었던 게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토끼: 핫도그와 부동산 경매 학원에 등록해서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을 들으러 다녔어요. 학원에서 스터디 그룹을 짜줘서 그룹원들과 같이 임장*도 다니고, 보고 온 경매 물건을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함께 공동 투자할 물건을 구경하러 다니기도 했고요. 지금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부동산 관련 책을 꾸준히 읽고 있어요. 그때 학원에서 만난 인연과는 계를 만들어서 꾸준히 만나고 있고요.

*부동산을 사려고 할 때, 해당 지역에 직접 가서 주변 환경, 시세, 입지 등을 확인하는 것 

핫도그: 학원에 가니까 경매 권리 분석 기초부터 부동산 가치를 보는 법까지 자세히 강의해 주더라고요. 가장 좋았던 건 스터디 그룹 미션이었는데요. 직접 임장하고 찾아낸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부동산 중개소나 임장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어요. 부동산에 경매 물건을 보러 가면 매몰차게 대하는 경우가 상당해서 훈련이 많이 되었죠.

저희가 같이 사는 동안 한차례 이사를 했어요. 2020년 말부터 토끼와 집을 알아보러 다녔어요. 부동산이 폭등장을 맞아서 생각했던 가격보다 5~6천만 원은 올라 있는 상태였죠. 저희가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면서 등기부등본을 떼서 보는 법을 알게 됐거든요. 구매할 때 어떤 집이 안전하고 위험한지 권리 분석이 되더라고요. 2021년 3월에 전세 계약을 했는데요. 경매를 통해서 시세가 2억 5천만 원 아파트를 1억 500만 원에 계약을 했죠. 그중 80%는 대출을 받아서 사실상 저희 돈은 각 1천만 원씩만 들어가 있어요.

토끼: 이번 기회에 집을 사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았어요. 재테크를 위한 시드머니를 아직은 묶어둘 순 없었거든요. 그래도 저렴한 전세 물건을 볼 눈이 생겼으니까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투자를 할 때 길게 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좁게 보면 변동 폭이 정말 커 보여요. 특히 부동산이 오르는 걸 보면 저희가 투자 공부를 해서 얻은 돈이 너무 작아 보이죠. 우리가 계획한 대로 재테크를 하려면 공부하는 과정에서 멘탈 훈련이 필요해요. 집값이 오르는 걸 볼 때마다 ‘지금은 아니야 아니야!’ 하고 외면하면서요.

재테크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생활 리듬으로 맞춰진 것 같아요.

핫도그: 저희의 한 달 고정비는 80만 원이에요. 생필품, 식비, 대출 이자 등을 내는 공동생활비로 각자 40만 원씩을 내요. 크게 적다고는 안 느껴져요. 일주일에 10만 원으로 빡빡하게 생활할 때보다는 늘어난 셈이니까요. 생활비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쓰는 비용은 보험비 3만 원, 휴대전화 요금 2만 원 후반, 버스비 8만 원, 청약 정도 들어요. 개인의 생활비를 포함하고도 한 달에 100만 원을 채 쓰지 않아요. 원래는 덕지덕지 많았는데, 보험, 휴대 전화 요금, 술값 등 많은 부분에서 쓰는 돈을 줄였어요.

[이미지제공: 핫도그와 토끼]

같이 살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어요. 수능이라는 목표가 있는 수험생의 생활은 비슷하잖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수업 듣고 복습하고 예습하듯요. 저희도 재테크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생활 리듬으로 맞춰진 것 같아요. 그래서 큰 마찰이 있을 리도 없고요.

토끼: 저희는 부동산 경매 외에도 부동산 청약, 매매, 주식, ETF, 공모주, 가상 자산 등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어요. 시기마다 집중해서 공부하는 분야가 있었는데요. 초반에는 ETF/공모주/부동산 청약을 공부했고, 중간쯤은 부동산 경매 공부를 한참 했고요. 요즘은 주식과 가상 자산을 가장 많이 공부하고 있어요. 비트코인 ETF 승인 소식이 핫하기도 하고요!

핫도그: 최근에 토끼가 본가에 다녀왔어요. 저만 집에 있으니까 여덟 시간 동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만 봤어요. 끼니는 중간에 라면으로 해결하고요. 둘이 있으면 잘 챙겨 먹으려 하는데 없으니까 대충 때웠죠. 어쨌든 밖에서 누가 움직이고 있으면 일어나서 하루를 빨리 시작하고 부지런해지잖아요. 마음이 맞는다면 함께 사는 점에 좋은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 수가 둘이 아닌 셋이어도 괜찮을 것 같고요.

토끼: 서로에게 약간의 긴장감을 주는 거 같아요. 옆 사람이 공부하니까 나도 공부해야겠다고 느껴요.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있으면 저도 옆에서 책을 읽게 돼요. 느슨해질 때면 서로에게 채찍질을 하기도 하고요. 입맛도 잘 맞아서 식단으로 문제 된 적도 없고요. 서로 배려가 많은 성격이긴 해요. 마찰이 생기려 해도 둘 다 화를 내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요.

 

Edit 문주희 이지영 Photo 김예샘

My Money Story 에디터 이미지
My Money Story

토스피드 오리지널 콘텐츠 'My Money Story'는 사람들의 일과 삶, 그 사이에 담긴 돈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필진 글 더보기
0
0

추천 콘텐츠

지금 인기있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