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북

혼란한 금융 세계에 지도를 배포한 여정과 그 끝에 남은 것들

by 정경화

베스트셀러 ‘머니북’ 비하인드 스토리

토스는 지난 5월 ‘출판사'가 되어 첫 책 《더 머니북: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를 펴냈습니다.

경제적 독립의 시기를 맞이한 2030에게 금융생활의 친절한 안내자가 되고 싶었고요, 금융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온 토스의 진심을 널리 퍼트리고 싶었어요.

그 목표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머니북은 출간 1개월 반 만에 5만 부 넘게 팔려나갔고, 교보문고에서는 월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습니다.

6월 말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토스의 ‘머니북 스토어’를 찾는 줄이 길게 늘어섰어요. 머니북의 의미를 알아본 독자들의 후기도 쏟아졌는데요. 그 중에서도 토스팀의 마음에 특히 와닿은 문장이 있었습니다.

“토스는 금융으로의 길을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바꾸는데 성공했지만, 그 길을 걷는 이들에게 세상은 그 어떠한 지도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직접 지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 네이버 블로그 캐터필러

혼란한 금융 세계에 토스팀이 성공적으로 지도를 배포하기까지 여정은 어땠을까요? 토스의 콘텐츠 팀, 브랜드 디자인 팀, 브랜드 마케팅 팀까지 머니북 프로젝트에 참여한 길드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출발선이 달라도 금융생활은 평등하도록,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해

미국의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삶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족'과 ‘직업'을 제치고 ‘물질적 행복'을 1순위로 꼽은 나라는 선진국 17개국 중 한국이 유일했어요. 그런 반면 한국의 금융 문맹률이 심각할 정도로 높다는 기사도 종종 볼 수 있죠.

돈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고 여기면서도 막상 돈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예요.

머니북은 그런 간극을 좁히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토스 사용자들이 금융에 대해 궁금해하는 순간들을 모으고, 그동안 토스피드에 쌓아온 금융·경제 콘텐츠로부터 그 답을 뽑아내 엮었어요.

저축, 소비, 투자, 부동산, 세금, 보험, 연금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금융의 주요 분야에 따라 질문과 답을 모두 100가지로 정리했어요. 시중에 많은 재테크 서적이 있지만, 그런 책들을 찾아보아도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질문들을 발굴해 답을 드리는 데에 중점을 뒀습니다.

“‘돈이 늘 부족한데 저축을 꼭 해야 할까?’ ‘원 플러스 원은 과연 이득일까?’ ‘국민연금은 왜 내는 걸까?’ 등 사람들이 목차만 보아도 ‘어, 나도 이거 궁금했었는데' 하고 공감할 만한 질문들을 추리는 데 집중했어요. 접근하기 어려운 경제, 금융 지식을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싶었어요.” – 콘텐츠 매니저 이지영

본문을 이해하는 데 막힘이 없도록 중요한 경제 용어 354개를 함께 수록했고요. 그 내용을 내 것으로 잘 소화했는지 체크할 수 있는 낱말 퍼즐도 챕터마다 실었어요.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출발선은 제각각일 수 있지만, 누구나 편리하고 평등하게 금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토스의 진심을 책의 곳곳에 담았습니다.

지구 밖에서 봐도 토스는 토스다

생활밀착형 금융 안내서라는 머니북의 컨셉은 ‘영수증’ 모양에서 따온 표지 및 내지 디자인에서도 명료하게 드러납니다.

책 패키지를 실선에 따라 뜯으면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보여요. 제일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강조했지요.

그리고 패키지를 벗겨내면 표지에서 목차를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질문들을 곧바로 보여주려는 의도였습니다.

“사용자의 머릿속 토스의 이미지는 ‘직관적이다' ‘명확하다'와 같은 단어들로 표현돼요. 머니북은 토스 앱과 물성은 완전히 다르지만, 책 디자인에도 이런 직관성과 명확성을 가장 중요하게 반영하려고 했어요.” – 브랜드 디자이너 조유현

곁에 두고 언제든 펼쳐볼 수 있는 책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출 실제본’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180도로 펼쳐 놓고 읽기 좋다는 장점을 갖춘 튼튼한 제본 방식이에요.

독자 리뷰에서 ‘토스가 또 토스했다'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머니북을 통해 토스의 ‘직관성'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전달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책을 넘어서 어떤 형태나 규모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성수동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머니북

출간 이후 토스팀은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접점에서 머니북을 만날 기회를 만드는 일에 집중했어요.

머니북은 토스 앱에서의 단독 선판매 → 29cm와의 리미티드 오더 협업 → 슈카, 이슬아 작가, 모베러웍스 모춘 등 여러 인플루언서의 소개 영상을 거쳐 오프라인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트렌디한 젊은 층이 모이는 성수동에서 ‘머니북 카페’를, 이어 애서가들이라면 놓치지 않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머니북 스토어’를 열었어요. 뜻밖의 공간에서 토스와 머니북을 발견하는 유쾌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어요.

먼저 성수동 팝업 카페는 머니북의 코어 타깃인 2030이 모여드는 곳으로 토스가 찾아가자는 취지였어요. 금융이나 책에 평소 큰 관심이 없는 이들도 머니북을 인지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자 했답니다. 매일 길게 줄서는 유명한 감자탕 집 건너편 카페를 선정한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저 스스로도 머니북이 꼭 필요한 사람 중 한 명인데요, 저와 비슷한 타깃에게 소구하는 브랜드 활동을 한다는 자체가 의미 있었어요. 성수 거리를 쭉 답사하며, 금융을 잘 모르고 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은 이들의 눈에도 잘 띄는 위치를 선정하는 데 집중했어요.” – 브랜드 마케터 정다솔

뒤이어 열린 도서전에서 토스의 머니북 스토어는 단연 화젯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세제, 우유, 통조림, 티셔츠 등 여러 생필품 사이에 머니북을 진열해, 머니북 또한 금융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는 감각을 만들어 냈어요.

컬러나 서체 등 머니북의 주요한 아이덴티티를 오프라인에서도 일관성 있게 드러내려고 했어요. 그러면서도 위트 있는 디테일을 공간 곳곳에 심었어요. 영화 속 쿠키 영상처럼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 브랜드 디자이너 황석원

‘토스가 도서전에?’ 하고 갸우뚱한 것도 잠시, 도서전 참가자들은 곧 머니북 스토어로 찾아왔어요. 여기선 나만의 머니북을 직접 만들어보는 북바인딩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요.

‘소비 과속에 브레이크가 필요한 사람' ‘차곡차곡 자산을 쌓고 싶은 사람' ‘주식 앞에서 야수의 심장을 가진 사람' 등 6가지 금융 고민 중 하나를 선택해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었어요.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나흘간 머니북 스토어를 찾은 인원은 약 6,000명. “도서전에 기대했던 새로움을 토스 부스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는 감사한 의견도 있었고요. 붐비는 주말 오후에는 1시간 가까이 기다렸다가 북바인딩에 참여하고 인증샷을 남긴 방문객도 많았어요.

콘텐츠가 곧 브랜딩이라는 확신

토스팀은 토스 앱 바깥에서 오랫동안 콘텐츠를 키워왔어요. 머니북의 출발점이 된 콘텐츠 플랫폼 ‘토스피드’와 구독자 30만의 유튜브 콘텐츠 채널 ‘머니그라피’가 대표적입니다. 머니북은 이처럼 오래 쌓아온 토스 콘텐츠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 했어요.

토스피드 필진인 김경일 심리학 교수와 함께 과소비에 관한 우리의 심리를 다룬 머니그라피의 ‘비주류경제학' 머니북 특별편은 조회수 23만회를 기록했고요. 비주류경제학 고정 패널로 활약 중인 이재용 회계사가 도서전의 머니북 스토어에 찾아와 팬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어요.

잘 만든 콘텐츠에는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 콘텐츠의 빈도와 시간이 쌓여 강도를 만들어 냈고요. 한번 만든 콘텐츠를 똑똑하게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한 사례이기도 했어요. 머니북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콘텐츠가 곧 브랜딩이라는 확신에 가속이 붙었습니다.

한편으로, 머니북 캠페인의 목표 중 하나는 토스에 대한 넓은 대중의 신뢰를 얻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정성스레 만든 이 책이 어쩌면 2030 사회 초년생, 그중에서도 텍스트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한 일부에게만 유효한 것 아닌가 하는 자기 의심을 거두기 어려웠지요.

하지만 한번 코어 타깃을 만족시킨 머니북은 더 넓은 범위의 대중에게도 그 가치가 빠르게 전해지기 시작했어요. ‘1 가정 1 머니북 보급이 시급하다’거나 ‘나라가 할 일을 토스가 하고 있다’ 등 독자들의 긍정 리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믿고 볼 수 있는 금융 지식을 선별해 토스와 함께라면 금융이 어렵지 않다는 단단한 신뢰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런 의도가 많은 유저들에게 잘 가닿았다는 게 느껴져요. 캠페인의 대상과 수단을 뾰족하게 만든 결정들이 효과적이었어요.” – 콘텐츠 마케터 김수지

토스팀은 머니북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그 수익금 전액을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에 쓰기로 약속했습니다. 지금은 어떤 활동이 금융소외계층에 제일 잘 가닿을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에요. 머니북이라는 금융 지도가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Guild 콘텐츠 팀 김수지, 이지영, 정경화, 주소은, 브랜드 디자인팀 권영찬, 심석용, 조유현, 황석원, 브랜드 마케팅 팀 정다솔

Write·Edit 정경화 Graphic 조유현 Photo 김세희

정경화 에디터 이미지
정경화

토스팀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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