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100% 당하는 중고 사기꾼 수법 공개
ㆍby 토스 보안
용인 기흥구 S사 앞. 제작진이 스마트폰 중고거래 사기가 일어났던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옆에는 노련한 사기꾼에게 실제로 당한 피해자도 함께다.
직거래를 하러 갔던 곳에서 고스란히 돈을 날린 피해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기꾼들의 수법을 취재하던 제작진은 똑같은 사기글을 또 발견한다.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링크를 받기도 여러 번.
수많은 단서 확보 끝에, 사기꾼을 만나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이야기를 잠시 앞으로 돌려… 취재를 위해 만난 사람들에게 중고 거래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사기를 당해봤는지 물었다.
유튜버 와디는 과거에 사기도 당해봤지만, 희귀한 아이템 구매를 위해 여전히 중고거래를 이용한다.
중고거래 시장 흐름에 관해 인터뷰해준 이수진 박사도 자주 이용한다고.
실제로 중고거래 시장은 최근 몇년간 급속도로 성장했다.
2008년 4조 원이었던 시장이, 2023년 25조 원으로 추정할 정도로 커진 것.
이수진 박사: 비슷한 규모를 찾아보자면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이 26조 원이에요. 중고거래 시장도 이제 대한민국 경제가 돌아가는 한 축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이 커진 만큼 관련 범죄도 늘었을까?
서준배 교수: 돈이 벌리는 시장에는 범죄자도 당연히 늘어납니다. 강도나 절도가 멸종의 길로 가고 있다면, 사기 범죄는 접근성이 좋아진 이 시대 트렌드에도 맞아 떨어지는 거죠.
중고거래 사기는 건당 피해 금액이 적은데도, 너무 많은 사람이 당하고 있어 총 피해액이 피싱 범죄 피해액과 비슷한 상황이다.
중고거래 사기를 당해본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 뒤로는 무조건 ‘직거래’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물건을 건네받고 돈을 주는 직거래에서는 당할 리가 없으니까.
그런데 취재 도중 ‘직거래 현장에서의 피해자’를 만났고, 이 중고거래 사기는 뭔가 이상했다.
S사 직원이라면서 어디서 만날지 구체적인 장소를 알려줘 현장에 갔는데,
홀린 듯 현장에서 선입금을 했고,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고서야 알았다고 한다. ’아, 사기당했구나.’
뜻밖의 제보는 더 있었다.
이 사기꾼을 추적해온 사람들이 있었던 것.
S사 직원 사칭 사기범은 무려 8년째 수백 명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똑같은 레퍼토리로,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말이다.
제보자들의 정체는 바로 ‘사기나라’의 운영진. 빈번한 중고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자경단(스스로를 지키려 조직한 민간단체)처럼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기글을 봐왔냐 하면
보자마자 “이건 사기예요”라고 말할 정도…
사기나라 효수: 사진 보면 3일 전 글과 바닥이 바뀌어 있죠? 중고 시세보다 저렴하고요. 그리고 꼭 지방이라고 해요. 택배 거래 유도하려고.
사기나라 후후: 9년 동안 하루에 4천만원 이상씩 매일 사기를 치던 조직이 있었어요. 저희가 모아온 자료들 다 제보하고, 참고인 진술도 했죠.
사기나라 후후: 그렇게 수사가 시작됐고 딱 1년 만에 검거됐어요.
실제 범인 검거까지 도움을 줬던 사기나라 운영진과 함께 이 사기범을 파헤쳐 보기로 했다.
S사 직원 사칭 사기범의 사기 시나리오
①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이 직원 특가로 풀렸다며 미개봉 새 제품 판매글을 올린다. (미개봉이라 내부 구성품 사진조차 안 올려도 되는 장점이 있다.)
② 안심시키기 위해 직거래만 가능하다고 한다.
③ 직거래 장소는 기흥, 천안, 아산, 동탄, 영통 등 실제 공장이 있는 곳으로 지정한다. (”주차가 불편하니까 방재센터 옆 어디에 주차하라”는 등 정말 직원인 것처럼 디테일하게 말해준다. 근처 카페를 지정하기도 한다.)
김미영 범죄심리학 박사: 직거래 현장까지 오면 입금 확률이 엄청나게 높아져요. 내가 이미 투입한 시간과 리소스가 있으니까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요. 법인세 핑계를 대며 탈세 의지를 보이는데 현금영수증 발급 의사를 묻는다? 뭔가 이상하지만 판단의 정밀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거예요.
④ 약속한 시간에 도착했다고 연락하면 그때부터 선입금을 유도한다. (“자신은 지금 못 나가지만 입금이 확인되면 직원이 검수 마친 물건을 들고 나간다” 등 늘 똑같은 이유를 댄다.)
⑤ “접수증 작성해달라, 교환・환불은 일주일까지만 된다, 현금영수증 원하느냐” 등 구체적인 안내로 공식적인 거래의 느낌을 준다.
김미영 박사: 이런 절차는 합법적 거래라고 믿게 할 뿐만 아니라, ‘내가 물건을 받는다’는 가정하에 이뤄지는 일들이므로 당하는 입장에서는 점점 ‘거래 성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돼요.
⑥ 입금 시 법인세 감면을 핑계로 명의를 바꿔서 입금해달라고 한다. (조직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포통장에서 자신의 실적을 구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
⑦ ‘주식회사 기OO카’ 등 S사 협력사라기엔 의아한 법인명이 이들 계좌의 특징이다.
⑧ 이름, 소속, 사진까지 진짜 대기업 직원의 신분을 도용한다.
악랄하게도 아내와 아이 사진까지 함께 쓰였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수없이 도용된 사진들은 모두 실제 인물일까?
한편, 취재를 계속해온 우리는 이 사기 조직을 꼭 한번 만나고 싶다.
접근을 시도하기 위해 새로 올라온 사칭범의 글을 찾아달라고 하자 ”그냥 들어가면 눈에 보인다”고 하는 사기나라 운영진.
한번도 녹취된 적 없는 이 범죄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작전을 짜고,
의심되는 글을 두 개나 찾았다.
사기꾼은 똑같은 시나리오로 응대하면서도, “한번 알아보겠다”며 대량 판매의 기회를 덥석 문다.
약속한 시간에 도착했다고 하자, 또 한번 선입금을 유도하는 사기꾼.
입금 전 통화를 요구해본다. 그리고 마침내
통화 요청에 응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통화에 성공하면 우리는 이 범죄자의 목소리를 최초로 확보하게 된다.
과연 8년간 목소리조차 공개되지 않았던 사기범은 제작진에게 뭐라고 할까? 사기나라 운영진이 취재진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무엇일까?
결말은 ⟨블록 버스터즈: 중고거래에서 살아남기⟩에서 확인하세요.
Edit 주소은 Graphic 심석용, 엄선희, 이나눔 해당 콘텐츠는 2023.7.21.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