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제가 직접 해봤습니다
🚀 토스 에디터의 본격 금융 체험기
ep1. 공모주 청약
2020년 9월 초 뜨거웠던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저도 참전했습니다. 같은 ‘청약‘이니 주택 청약과 비슷한 것 아닐까 하는 만만한 마음으로요. 이 회사는 상장만 되면 무조건 ‘따상‘이라고 해서 찾아봤더니, 상장 첫날 거래 가격이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되고, 그날 상한가(+30%)까지 오르는 것을 의미한대요. 따상 가면 한우 쏘기로 친구들과 약속하고,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습니다.
공모주를 청약할 때는 내가 사려는 주식 값의 절반을 ‘청약 증거금‘으로 증권사에 2~3일 정도 맡겨 두게 됩니다. 예를 들어, 1만 원짜리 공모주 100주를 사고 싶다면 증거금으로 100만 원의 절반인 50만 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최종 청약 경쟁률이 10대 1이라면 100주를 청약한 사람은 그 10분의 1인 10주만 배정받게 됩니다. 내 수중에 100만 원이 있더라도, 주식은 10만 원어치 밖에 못 사는거죠. 증거금 50만 원 중 주식 값을 제외한 40만 원은 청약 기간이 끝나고 이틀 뒤에 되돌려 주고요.
인기 많은 공모주는 내가 사고 싶다고 해서 다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주식 수는 한정돼 있고, 나 말고도 그 주식을 사고 싶은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얼마나 큰 돈을 증거금으로 걸 수 있느냐‘였어요.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주당 2만 4,000원이었고, 청약이 시작되기 전 예상 경쟁률은 이미 500대 1을 넘었습니다. 2,500주(6,000만 원 어치)의 절반 값인 3,000만 원을 청약증거금으로 걸었을 때, 잘하면 5주 정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거에요. ‘증거금 1억원으로 20주도 못 받는다’는 기사가 쏟아진 것이 그 때문입니다.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봐야죠. 이 통장 저 통장에서 긁어모은 돈 3,600만 원을 청약 주관사인 삼성증권 주식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그리고 증권사 앱을 통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3,000주를 청약했어요. 최종 경쟁률은 1,500대 1로 예상을 뛰어넘었고, 저는 단 2주를 배정 받았습니다. 증거금 가운데 3,595만 2,000원은 이틀 뒤 고이 환급되었어요.
상장 첫날 카카오게임즈는 개미들의 기대에 부응해 진짜 따상을 기록했습니다. 며칠 뒤, 갖고 있던 2주를 팔아 제 손에 쥔 수익금은 약 10만 원! 좌충우돌하며 소비한 에너지에 비해 남은 돈은 소소하네요. 한우 대신 삼겹살도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