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빨리 해결해야 하는 글로벌 물류 공급난

by 커피팟

Editor’s Note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커피팟(COFFEEPOT)’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 라운지>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존에 커피팟을 통해 발행된 소식 중 토스 콘텐츠 매니저가 매월 주목할 만한 트렌드나 이슈를 큐레이션 하여 매월 2편씩 선보일 예정이에요. 1화는 리테일 물류 공급난을 다룹니다. 코카콜라, 나이키, 월마트, 이케아까지 동시에 겪는 고충을 살펴볼게요.

최근 전 세계 물류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전해드리고 있어요. 곳곳에서 물류 체인이 마비되면서 이제는 팬데믹 이후 다시 시작되었던 세계 경기 회복을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컨테이너 부족과 항만 체선으로 리테일 물품의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 문제도 겹쳐 빠른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요.

직접 배를 빌린다는 의미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운영하는 회사라고도 할 수 있는 코카콜라는 최근 컨테이너선 대신 본래 곡물과 석탄 등을 나르는 벌크선을 이용해 음료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를 나르기로 했어요. 미국에서는 코스트코에 이어 월마트도 화장지 등의 물품에 대한 판매 수량 제한을 다시 걸었고요.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최대 리테일 체인들인 이들과 더불어 홈디포, 타겟 등은 아시아발 상품을 나르기 위해 직접 선박을 용선*하고 나섰어요. 나이키는 현재 아시아의 공장에서 미국으로 물품을 나르는 데 80일 이상이 소요된다고 하는데요. 리테일 제조업체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베트남 등지의 공장이 문을 닫아 발생한 생산 문제까지 겹친 상황이 되었죠.
* 삯을 주고 배를 이용하는 일.

본래 리테일 업체들이 직접 선박을 용선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게다가 현재 용선하는 배의 사이즈는 기존 해운사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아니라 약 1,000개의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소형 선박이기에 비용도 2배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죠.

이들은 보통 컨테이너 약 20,000개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선박을 통해 물품을 나르면서 공급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현재 꽉 막혀 있는 미국 서부의 주요 항구 대신 적체*가 적고, 상대적으로 작은 항만인 포틀랜드와 오클랜드 등지 그리고 동부 해안으로 이 선박들을 나누어 보낼 예정이에요. 이들이 2배가 넘는 추가 비용을 감당하면서 선박을 직접 용선하는 리스크까지 지는 건 현재 물류 공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드러내는 사례예요.
* 쌓이고 쌓여 제대로 통하지 못하고 막힘.

너무 크게 치솟은 가격

이코노미스트에 의하면, 현재 세계 해운의 주요 루트에서 40피트 컨테이너*의 용선 가격은 평균 1만 달러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팬데믹이 닥치기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이 가격은 2,000달러를 넘긴 적이 없어요. 구체적으로 상해에서 뉴욕까지의 스팟(Spot, 단건 용선) 가격은 2,500달러가 되지 않았는데, 현재는 1만 5,000달러를 넘겼고요.
* 1 FEU(Forty-foot Equivalent Unit).

실제 운임이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5배*가 넘게 올랐어요. 현재 단건 거래는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 되었고, (통상적으로 화주와의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중시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장기적인 관계를 맺어온 기업보다 높은 값을 부르는 이들에게 용선을 해주는 상황이에요. 지금 그만큼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이야기이고,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죠.
* 국제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는 20 피트 컨테이너인 1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 기준 4,600달러를 넘기고 연일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어요. – 저자 주

더 낮은 운임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 용선 계약의 가격도 최근엔 작년 대비 2배가 넘게 올라 아시아-미국 항로의 평균 가격은 1 FEU당 5000달러에 육박하고 있어요. 현재 상황이 금방 풀릴 기미는 안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이기에 많은 리테일러들이 큰 고민에 빠진 상황이에요. 아시아-미국 항로의 선박은 평균 10일이 늦어지고 있고, 시간이 얼마나 늦어질지 예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고요.

△ 병목 현상은 또 다른 병목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정설을 제대로 보여주는 상황이에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재고가 부족해지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됩니다. 물류 적체 현상으로 인해 배를 잡기 위한 경쟁은 더 커지고, 컨테이너 용선 가격은 이미 2020년 저점보다 5배 이상 올랐죠. 여기에 미국은 현재 각 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더 빨리 진행할 추가 인력과 내륙 운송을 위한 트럭 드라이버도 부족하거든요.

심각해진 물류난이 이제 각종 물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걸로 확실시되고 있어요. 물류난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가장 먼저 나타날 것으로 보여요.

코스트코와 월마트 그리고 이케아와 같이 대형 선단을 운영해야 하는 리테일러들은 컨테이너선을 통째로 용선해 현재의 상황을 피하려 하고 있는데요. 코스트코는 800~10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박 3개를 확보했고, 이케아는 컨테이너 부족 사태를 피하기 위해 수천 개의 컨테이너를 직접 사는 결정을 내렸어요.

이케아는 지난봄 수에즈 운하를 막아버렸던 에버기븐(Ever Given)호 사태로 인해 원자재와 완성품 모두 운송 연기가 지속된 상황이었고, 이제 일부 매장에서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기에 운영 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있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에요.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은 확실하지만, 에버기븐호 사태와 뒤에 이어진 미국 서부를 비롯한 각지의 적체 현상이 불러온 나비 효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선박의 이동과 하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어요.

코카콜라가 (컨테이너선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1960년대 이후로 거의 볼 수 없었던 방식의 운송을 하게 된 것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절실한 상황에서 나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도 있는데요. 물류난이 지속되고, 이 방법이 운영 비용을 줄이면서도 공급 부족 사태를 막는데 효과적이라면 계속해서 쓰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앞으로는 다른 리테일러들도 생각지 못한 방식을 들고 나올 수도 있는 상황으로 보이고요.

게다가 최근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재고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고, 중국은 석탄 공급 부족으로 전력난이 일어나는 등 수급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에너지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현상은 물품을 생산해야 하는 각 공장 가동률을 떨어뜨리고 있고요.

각종 에너지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얼마 전 유가는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80달러를 넘긴 데 이어, 10월 12일 기준, 미국의 서부 텍사스 원유(WTI)가 8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요.
* 이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그동안 공격적으로 진행해 온 통화정책을 점점 축소해 나갈 것으로도 예상되죠. 현재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은 양적 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을 11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고요. – 저자 주

안정적인 공급망이 중요한 이유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해운 시장 데이터 기관인 eeSea의 데이터에 의하면 현재 아시아, 유럽, 그리고 북미 지역에는 총 500척에 이르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항구 밖에서 하역을 위해 대기 중이에요. 가장 문제가 심각한 미국 서부에는 10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100척이 넘는 선박들이 기다리고 있고요. 선적과 하역 모두 적체 규모가 커지고 있죠.

세계 곳곳의 락다운이 풀리면서 세계 경기가 전체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고, 연말 시즌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선주문한 물량도 현재 각 항구에 쌓여있고, 창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요. 병목 현상은 또 다른 병목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정설을 제대로 보여주는 상황이에요.

미국은 백악관까지 나서 서부 항구들의 24시간 운영을 촉구했지만, 결국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 해결될 걸로 보여요. 연말 쇼핑 대목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고요.

에버기븐호 사태에서 전 세계가 목격했듯이, 물류 적체 현상은 언젠가 풀리겠지만, 걷잡을 수 없는 나비 효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언제 풀리느냐가 매우 중요해요. 대형 리테일러들은 직접 배를 빌리고, 창고도 공유하며 물류 연합 전선을 구축해 현재와 같은 상황을 대처해 나가기도 하지만, 이런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중소형 업체들이에요. 이들은 몇 개월 아니 몇 주의 차질만으로도 사업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거든요.

도미노 현상이 되지 않으려면

뉴욕타임스는 최근 물류 적체 현상에 대한 취재 기사를 통해 미국에서 디자인하고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생산하는 소형 리테일 혹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그동안 더 편리해진 디지털 툴과 물류 프로세스의 개선이 이루어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커진 중소형 리테일 비즈니스부터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지난 몇 주간 상황을 돌아보면, 올해 말부터 물류 문제가 빨리 풀릴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산업 현장은 아직 동조하기 어려워 보여요. 현재 세계는 에버기븐이라는 선박을 통해서도 예측된 나비 효과가 실현되는 걸 목격 중인데요. 물류의 병목 현상이 첫 번째 도미노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죠.

☕️ 공급 체인 문제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공급 체인 문제가 2022년 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해요. 반도체와 각종 자동차 부품 등의 공급 부족 사태는 우려할 상황이지만, 올해 말에 문제가 서서히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요. 대부분의 소비재 리테일러들은 현재 생산 차질을 우려할 정도로 원자재 수급 차질 등의 문제가 생긴 상황은 아니기에 현재의 물류 문제를 풀 수 있다면 공급 체인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반면 산업 분석 기관인 IHS 마킷(Markit)은 현재 상황이 길어져 2023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하는데요. 현재 2,000만 개가 넘는 컨테이너가 세계 각지의 항구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고, 이 적체 현상은 풀리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어떤 전망이 맞는지는 각 기업들이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겠죠.

☕️ 물류난 타격 영향이 커진 독일
유럽에서 제조업 기반이 가장 큰 독일의 경우에는 이미 각종 원자재와 중간재의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와 각종 제품의 생산 차질이 이어져 왔는데요. 독일 기업들의 40% 이상이 지난 8월에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공급체인 문제로 인해 판매 실적이 하락했다고 답변할 정도로 상황은 악화하고 있어요. 뮌헨 대학교의 경제 연구소 ifo는 9월에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3%에서 2.5%로 낮췄어요. 가장 큰 원인으로 공급망 적체 현상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꼽았고요.

☕️ ☕️ 함께 참고하면 좋을 콘텐츠

커피팟의 유료 콘텐츠 ‘샷 추가하기’에서는 심각해지고 있는 세계 에너지 수급 문제를 다룬 적이 있는데요. 요즘 천연가스와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의 맥락을 살펴보실 수 있어요.
에너지가 부족해 추운 겨울이 될까? (유료 기사)

Edit 손현 Graphic 이은호, 김예샘

본 글은 10월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10월 26일(화)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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