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돈 관리, 같이 하는 게 좋을까 따로 하는 게 좋을까?
ㆍby 사소한 질문들
혼자 하던 일이 둘의 몫이 되는 결혼. 돈을 벌고, 모으고, 불리고, 쓰는 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경제적 동반자와 초반에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 중요하죠. 녹록지 않은 현실을 경제공동체가 되어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지혜와 전략도 필요합니다.
토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집한 ‘부부 돈 관리’에 대한 궁금점을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김경필 경제칼럼니스트는 13년 이상 재무 상담과 코칭을 해왔습니다. <국민영수증> 프로그램에 멘토로 출연하며 뼈를 때리는 조언을 던지기도 했고요. 부부 돈 관리에 대한 모든 것, 전문가의 속시원한 답변을 전해드립니다.
△ 부부 돈 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김경필 경제칼럼니스트
PART1. 관리하기
Q. 각자 관리 vs 공동 관리 둘 중에 뭐가 더 좋을까요?
경제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조건 공동 관리로 합치는 게 좋습니다. 13년 넘게, 800명 이상을 멘토링 하면서 따로 관리해서 잘 되는 경우는 거의 못 봤어요. 부부 돈 관리, 4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을지 살펴볼게요. 크게는 ‘오픈형’과 ‘블라인드형’으로 나뉩니다. 오픈은 서로 정보가 공유되는 형태고요. 블라인드는 가려져 있는 거죠. 오픈형과 블라인드형도 각각 2가지로 나뉩니다.
① 완전 오픈형 재정적 상황과 조건을 모두 오픈 후 저축, 투자, 소비 등 모든 것을 함께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이상적이죠. 그런데 부부가 굉장히 잘 맞아야 돼요. 나는 외식 좋아하는데, 배우자가 외식 별로다? 이러면 완전 오픈형 하기 힘들어요. 작은 소비 성향이나 투자 성향도 비슷해야 가능한 방식입니다.
② 일부 오픈형 재정적 상황과 조건을 모두 오픈 후 한 사람이 주도권을 가지고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월급 통장을 오픈하고, 한 사람이 용돈을 받아쓰는 형태죠. 재밌는 건 이게 살짝 비민주적 방식이긴 한데요. 경제적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거예요. 소위 말해 돈 관리를 하는, 떡 만지는 사람 손에 떡고물이 묻을 수 있거든요. 어쨌든 결과적으로 성공률도 높고, 현실적으로 쉽게 실천 가능해서 가장 추천드리는 방식입니다.
③ 완전 블라인드형 서로 수입을 오픈하지 않고, 생활비를 각출하는 방식입니다. 돈 때문에 부딪히는 일을 막기 위해 이 방식을 선택하는데요. 장기적으로 보면 ‘방관자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방관자 효과는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거예요. 제가 상담을 해보면 오히려 저한테 물어보세요. ‘제 배우자가 저축하고 있지 않나요? 제 배우자가 투자로 수익 좀 내고 있지 않나요?’ 서로에게 돈이 있을 거라고 믿는 거죠. 완전 블라인드 방식은 오늘 당장 쓰는 돈에는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집 사거나 청약 같은 큰 돈 쓸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뒤늦게 통장을 오픈해 보면 ‘아니, 당신 그동안 뭐 했어?’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가장 추천하고 싶지 않은 유형입니다.
④ 일부 블라인드형 고정적인 수입은 공개하지만, 수당이나 보너스는 오픈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역시 추천하지 않아요. 배우자가 모르는 돈이 소위 말하는 ‘비상금’이 되기 때문입니다. 비상금은 신뢰의 문제죠. 각자 정해진 용돈을 모아서 갖고 싶은 것을 사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지만, 배우자 모르는 현금 흐름을 만드는 건 신뢰의 문제로 연결됩니다.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만일을 대비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면,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돈 나갈 일을 나도 모르게 만들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비상금을 만들면 ‘뭐 하나 살까? 뭐 바꿔볼까?’ 이런 생각들이 들기 마련이죠. 일부 블라인드형은 좋은 차, 좋은 컴퓨터, 좋은 오디오 이런 물질적인 것은 있는데 막상 돈이 없는 경우가 많죠.
Q. 4가지 방식 중에 ②일부 오픈형을 가장 추천하셨는데요. 일부 오픈형이 경제적 목표를 이루기에 가장 유리한 이유는 뭔가요?
목돈이 빨리 만들어지니까요. 기억하셔야 하는 게, 목돈의 볼륨이 중요합니다. 300만 원이 생겼다고 해볼게요. 300만 원으로 뭘 하고 싶으세요? 평소 사고 싶었던 게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나요? 근데 3000만 원이 생겼다고 해봅시다. 투자를 하거나 빚이 있으면 빚을 갚고 싶겠죠. 목돈의 볼륨에 따라서 소비냐, 투자냐 용처가 달라지거든요. 결국 목돈을 빨리 모아야 자산도 빨리 커집니다. 그러려면 재정적 상황이 상호 오픈 되어있어야 하고 한 사람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목돈을 빨리 모아야 하는 거죠.
Q. 어떤 성향의 사람이 돈 관리를 하는 게 좋을까요?
꼼꼼하고, 안정지향형인 사람이 관리하면 됩니다. 경제뉴스 자주 보고, 재테크 트렌드에 밝다고 해서 관리하는 게 아니에요. 공격지향형 투자를 하는 사람이 관리해도 안돼요. 안정지향형의 꼼꼼한 스타일이 키를 잡는 게 맞습니다.
Q. 역할을 분리해서 돈 관리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소비관리와 투자의 역할을 나누고 싶어요.
우선 수입의 몇 퍼센트를 투자할지 부부가 함께 이야기해서 정하시고요. 합의한 금액 안에서 투자 역할을 분리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전체적인 돈 관리는 안정지향형인 사람이 하고요. 역할을 따로 가져가되, 서로 합의한 금액 안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해요.
Q. 주말부부도 돈 관리를 함께 하는 게 좋을까요?
주말부부라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요. 주말부부도 일부 오픈형으로 관리하면 됩니다. 주중에 각자가 쓰는 생활비를 계산해서, 돈 관리하는 사람이 배우자에게 일정한 액수를 보내 주면 되는 거예요. 돈 관리를 각각 하고자 하는 상황이나 핑계는 만들지 않는게 좋습니다.
Q. 각자 결혼 전에 쓰던 통장들이 여러 개잖아요. 돈 관리하는 사람은 많은 통장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돈 관리하는 사람은 통장을 4개 정도로 나눠 정리하면 좋습니다. 통장을 아래와 같이 분류해서 매달 남는 잉여자금을 체크하길 추천드립니다.
① 컨트롤타워 통장 부부의 수입을 한곳에 모으는 겁니다. 컨트롤타워 통장으로 모든 수입을 모은 후에 소비 투자 등 항목에 따른 지출을 하면 됩니다.
②나의 용돈통장 ③배우자 용돈통장 개인적 소비를 할 수 있는 통장입니다. 용돈에 대해서는 서로 터치하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용돈을 모아서 게임기를 사든, 무엇을 사든지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가끔은 여유자금도 주는 융통성도 발휘해 주시고요. 그래야 배우자가 나에게 깜짝 선물도 하고 그럴 수 있으니까요.
④계절 지출 특정한 시즌에 반복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대비한 통장입니다. 명절, 여행, 가족행사, 겨울 의복비, 자동차 보험료 등이 해당돼요. 일단 계절 지출 항목별로 예산을 정하세요. 올해 여행에 200만 원을 쓰자, 겨울옷은 각자 100만 원을 쓰자. 그럼 총 400만 원이죠? 매달 33만 원씩 계절지출 통장으로 쏘는 거예요. 계절 지출의 포인트는 항목별로 캡을 씌워두는 겁니다. 캡이 없으면 나중에 ‘어머 천만 원이나 썼네!’ 이런 상황이 분명 생깁니다. 캡을 씌우고, 그 안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상관 없습니다. 원래는 계절별로 나들이를 갈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여름 여행에 힘 주고 싶어졌다? 그러면 여름에 200만 원 시원하게 쓰고 나머지 계절 나들이를 포기하는 겁니다. 계절 지출은 두 사람 수입의 1/12을 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우리 월수입이 600만 원이면 계절 지출 또한 600만 원을 넘지 않는 게 좋겠죠.
PART2. 모으고 불리기
Q. 생활비, 고정지출, 저축, 투자 등 수입을 어떻게 얼만큼의 비율로 나누는 게 좋나요?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항목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항목별 비중을 어떻게 할 건지는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고 경제적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매우 어려워요. 대신 저축 비중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드려볼게요.
옛말 중에 명언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버는 건 다 저축해라’ 그 말이 맞아요. 지금은 맞벌이라도 언제 외벌이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맞벌이 신혼부부 기준으로 보면, 60% 정도는 저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대출이 있다면, 원금상환, 원리금상환도 모두 저축으로 포함됩니다.
‘아니, 버는 거에 40%밖에 못 쓴다고?’ 이런 생각 드시죠? 두 사람의 수입을 ‘공금’이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여러분의 돈은 여러분의 돈이 아니에요. 10년, 20년, 30년 후 두 사람의 돈을 지금 위임받아서 관리한다고 생각하세요. 미래의 돈을 현재의 두 사람이 공동으로 관리 하는 겁니다. 회사에서도 공금관리 철저히 하잖아요. 비슷하게 생각하면 좋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시너지는 소비가 아닌 저축에서 나야 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Q. 저축으로 목돈을 얼마 정도 만들어야 하나요?
힘들더라도 2-3억 원까지 만드시길 추천드려요. 최단 시간에 내 집 마련에 도달하는 것이 결국 승리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집을 산다고 해서 모두 부자가 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가난해지지는 않습니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어떠한 경우라도 가난해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거예요.
상담으로 만난 맞벌이 신혼부부가 있었는데요. 부부 수입이 월 700만 원 정도 됐어요. 판교에 내 집 마련이 목표라고 하더라고요. 월 700만 원이면 앞으로 열심히 모으면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드렸죠. 그런데 얼마 후에 벤츠 e클래스를 뽑았더라고요. 벤츠를 뽑은 순간 부부의 수입은 더이상 700만 원이 아닙니다. 매달 할부 내야죠, 차 샀으니까 놀러 다녀야죠. 그런데 어떻게 판교에 들어갑니까? 최우선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비행기가 연료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구간이 이륙할 때라고 합니다. 무거운 동체를 상공으로 끌어올리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겠죠. 하지만 비행기를 띄워야 안정적으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잖아요. 목돈 만드는 과정이 이륙과 같다고 봐요. 내 집 마련의 마중물이 되는 2-3억 모으는 과정이 고통스럽지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이후에는 조금 편하게 갈 수 있겠죠.
Q. 내 집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는 이유는요?
제가 10년 전에 인터뷰를 했다면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전 세계가 초저성장 경제로 들어가면서 이제는 현금흐름이 안정지향형이어야 살아남을 수밖에 없어요. 20년 전만 해도 현금 흐름의 크기가 큰 게 장땡이었어요.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죠, 저성장, 저금리 시대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중요한 거예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내 집 마련(아파트)라고 봅니다. 내가 집에 살면 사용 가치가 있는 거고, 세를 줘서 꾸준한 현금을 만들 수도 있고요. 노후준비까지 집으로 할 수 있는 거죠.
물론 내 집 마련한다고 너무 영끌하고 무리하면 안 돼요. 하지만 30년 간 꾸준히 상위 입지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집에 대한 목표를 먼저 정하시길 추천합니다. 보통 은퇴를 앞두 10년 전 까지 내 집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거든요. 특정 아파트를 꼭 지목할 필요는 없고요. 지역과 평수 정도를 정하면 좋아요. 예를 들면, 판교 30평대 아파트 이런 식으로요. 그 목표가 잡히면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거든요.
Q. 자녀 계획이 있다면 얼마나 더 모아야 하나요?
60% 이상 저축을 더 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어요. 그래서 자녀 계획이 있다면, 자녀에게 들어가는 돈은 ‘소득 증가분’으로 해결해야 해요. 맞벌이 직장인일 경우에는 소득이 조금씩이라도 오르잖아요. 증가된 소득분을 육아에 쓰시길 추천드려요. 요즘은 자녀를 1명, 많으면 2명 계획들을 하시잖아요. 최대 60% 저축하면서 자녀의 육아와 교육은 소득 증가분으로 해결하시길 추천드립니다.
Q. 노후대비를 일찍부터 시작하고 싶어요. 노후자금은 어떻게 계산하고 목표를 잡아야 할까요?
요즘은 노동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잖아요. 죄송하지만 은퇴 못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현실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어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놀러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목표는 완전한 은퇴가 아닌 ‘세미’ 은퇴가 되어야 해요. 현직에서 물러나 2-3일은 일하고, 3-4일은 여유롭게 생활하는 거죠. 적어도 꾸준한 근로소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후자금은 두 사람의 현재 생활비의 2-2.5배로 잡으시길 추천드려요. 대출이자, 보험료, 통신비 같은 고정 비용을 제외하고 두 사람이 순수하게 쓰는 생활비가 얼마인지 계산해 보세요. 문화생활비, 쇼핑/유흥비, 식비 등과 같은 변동지출 항목을 말합니다. 주말에 브런치도 먹고 가끔 놀러 다니고 그러잖아요. 지금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변동지출 항목을 기준으로 2-2.5배로 계산하시면 됩니다. 지금은 일주일에 1-2일인 휴일에만 지출되던 항목이지만, 은퇴 이후에는 4-5일을 기준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대폭 증가하게됩니다.
정리하면 계획을 심플하게 2가지만 세워보세요. ① 집: 어느 지역에 어떤 평수로 가고 싶은지 목표 세우고 ② 노후생활비: 현재 생활비(변동지출)에 2~2.5배로 계산. 그러면 얼마를 모아야 할지 그림이 그려질거예요. 최단시간에 내 집 마련에 도달하고, 국민연금, 퇴직금과 더불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낼 수 있는 집을 노후자금으로 쓰는 식으로 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PART3. 쓰기
Q. 소득이 높은 사람에게 소비를 몰아주면 연말정산에서 더 유리한가요?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한쪽으로 다 몬다고 되는 일은 아니에요. 왜냐면 소득공제는 한도가 있으니까요. 연봉이 7천만 원 이하면 최대 300만 원까지 공제되고요. 7천만 원~1억 2천만 원 사이는 250만 원까지 공제해주는데요. 기본적으로 본인 연봉의 25% 이상 쓴 초과분에 대해서 소득공제를 해주는 거라서 어마어마한 돈이 환급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연말만 되면 연봉의 25% 이상 써서 공제받으려고 소비를 늘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는 항상 하는 얘기가 있어요. 투자로 수익률 1% 내는 것보다, 쓸데없는 돈을 쓰지 않으면 수익률 100%라고요. 중고 앱 많이들 쓰시죠? 중고 앱 활동 점수가 올라가는 건, 그만큼 내가 쓸데없는쓸떼 없는 걸 많이 샀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리고 팔 때마다 손해가 나는 거고요. 무분별한 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경계해야 한다는 거죠. 물건 사기 전에 세 번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결제하길 추천드립니다.
① 이거 진짜 필요해? : 있으면 좋은 건 필요한 게 아니에요. 없으면 안되는 게 필요한 겁니다. ② 예산 있어? : 진짜 필요한 거면 살 돈이 있는지 따져보세요. 예산 없으면 필요해도 다음 달에 사세요. ③ 집에 비슷한 거 없어? : 마지막으로 대체재가 있는지 물어보세요. 봄이 왔으니까 봄옷을 산다? 작년에도 샀고 재작년에도 샀잖아요.
이 세 가지를 질문을 통과한 소비는 나쁜 영수증이 될 수가 없습니다. 소득공제를 생각하며 소비하는 것도 좋지만, 과도하게 시간을 쓰거나 스트레스 받는다면 오히려 생활 속 소비를 점검하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Q. 양가 부모님 용돈의 적정 수준은 어떻게 맞춰가는 게 좋을까요?
참 어려운 문제죠. 초반에 결혼해서 돈 좀 모으고 싶은데, 부모님들께 나가는 지출도 만만치 않습니다. 생활비를 드리지 않으면 부모님이 생활하시기 힘든 경우는 제외하고요. 부모님께 드리는 돈이 용돈 개념이면, 금액은 최대한 줄이세요. 왜? 용돈은 평생 드려야 하니까요. 기분에 따라 너무 많이 드리면 나중에 액수를 줄이기 힘들어요. 금액은 신중히, 보수적으로 잡고 대신 양해를 구하세요. 양가 부모님에게 부부의 경제적 목표를 공유드리세요.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앞으로 이런 목표를 가지고 돈을 모아보려 합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빨리 보여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해 주세요.’ 진심을 담아서 설명드리면 부모님들은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실거라고 봐요. 대신 주의해야 할 점. 부모님 용돈은 적게 드리면서 본인들 돈은 펑펑 쓰고 다니면 욕먹겠죠? 지혜롭게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동생이나 조카 친적들 용돈은 명절 같은 특정한 이벤트가 있을 때만 주세요. 그래도 충분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을 부부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요즘 결혼식에서 주례는 안 하지만 혼인서약은 꼭 하더라고요. 함께 살면서 지켜야 하는 항목들 서로 읽으면서 재밌게 하잖아요. 저는 혼인서약에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도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배우자가 모르는 빚을 만들지 않겠다, 배우자 동의 없이 투자를 하지 않겠다, 일정금액 이상의 비자금을 만들지 않겠다. 이런 기본적이지만 꼭 지켜야 할 경제적 서약이 필요하다고 봐요. 평생을 같이 할 파트너이자 경제적 공동체니까요. 실제로 상담해 보면 경제적 신뢰를 깨는 경우가 많거든요. 결혼은 경제적 결합이라는 걸 잊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윈윈하는 관계를 지켜가시면 좋겠습니다.
Interview・Edit 이지영 Graphic 이은호 Photo 김예샘
Interviewee 김경필 작가/경제칼럼니스트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경제칼럼니스트. 현재 경제 플랫폼 사이다 경제에서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KBS Joy <국민영수증> 프로그램에 멘토로 출연해 날카롭고 속 시원한 인사이트를 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맞벌이 부자들》, 《결혼은 모르겠고 돈은 모으고 싶어》 등이 있다.
세상의 중요한 발견은 일상의 사소한 질문에서 태어납니다. 작고 익숙해서 지나칠 뻔한, 그러나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를 조명하며 금융과 삶의 접점을 넓혀갑니다. 계절마다 주제를 선정해 금융 관점에서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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