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플레이스에 꼭 있는 한 가지

by 이지영

연남동 친환경 카페 얼스어스, 박나래도 추천한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목포의 유달콩물, 스타필드 수원의 감성 가득한 LP카페 바이닐. 업종도 지역도 분위기도 제각각인 이 가게들,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요? 답은 뜻밖에도 결제 단말기입니다. 모두 토스플레이스의 결제 단말기인 ‘토스 프론트'가 매대에 놓여져 있지요.

토스플레이스는 결제 단말기를 비롯해 자영업 매장 운영을 위한 솔루션을 만드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자회사입니다. 단말기를 출시한 지 18개월 만에 전국 6만 가맹점의 선택을 받으며 가파른 성장 중이죠. 증권, 은행, 보험에 이은 토스의 다음 행보는 왜 ‘오프라인 결제 시장' 이었을까요? 토스가 만든 결제 단말기는 뭐가 다를 까요?

토스의 수많은 서비스, 사업, 정책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혁신의 철학을 부연하는 <토스 코멘터리>. 이번 화는 주문부터 결제까지, 자영업 매장을 위한 모든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토스플레이스의 이야기입니다.

역삼역 4번 출구의 실험실

역삼역 4번 출구 근처, 바쁜 직장인들 사이에 숨어 있는 작은 카페 ‘심플리시티(Simplicity)’. 단정한 크림색 외관에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아 이름처럼 심플한 모습입니다. 일곱평 남짓의 카페 심플리시티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향 좋은 커피와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어요.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닙니다.

카페 심플리시티(Simpliciy)의 외관

토스플레이스에게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결제 단말기 또한 처음 만들어보는 일이었기에 모든 것이 도전이었죠. 완벽한 결제 단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험과 테스트가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누군가의 삶의 터전인 실제 영업장에서 단말기를 테스트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토스플레이스는 직접 매장을 열기로 결정합니다. 아늑한 실험실에서 개발하는 결제 단말기를 부담없이 실험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요.

카페 창업을 위한 자금 1억 원을 마련하고, 팀원 10 명이 길드를 꾸려 창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결제 단말기를 신속하게 테스트하고 점검해야 했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매장을 열기로 했죠. 발품을 팔아 임장을 다니고, 인테리어 시공 업체를 선정하고, 치열하게 가격 협상도 하고, 카페 메뉴를 구성하기 까지. 모든 과정이 길드원의 손을 거쳤습니다.

2023년 12월, 카페 심플리시티를 오픈하고 개발 중인 결제 단말기와 포스를 직접 쓰며 사용성과 기능을 고도화 해나갔습니다. 특히 안면 인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얼굴결제’처럼 민감도 높은 서비스 역시 심플리시티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테스트할 수 있었죠. 1억 원은 토스플레이스의 서비스를 고도화 하고 정교화하는 데 들인 현명 한 투자였습니다.

기존 데이터나 사용자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을 ‘콜드 스타트(Cold start)’라고 합니다. 초기 사용자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할지 전략을 세우기가 어렵지요. 토스플레이스는 두 팔을 걷고, 발품을 팔아 창업까지 하며 콜드 스타트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갔습니다. 그리고 2023년 3월, 결제 단말기 ‘토스 프론트’를 비롯해 영수증 프린트 겸용 결제 단말기인 ‘토스 터미널’과 ‘토스 포스’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3, 8, 35 그리고 50 토스플레이스로의 진화

토스가 콜드 스타트 문제를 마주하면서까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하고자 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출근길에 테이크아웃하는 커피 한 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의 계산처럼 오프라인 결제는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국내 소매판매 거래액 중 온라인 거래액은 2023년 229조 원에 달했지만 오프라인 거래액은 그 두 배가 넘는 509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온라인 결제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어도 오프라인 시장 거래 규모가 여전히 압도적이죠.

때문에 금융을 쉽고 편리하게 혁신하려는 토스에게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관건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였죠. 시작은  2020년 6월, 작은 길드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토스플레이스의 최지은 대표도 당시 길드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길드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미개척지였던 오프라인에서 돈이 오가는 맥락을 살피고, 가맹점주들이 토스를 사용해야 할 이유를 찾는다.’

소박하게 시작한 길드는 시간이 지나며 오프라인 결제와 관련된 다양한 조사와 아이디어를 통해 8명의 프로젝트팀으로 성장했고, 이어 35명의 트라이브로 확대되었습니다. 2022년 3월, 마침내 50여 명의 팀원과 함께 ‘토스플레이스’로 진화하게 됩니다.

진화의 과정에서 도달한 중요한 결론은, 신용카드가 등장한 이후 40년 넘게 변하지 않은 오프라인 결제 환경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작점이 될 제품은 모든 매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모든 소비자가 마주하게 되는 ‘결제 단말기’였습니다.

“40여 년 전 신용카드결제단말기가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혁신이 없었어요. 결제단말기나 포스를 공급하는 VAN사와 VAN대리점의 주요 매출처는 ‘결제 수수료’예요. 사장님들의 입장에서 필요한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말 그대로 ‘결제만’ 되는 최소사양의 수동적인 단말기 위주로 공급될 수밖에 없었죠. 모든 자영업자가 필요로 하고, 모든 소비자가 매일 사용하지만,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결제 단말기를 혁신해 소비자의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완성해보고자 했습니다." -최지은 토스플레이스 팀 리더

사장님들은 왜 하루 15시간을 일해야 할까

자영업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사해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 자영업자는 쉴 틈이 없습니다. 매장 관리, 고객 응대, 마케팅, 재무회계, 인사관리, 배달앱, 심지어 리뷰관리까지. 다양한 일들을 혼자 해내야 하는 운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 이렇게 긴 시간을 일해도 월 평균 수입은 280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자영업 경쟁률이 유난히 높기도 하고, 3대 비용요소인 식재료, 인건비, 임대료는 물가를 따라 계속 오릅니다. 자영업자들이 매출을 높여 수익을 남기기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자료, 2021년 기준

이 문제를 풀기위해 토스플레이스는 운영 복잡도를 낮추고,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합니다. 특히, 매장에서 사용하는 기존 포스*는 사용이 복잡하고 어려운 편이라 익숙해지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립니다. 키오스크, 모바일, 배달앱 등 다양한 채널의 실시간 주문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죠. 사장님들이 포스에 겨우 적응을 마치고 나면, 새로운 직원이 들어올 때마다 포스 사용법을 알려주는 데도 많은 시간을 써야 했고요. *매장에서 판매 및 결제 과정을 관리하는 시스템. 계산대에서 사용되며 상품 판매, 재고 관리, 결체 처리, 영수증 출력 등의 기능을 갖고 있음

또한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사장님들의 매출 향상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내 가게를 찾는 고객군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특성상 사장님 혼자서 고객 분석과 경영 전략을 짜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낙후된 디지털 환경을 개선하고, 매출을 높이는 동시에 사장님들이 더 나은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결제만 잘 되는 단말기가 아닌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필요했습니다. 토스만의 제품 개발 역량과 속도, 빠르고 직관적인 UI/UX를 오프라인에 적용시킬 차례였죠.

장사가 아닌 ‘경영'을 돕기 위해 탄생한 단말기

토스를 포함해 많은 스타트업은 제품의 가장 중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담아 초기모델인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출시합니다. 서비스를 시장에 빠르게 선보이고, 사용자의 반응을 살피면서 제품을 보완해 가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토스플레이스는 빠르게 MVP를 출시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단말기는 물리적 기기이기 때문에 매장에서 곧장 사용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제품을 처음부터 선보여야 했죠. 사장님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10가지라면 그 모든 기능이 구현되어야만 했습니다. 단 하나의 기능이라도 안된다면, 9개의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선택받지 못할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 디바이스 제품 기획과 개발을 총괄했던 디바이스팀 PO는 이 과정이 마치 ‘쇠를 깎는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한번 깎으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쇠를 깎는 노인의 마음으로 임했죠.

장사가 일상적인 거래와 판매 활동에 집중한다면, 경영은 더 넓은 관점에서 매장과 조직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쇠를 깎는 노인의 마음으로 선보인 토스플레이스의 단말기는 사장님들의 경영을 돕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과 아담한 크기지만, 자영업자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들을 탑재하고 있죠. 직관적인 UX로 운영 복잡도를 낮춰 사장님들의 시간을 아끼고, 고객관리(CRM)를 도와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합니다.

‘고객관리’는 온라인 결제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보고 특정 쇼핑몰에 들어갔다고 생각해 볼게요. 쇼핑몰은 할인 쿠폰을 주고 멤버십 가입을 유도합니다. 고객은 멤버십에 가입해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고요. 쇼핑몰은 이때 획득한 고객 정보를 활용해 추후 상품 홍보나 할인 정보 등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 고객이 다시 쇼핑몰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반면 오프라인에서의 고객관리는 쿠폰이나 포인트 적립 정도가 전부입니다.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쿠폰 도장을 찍어주고 다시 가게를 찾아주길 마음속으로 바랄 뿐이죠. 내 가게를 자주 찾는 손님이지만, 사장님 눈썰미가 좋지 않다면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고요. 토스플레이스는 온라인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고객관리를 아래 기능들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첫째, 더 많은 고객이 포인트를 적립하도록 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주문할 때마다 적립될 포인트를 실시간으로 미리 토스 프론트 화면에서 보여주고, 결제 이전에 자연스럽게 적립을 유도 합니다. 결제 이후에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적립된 포인트와 누적 포인트를 고객에게 알려줍니다.

둘째, 사장님이 고객 응대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고객이 결제 전, 포인트 적립을 위해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사장님은 토스 포스를 통해 고객의 최근 방문일, 자주 주문하는 메뉴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셋째, 고객분석을 통해 쿠폰 발송을 지원합니다. 방문 횟수에 따라 첫 방문, 예비단골, 단골 등으로 고객군을 분류해 매장 운영에 참고할 수 있죠. 또 토스 프론트를 통해 할인 쿠폰, 재방문 유도 쿠폰 등을 고객의 카카오톡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단말기에서 신분증을 검사할 수 있는 기능, 토스 프론트의 널찍한 7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바쁜 시간대에는 손님이 직접 주문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로 전환하는 기능 등을 추가했죠.

전국 곳곳에 영업사원을 배치하다

토스플레이스의 결제 단말기는 출시 16개월 만에 가맹점 수 5만 개를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경쟁사들이 5만 가맹점을 만들기까지 짧게는 4년, 길게는 9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속도죠. 2024년 9월 기준으로는 6만 여개의 가맹점을 기록했습니다.

‘요즘 매장, 요즘 결제’라는 토스플레이스 슬로건에 걸맞게 많은 사장님들의 선택을 받고 있죠. 가맹점은 업종도 지역도 다양합니다. 수도권 비중이 가장 높지만, 제주도에도 1,500개가 넘는 가맹점이 있고 울릉도에까지 토스플레이스의 단말기가 진출했습니다. 식당과 카페에서 단말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네일샵 같은 뷰티 업종에서도 특히 인기가 좋습니다.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전국 VAN대리점과의 협력이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결제는 ‘단말기'와 ‘VAN’(결제 통신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말기와 결제통신망 모두 관리하는 곳을 VAN대리점(이하 대리점) 이라고 하고요. 대리점은 단순히 단말기를 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단말기를 어떻게 쓰는지 사장님들을 교육하고 유지보수까지 책임집니다. 사장님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자영업자들의 결제 시스템 운영을 지원하는 중요한 파트너인 셈이죠.

물론 처음부터 대리점의 반응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토스플레이스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인지도가 전혀 없던 신입이었으니까요. BD 팀(사업개발팀) 전원이 부산, 제주도 등 전국 방방곡곡 대리점 투어를 다니며 열과 성을 다해 토스플레이스의 제품을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단말기 출시 후 3~4개월이 지나자 점차 입소문을 타며 판매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애플페이 결제 지원 기능과 토스 프론트를 키오스크로 전환해서 쓸 수 있는 기능, 토스 프론트의 첫 화면을 가게의 로고나 이벤트 정보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들이 붙으면서 경쟁력을 높여갔습니다.

가게의 로고, 이벤트 정보 등으로 설정할 수 있는 토스 프론트의 첫 화면

전국에 2~3천 개의 대리점이 있지만, 그 중 토스플레이스와 협력 중인 대리점은 400여 곳. 토스플레이스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점유율은 3.5%입니다. 문을 두드려야할 대리점도, 가맹점도 아주 많죠. 전국적인 서비스 공급자가 되려면 전국의 모든 대리점과 관계를 맺고 유통 해야 하기 때문에 토스플레이스는 특히 인력과 여건이 부족한 중·소규모 대리점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대면 관계를 형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자영업 운영의 모든 것, 사장님들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꿈꾸며

현재 토스플레이스는 강남구 일대에서 얼굴결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손님은 매끄러운 결제를 경험하고, 사장님은 고도화된 고객관리(CRM)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죠. 또한 앞으로 토스앱을 통해 매장 예약, 웨이팅, 비대면 주문 등의 기능들도 붙여나가며 토스앱, 그리고 사용자들과의 접점을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토스플레이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장님들이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자영업 운영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플랫폼이 되는 것입니다. 매출 관리부터, 고객 관리, 재고 관리, 세금 신고, 직원 채용까지. 매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한곳에 모인 ‘스위스 아미 나이프’ 같은 플랫폼을 꿈꾸며 오늘도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자본과 기술의 결핍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는 사업자가 없도록, 모든 오프라인 자영업자의 삶과 매장운영을 궁극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겠습니다" - 최지은 토스플레이스 팀 리더

잘나가는 사장님들이 토스 프론트를 쓰는 3가지 이유 토스플레이스의 이야기, 영상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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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토스팀에서 콘텐츠를 만듭니다. 시대와 사회, 생활에 필요한 금융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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