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지금은 총알을 장전할 때

by 김영아

대출 금리는 오르고, 주식은 떨어지고 이제 어쩌죠?

최근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죠. 투자의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아주 민감한 시기인데요. 무슨 일이냐고요? 요즘 뉴스만 틀면 나오는 금리와 물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돈이 비싸지고 있습니다. (a.k.a. 금리 인상기)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한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추며 시장에 돈을 풀었습니다. 현금으로 각종 보조금과 지원금도 나누어주었죠. 정말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여기저기서 돈이 콸콸 쏟아졌습니다. 덕분에 소비는 살아났지만, 돈이 흔해져 가치는 내려가고 물건의 가격(물가)가 너무 올라버렸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최근 7년 동안 늘어난 통화량이 이전 70년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정말 어마어마하죠. 코로나19로 통화량 증가는 더 가속화되었는데요. 작년에만 400조 넘는 돈이 풀리면서 연간 통화량  증가폭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급격하게 낮아진 돈의 가치(금리)를 되돌리기 위해 지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하 연준, Fed)부터 시작해 전 세계 중앙은행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요. 금리를 올려 시장에 풀린 돈을 다시 빨아드리겠다는 거죠.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 이자도 비싸지니 빚을 내서 사업을 하거나 투자할 때 이자 부담이 커지거든요. 여유 자금이 있어도 안전하게 은행에 두는 사람들이 늘어나죠. 

Fed는 2022년 5월 초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어요.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릴 때(0.25%p)보다 큰 폭으로 올려 빅스텝이라는 말도 나왔죠. 그리고 이번 6월에는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p 인상해버렸어요. 28년 만에 처음 있는 자이언트스텝에 모두 깜짝 놀랐죠.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렸어요. 한국은행은 5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0.25%p의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이미 지난 4월에도 금리를 한 차례 올렸는데, 이렇게 금리를 연속 두 달 올린 것은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에요. 

2. 물가 너무 비싸요!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이미 월급 빼고 다 올라버렸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은 물론, 물가도 크게 올랐어요.   금리인상

실제로 미국 물가 상승률을 측정하는 대표 지수인  소비자물가지수*는 두 달 연속 8%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5월의 CPI는 8.6%인데요. 높은 거냐고요?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 기록입니다. 보통 Fed가 생각하는 소비자 물가지수는 2% 수준이고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 : 일반 가구가 소비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구입하는 각종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작성되는 물가 지표. 소비자가 일정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소득 내지 소비 금액의 변동을 나타내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매력과 생계비 등의 측정에 사용된다. 또한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은 실질임금의 하락을 의미하므로 이를 보전하기 위한 임금인상의 기초자료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최대 폭인 5%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4월 소비자지수는 작년 대비 4.8% 올랐어요. 2008년 10월 이후 최고 기록이죠. 

3. 금리가 올랐으니, 이제 어떻게 되는데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은행 문턱이 높아져요. 돈을 구하기가 어려우니, 개인과 기업의 사업과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가 나빠질 거라고 예측되니 투자 시장부터 빠르게 얼어붙습니다.

  1. 부동산

작년까지 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집값이 주춤하고 있는데요. 부동산을 구매할 때는 대출을 억 단위로 받게 되니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엄청나게 커지는 거죠. 이렇게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줄면, 폭등했던 아파트 가격도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1. 주식

주식 시장은 더 심각하죠. 지금 국내는 물론 미국 주가도 모두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어요. 금리 인상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한동안은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전망이라 바로 반등은 어려워 보여요. 

4. 그럼 금리 인상기, 지금이 투자 기회 아닌가요?

이런 시기에 자산을 싸게 사서 10년, 20년 장기 투자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잘 모르고 저지른 순간의 선택이 큰 손해를 가져올 수도 있어요. 

아래는 10년간 우리나라 대표 우량주의 주가 상승률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모두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입니다. 주가가 떨어진다고, 그냥 아무 주식이나 사서 10년을 묵힌다고 부자가 되긴 어려워요. 미래에 가치가 오를 자산을 보는 선구안이 필요하죠. 

5. 금리 인상기, 그럼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요? 

금리가 오르면 예금이나 적금 상품의 이율도 올라요. 금리 인상의 거의 유일한 장점이죠. 변동성이 큰 주식 투자와 대출 부담이 큰 부동산 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우선 저축성 상품을 활용해 현금을 모으는 게 오히려 유리해요. 안전하면서도 쏠쏠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하나 더, 요즘처럼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시기에는 만기가 너무 긴 금융 상품보다는 6개월 정도로 가입 기간이 짧은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어요. 오르는 금리에 따라 금융 상품의 조건도 더 좋아질 수 있답니다.


Graphic 김예샘

이 아티클은 2022년 6월 20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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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아

토스뱅크의 콘텐츠 매니저입니다. 금융이 쉬워지면, 우리의 삶도 더 편안해진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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