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체한다는 BNPL, 무엇인가요?

by 커피팟

‘BNPL’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나요? Buy Now, Pay Later의 준말로 ‘선구매 후결제’라는 새로운 결제 방식이에요. BNPL 방식으로 결제하면 결제 업체가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결제 업체에 돈을 갚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에서 30만 원짜리 제품을 사고 싶지만 당장 돈이 없는 소비자라면, ‘페이팔’ 등 BNPL을 도입한 결제 업체를 이용해 물건을 먼저 산 후 페이팔에 돈을 갚는 시스템인 거죠. 

언뜻 들으면 ‘신용카드와 뭐가 달라?’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점수가 필요합니다. 또, 신용카드로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할부 수수료를 내야 하고요. 반면, BNPL은 신용점수와 상관 없이 만 18세 이상이라면 이용할 수 있으며 수수료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BNPL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전세계 MZ 세대에게 환영받고 있어요. 

해외에서는 BNPL 시장을 잡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아마존이 BNPL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BNPL이 주요한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졌는데요. 주요한 움직임만 모아보자면 

  • 아마존은 BNPL 시장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인 어펌(Affirm)과 협업하기로 했어요. 50달러 이상 구매할 때부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고로 어펌은 쇼피파이와 월마트의 BNPL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 애플은 애플 페이에 더해 애플 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골드만삭스가 할부에 필요한 대출자 역할을 맡아 함께 협업할 예정이고요.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를 더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 얼마 전, 트위터의 CEO이기도 한 잭 도시가 CEO로 있는 스퀘어(Square)는 현재 가장 큰 BNPL 서비스 중 하나인 호주의 애프터페이(Afterpay)를 290억 달러(약 33조 292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스퀘어는 이 서비스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캐시 앱(Cash App)과 통합하고, 자신들의 리더기와 결제 시스템을 사용 중인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스퀘어는 어떤 서비스인데  BNPL 회사를 인수했나요? 

스퀘어는 그간 셀러를 위한 간편한 결제 시스템, 간편 송금 서비스, 주식/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캐시 앱(Cash App)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자회사로 은행 사업에도 진출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사업 영역을 점점 확대하는 중이었죠. 스퀘어의 캐시 앱은 지난 6월을 기준으로 거래가 활성화된 사용자 수가 4,00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팬데믹이 이어지는 동안 정부로부터 받은 재난지원금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송금해주는 대표적인 서비스가 된 겁니다. 캐시 앱의 직불 카드를 이용한 온라인 구매도 크게 증가했는데요. 스퀘어의 2분기 총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나 증가한 428억 달러(약 49조 1350억 원)에 달합니다. 매출 총이익은 11억 4000만 달러(약 1조 3090억 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나 성장했고요. 

그런 스퀘어가 새로운 세대의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BNPL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입니다. 새로운 서비스와 늘어난 사용자 베이스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종합 핀테크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겁니다. BNPL 서비스가 지금의 추세대로 성장한다면, 스퀘어는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던 미국과 캐나다뿐만 아니라 애프터페이가 진출해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서유럽에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BNPL 시장, 얼마나 클까요?

그간 BNPL 시장은 실리콘밸리의 어펌,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한 클라르나(Klarna), 호주에 본사를 둔 애프터페이, 그리고 페이팔 등의 핀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커왔는데요. 이제는 메이저 신용카드사도 모두 시장에 진출해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중 클라르나*는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BNPL 서비스의 확산이 늦었던 미국에서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나이키와 세포라 등 대형 리테일 업체와 계약을 직접 체결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최근 한 달(2021.07. 기준) 사이에만 미국 내 가장 큰 이커머스를 운영하는 기업 중 24개와 계약을 맺은 클라르나는 향후 1년 내 대형 리테일 업체 중 BNPL을 도입하지 않는 서비스는 없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실제로 미국 최대 백화점 사업자인 메이시스의 매출 50% 이상이 이커머스를 통해 나오는 상황이니,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BNPL은 당분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클라르나는 소프트뱅크와 세쿼이어 캐피털 등으로부터 39억 달러(약 4조 52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기업가치는 460억 달러(약 53조 3200억 원)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어도비(Adobe) 리포트에 의하면 BNPL 서비스는 2021년 1~2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커머스는 34% 증가했는데요.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리테일에서도 BNPL의 영향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BNPL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측은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Edit 송수아 Graphic 이은호 박세희

본 글은 8월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10월 31일(일)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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