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와 타임 매거진의 변신

by 커피팟

Editor’s Note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커피팟(COFFEEPOT)’과 함께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라운지> 7화는 ‘타임’ 매거진과 뉴욕타임스의 최근 소식을 전해요. 타임은 왜 영상 스튜디오를 세우고, NFT 컬렉션을 발행할까요? 뉴욕타임스는 왜 스포츠 전문 미디어 디애슬레틱과 낱말 게임 ‘워들(Wordle)’을 인수했을까요? 미디어들의 미디어, 두 곳의 변신을 살펴볼게요.

1. 타임은 이제 디지털 콘텐츠 기업

1923년 창간한 타임(TIME) 매거진은 대표 시사 주간 잡지로 잘 알려져 있어요. 지난 2018년 9월,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CEO인 마크 베니오프와 그의 아내인 린 베니오프가 타임을 인수했어요.

한때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이자 대표 잡지였던 이들은 디지털 시대 이후 종이 잡지의 구독이 계속 줄어들면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왔는데요. 테크 거부의 인수 이후 3년이 넘게 지난 지금,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사업으로 다시금 위상을 회복하고 있어요.

‘잡지’만이 메인은 아니다

타임의 2021년 매출은 약 30% 성장했고, 2022년 매출도 30% 성장해 2억 달러(약 2,380억 원)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돼요. 이제 론칭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디지털 구독제는 현재 구독자수 12만 명을 넘겼고, 늘어난 트래픽을 통한 디지털 광고 수익도 증가하고 있어요. 물론 여전히 종이 잡지 구독자가 약 200만 명에 이르러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 후 1년 만에 빠르게 성과를 만들고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제 기존 ‘매거진’ 콘텐츠만이 주요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에요. 타임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약 2년 전 시작한 영상 콘텐츠 사업인 타임 스튜디오는 이제 매출의 25%를 책임지는 사업이 됐어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CNN과 같은 방송사 등에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죠. 신규 투자를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을 빠르게 실행했고, 커가는 스트리밍과 비디오 콘텐츠 시장의 흐름도 놓치지 않고 있어요.

테크 기업 특유의 빠른 실행력 덕분

타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베니오프 부부의 투자로 인해 뉴스룸 전체가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세일즈포스의 제품과 운영 방식 등을 차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먼저 나와요.

특히 인수 후 3년이라는 시간 안에 디지털 구독제와 비디오 스튜디오 사업을 빠르게 키워온 것 역시 편집국, 마케팅, 테크 등 기능을 중심으로 분류되고 짜인 조직이 아니라 세일즈포스와 같은 테크 조직처럼 구독제, 스튜디오 등의 ‘제품’ 중심 조직으로 전환했기에 가능했어요. 2018년 인수 후 타임이 매년 연말에 진행하는 갈라 형식의 타임100* 행사를 2개월여 앞두고 전혀 다른 컨셉의 서밋(Summit)으로 바꾼 것도 테크 기업 특유의 빠른 실행력이 이식되기 시작한 사례로 보고요.
* TIME100, 매해 타임이 선정하는 영향력 있는 인사 100명의 목록 및 그 기획.

이 과정에서 타임이 사람들의 이목을 더 잡을 수 있었던 까닭은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인수 전에는 포춘, 피플 매거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 수십 개의 다양한 매체를 소유한 메레디스 코퍼레이션(Meredith Corporation)이라는 거대 미디어 기업의 한 퍼블리셔였던 타임이 다른 계열사들과 겹치는 분야로 콘텐츠를 확장하기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독립 미디어가 된 이후 일하는 사람들, 즉 구독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비즈니스 콘텐츠를 확대하고, (자녀 교육을 위해 구독료를 아끼지 않을 부모를 타겟 고객으로 삼은) 어린이들을 위한 타임을 론칭하는 등 뚜렷한 콘텐츠로 독자들을 모으는 데 성공했어요.

새로운 콘텐츠가 꾸준해야

마크 베니오프는 최근 자신이 타임을 인수해 독립된 매체가 된 이후 “콘텐츠를 확장하는 것이 가장 큰 챌린지 중 하나”였다고 언급했어요. 타임은 앞으로도 비즈니스 콘텐츠와 같이 원래 주력은 아니었지만 성장성이 높은 분야를 확장하면서 로이터나 블룸버그와 같은 미디어와도 경쟁할 것으로 보여요. 향후 디지털 광고 시장이 계속 커지리라는 예상 속에서 유입 증가를 통해 비즈니스 콘텐츠와 연결되는 광고 성장도 이루어내야 하고요.

타임은 2021년,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드는 별도 스튜디오도 론칭해 아우디와 레고 등 기업과 협업을 확대했어요. 또 타임 매거진 커버를 기반으로 한 NFT 컬렉션도 발행하며 사업을 키우고 있어요. 콘텐츠 역량과 기존 자산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해나가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죠.

△ (일단은) NFT 사업에도 나서는 등 새로운 시도도 적극적이에요. ©TIME

마크 베니오프가 목표로 하는 매출 10억 달러(약 1조 1,900억 원), 그리고 세계 1위 미디어 브랜드라는 목표 달성은 근 시일 내 어렵겠지만, 타임은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사업을 빠르게 실행해 나가는 기업이 되었어요. 시사 매거진에서 디지털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타임의 새로운 여정은 이제 시작입니다.

☕️ 마크 베니오프의 계획과 야심

타임은 향후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어젠다도 푸시해 나갈 것으로 보여요. 이 실행은 ‘모든 비즈니스는 변화의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평소 주장과 일치해요. 마크는 타임을 통해 관련 콘텐츠와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으로 추정돼요. 타임이 모두가 주목해야 하는 어젠다를 끌고 나가면서 더 큰 역할을 하는 미디어가 되도록 하려는 생각이죠. 인수 후 3년이 지나고 디지털 전환도 안정화되는 상황에서 타임이라는 미디어가 더 큰 역할을 해나가도록 만들려는 첫 단추이고요.

2. 뉴욕타임스가 드디어 디애슬레틱을 잡은 이유

지난 1월 7일, 뉴욕타임스가 스포츠 전문 미디어 스타트업 디애슬레틱(The Athletic)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발표됐어요. 인수 금액은 5억 5,000만 달러(약 6,620억 원)이고요.

이번 인수는 미디어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온 기업으로서 뉴욕타임스가 더 큰 성장을 위한 걸음을 내딛는 상징적 규모예요. 지난해부터 인수 추진이 결렬되었다가 다시 추진되는 등 반복되었는데, 드디어 확정됐어요.

©REUTERS/Shannon Stapleton

이번 인수의 의미

디애슬레틱은 현재 유료 구독 수가 100만이 넘기에 2025년까지 1,000만 구독 달성*을 목표로 하는 뉴욕타임스에 큰 도움이 돼요.
* 뉴욕타임스의 현재 총 구독 수는 약 840만이고, 디지털 구독은 760만에 이르러요.

무엇보다 저널리즘을 기반으로 한 깊은 취재 기사와 앱을 통한 디지털 구독제로 성장해 온 이들은 뉴욕타임스와도 결이 잘 맞고 시너지가 큰 결합이라고 평가받아왔어요. 초기부터 유명 스포츠 저널리스트를 확보해 콘텐츠를 채워온 디애슬레틱의 자산은 뉴욕타임스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 분명하고요. 현재 디애슬레틱에는 미국의 대표 스포츠 채널인 (디즈니 소유의) ESPN 다음으로 많은 스포츠 저널리스트들이 포진해 있어요.

이번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어요. 구글과 페이스북(현 메타)의 출현으로 2000년대 말, 헐값에 인수당할 위기에까지 이르렀던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전환을 완성해 가면서 다시금 큰 금액의 미디어 인수를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상징 때문이기도 해요. 이들의 모습은 많은 미디어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롤모델이 되고 있어요.

세계 미디어 업계의 필수 참고서가 되기도 한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나온 2014년 이후, 미디어와 테크의 결합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가장 앞선 발자국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어요.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수익성 문제

물론 뉴욕타임스 상황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뉴욕타임스는 2021년 매출이 20억 600만 달러(약 2조 41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요. 이는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6년 당시보다 34% 오른 금액이지만, 그리 놀라운 성장률은 아니에요. 그 기간 유료 구독자는 4배 이상 증가해 오랜 신문사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이 가능함을 계속 증명해 왔지만, 더 안정적인 기업 운영을 위한 수익성에는 물음표가 계속 뒤따라왔거든요.

큰 금액이 들어간 이번 인수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어요. 뉴욕타임스 지표는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빅 테크 기업처럼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디애슬레틱은 연간 6,500만 달러(약 782억 원)의 매출에 운영 손실이 약 5,500만 달러(약 662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는데요. 현재 성장을 밀고 있는 광고 수익이 2023년에는 약 3,100만 달러(약 37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수익성이 곧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어요.

디애슬레틱이 아직 큰 적자를 기록 중인 스타트업이기도 하고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수가 향후 3년간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구독제 외의 추가 수익 모델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럼에도 전망이 밝은 이유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주요 상품인 뉴스 구독 외에도 쿠킹과 낱말 퍼즐 등이 포함된 게임, 그리고 상품 평가 및 추천 사이트인 와이어커터(Wirecutter)의 구독제로 함께 성장*해왔어요.
* 2021년 3분기 기준 디지털 뉴스 구독 수는 570만, 기타 디지털 상품 구독 수는 190만으로 쿠킹과 게임을 비롯한 별도 구독제의 성장도 눈에 띄고 있어요.

다양한 디지털 구독 상품을 개별적으로 제시하는 뉴욕타임스의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고, ‘뉴욕타임스’라는 플랫폼에 유입하는 사람들도 계속 늘고 있죠. 이제 회원 가입자 1억 명 이상에, 월별 방문자가 1억 5,000만 명이 넘는 이들은 다시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 사업까지 키우려고 나섰죠. 역시 광고 사업을 다음 수익원으로 보고 있는 디애슬레틱에도 긍정적인 유입 증가가 일어날 수 있어요.
* 수집 및 활용 가능한 퍼스트 파티 데이터는 유입 경로, 로그인, 로그아웃 정보, 특정 페이지 조회 여부 등이다. – 편집자 주

또 디애슬레틱은 뉴욕타임스와 함께 하면서 훨씬 큰 마케팅 효과를 얻을 뿐 아니라, 뉴욕타임스가 구독제 번들을 만들고 활용해 구독 리텐션(retention rate, 유지율)도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여요. 디애슬레틱은 인수 후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거예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스포츠 전문 미디어에 뉴욕타임스가 가진 역량을 더하면 한층 더 빠르게 성장할 걸로 보입니다.

☕️ 스포츠 베팅 사업에도 나설까?

디애슬레틱은 지금까지 합법적인 스포츠 도박을 중개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선언을 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스포츠 도박 플랫폼들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고 있었어요. 뉴욕타임스도 향후 디애슬레틱을 통한 스포츠 도박 사업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어요. 이번 인수 발표 시 관련 질문을 받은 CEO인 메레디스 코핏 레비엔은 “거대한 베팅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디애슬레틱을 인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에 관련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라고 했죠.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 도박 사업에도 과연 뉴욕타임스라는 미디어 기업이 나설지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dit 손현 Graphic 박세희

본 글은 2022년 1월 7일, 1월 18일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2022년 2월 10일(금)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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