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면서 ‘인생 책’ 골라내는 법

by 김얀

Editor’s Note

돈 공부 하기로 결심한 뒤, 100권이 넘는 경제경영서를 읽은 작가가 <경제경영서 나답게 읽는 법>을 알려드려요. 2화에서는 내 상황과 수준에 맞는 책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요. 작가는 아직 책보다 영상이 편한 경제 공부 초심자라면 유튜브에서 책을 발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요.

돈 공부를 시작하는 초심자들에게 경제경영, 재테크 책을 최소 5권은 읽어 보라고 권해 드리면, “유튜브로 보면 되지, 꼭 책으로 읽어야 하나요?”라는 질문과 종종 만나게 됩니다. 유튜브를 검색창으로 쓰는 세대에게 책이란 시선을 끌어줄 영상이나 효과음 없이 끊임없이 활자에만 집중해야 하는 불친절한 도구일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유튜브는 확실히 친절하지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볼 수 있고, 밥을 먹으며, 심지어는 샤워를 하면서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에 반해 독서는 시작부터 큰 결심이 필요합니다. 일단 서점에 가야하고, 비용이 드는 일이니 책을 고르는 데 신중해지기도 하고요. 도서관에서 빌려본다고 해도 휴관일을 피해 대출증을 만드는 수고까지 해야하죠. 인터넷 서점에 주문을 해 놓은 사람은 심지어 며칠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수고를 감수하고 책을 손에 쥐게 된다해도 독서에 적합한 환경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독서의 강점이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에게도, 유튜버에게도 ‘글’은 필요하니까

넷플릭스의 인기 다큐 <인사이드 빌 게이츠>에는 ‘생각 주간’을 보내는 빌 게이츠의 모습이 나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영하던 1990년대부터 시작하여 매년 빼먹지 않았다는 ‘Think week’. 가족 포함 외부인을 만나지 않고 미국 워싱턴주 후드 운하에 있는 작은 별장에서 홀로 독서를 하며 일주일을 보내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이해와 아이디어를 위해 두 달 전부터 선별해 골라둔 책을 읽으며 본인만의 공간에서 사색하는 것. ‘독서는 곧 생각’ 이라는 말처럼 이런 몰입의 상태에서 흡수되는 지식과 정보는 자신의 생각을 공고히 발전시키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커다란 에코백에 책과 기술 문서를 가득 넣고 호숫가 별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 “책을 읽는 것은 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그의 멘토 ‘워런 버핏’과 식사를 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오마하의 작은 식당에서 햄버거와 콜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은 올해도 세계 탑10 부호에 오른 사람들이라 하기엔 너무나 소탈합니다. 이제는 멘토와 멘티를 넘어 베스트 프렌즈가 된 두 사람의 공통점은 역시나 대단한 독서광이라는 것인데요. 워런 버핏 역시 매일 5개의 신문을 읽고 하루에 최소 5~6시간을 독서에 할애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한국 나이로 올해 93세를 맞은 워런 버핏(1930년생)은 아직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역 경영자입니다. 스스로 본인의 일이란 ‘본질적으로 더 많은 사실과 정보를 모으는 것’ 이라고 말하며 여가 중 80%는 독서를 한다는 그는 “매일 500페이지씩 읽는 독서야말로 가장 큰 복리 효과”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매일 생산되는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면서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읽기’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방대한 양의 정보를 가장 빠르고 심도 있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텍스트이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 1년 넘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편집과 업로드에 체력과 시간을 쏟고 있다보니 정보 생산자 입장에서도 텍스트만으로 완성할 수 있는 블로그와 책이 얼마나 간편한지 매번 깨닫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유튜브를 지속할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원고 준비에는 큰 부담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영상이든 그 기반은 텍스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글을 쓰는 게 어렵다면 유튜브 창작자로 오래 버티기가 훨씬 힘들겠지요.

경제경영서 고를 때 유튜브가 좋은 이유

요즘 같은 시대에 유튜브의 영향력은 확실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저 역시도 보통의 MZ세대처럼 정보를 얻기 위해, 또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유튜브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책을 읽는 시간은 평균 1~2시간이지만, 어떤 날은 유튜브 접속 시간이 그 이상을 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분들이라면 대학 수준의 높고 전문적인 지식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도 이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유튜브 세상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유튜브에서 인생 책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특히 경제경영서를 고를 때 유튜브가 좋은 이유는 흥미로운 주제의 영상 뒤에는 높은 확률로 그것과 관련된 책이 숨어 있다는 겁니다. 보통 ‘자기계발과 동기부여’로 유명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멋진 저자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 읽은 그랜드 카돈의 ⟪10배의 법칙⟫이라는 책도 <동기부여학과>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만든 <상위 1% 억만장자의 돈 사용법>이라는 5분 짜리 영상을 보고 발견한 책입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포털 사이트에서 리뷰를 보고 책을 산 적이 많았는데 이제 그곳은 협찬과 광고로 덮인 리뷰 때문에 유튜브에서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 미션1. ‘내돈내산’ 추천 책에 주목하기!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광고가 아님에도 적극 추천하는 책에 주목해 보세요. 짠부TV에서 극찬했던 ⟪세이노의 가르침⟫이나 알로하융에서 소개한 ⟪혁명의 팡파르⟫는 저도 읽어보니 좋았습니다. ‘돈’에 관련된 책은 아니지만, 겨울서점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은 김겨울님의 적극 추천으로 베스트셀러까지 되어 버렸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유튜버라면 어느 정도 나의 취향과 맞을 것이고, 광고가 아닌 ‘내돈내산’으로 강력 추천하는 책은 확실히 그만큼 가슴에 깊이 다가올 확률이 높습니다.

📍미션2. 책이 마음에 들 땐 유튜브에서 ‘작가명’ 검색하기!

이와 반대로 우연히 읽게 된 책이 마음에 들어 책을 쓴 작가가 나온 유튜브 영상을 일부러 찾아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에 읽은 책 중 단연 최고의 경제경영서라 할 수 있는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는 책을 덮자마자 유튜브에서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역시나 TED* 유튜브 채널에 작가 ‘애나 듀크’의 강연 영상이 있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어로 된 자막이 없어서 번역을 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지만, 덕분에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국 비영리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로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앞글자를 따서 TED라고 부른다. 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과학과 국제적인 이슈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 강연을 하고 있다.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가 모토다. – 편집자 주

📍미션3. 좋아하는 유튜버가 직접 쓴 책 찾아보기!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유명 유튜버들이나 인기있는 채널도 결국에는 종이책을 출간한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30억 원 안팎에 채널을 양도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경제 재테크 채널 ‘신사임당’의 주언규 님도 ⟪킵고잉⟫이라는 책을 냈었고, ‘인스타그램 브랜딩’으로 유명한 드로우 앤드류 역시 ⟪럭키 드로우⟫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그 외에도 ⟪심리 읽어드립니다⟫라는 책 역시 <사피엔스> 채널의 김경일 교수와 함께 만든 책이고요. 유튜버들이 쓴 책이라서 ‘이미 유튜브에서 다 들어본 내용이라 또 특별한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읽어 보니 역시 책이 가진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질 때는 시작부터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번의 회의를 거치게 됩니다. 영상으로는 단편적으로 흩어질 수 있는 정보를 편집자와 함께 단계별로 쌓아 가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더 깊이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 한 권의 책이 완성되지요. 그러다 보니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텍스트임에도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저자와 부쩍 가까워진 느낌을 받게 됩니다. 10분짜리 짧은 영상과는 감정의 깊이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지요.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니, 이미 네임 밸류를 가진 유명 유튜버들도 결국은 본인의 책 출판을 희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돈 공부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초심자들은 일단 ‘돈’에 관련된 책 5권을 먼저 보기로 결심해 봅시다. 아직도 “유튜브로 보면 되지, 꼭 책으로 읽어야 하나요?”라고 물으시는 초심자분들께는 마지막으로 이런 대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유튜브에도 좋은 영상이 가득하지만, 우리 초심자분들은 아직 단편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아 올릴 만한 기술이 부족해요. 15분짜리 영상 4개를 무작위로 보는 것보다 나의 수준에 맞고, 잘 만들어진 한 권이 훨씬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니면 이번 여름 휴가를 위해 꼼꼼히 책을 고르고 빌 게이츠처럼 본인만의 ‘생각 주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떻습니까? 이러한 능동적인 행위를 통해 쌓여가는 지식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지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겁니다.

이번 휴가에는 ‘책 읽을 결심’을 꼭 해 보시길!


Edit 이지현 Graphic 이은호, 윤혜원

– 해당 콘텐츠는 2022. 8. 2.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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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얀

작가이자 경기도 부천에서 3명의 여자들과 함께 살고 있는 '김얀집'의 호스트. 쉽고 재미있는 재테크 입문서 《오늘부터 돈독하게》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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