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 

by 사소한 질문들

Ⅰ. 정체 모를 형태로 먹고사는 요즘 것들

1년 3개월. 이혜민과 정현우는 밀레니얼의 먹고사는 이야기를 수집했습니다. 연봉은 반으로 줄었지만, 대기업에서 나와 직업실험을 하는 사람, 각자 월급의 10%를 모아 친구들과 와인바를 차린 사람, 청소 일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 형태는 다양했지만 모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죠. 두 사람은 밀도 높게 수집한 이야기를 영상과 글로 엮어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 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습니다.

먹고사니즘 프로젝트는 사적인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부부이자 동업자인 이혜민, 정현우 역시 남들과 조금 다르게 먹고사는 ‘요즘 것들’ 이었죠. 두 사람은 콘텐츠 스튜디오 900KM 운영하며 영상을 만들고, 책을 만들고, 방송 출연을 하고, 기업과 협업도 합니다. ‘무슨 일 하세요?’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결코 간단할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정체모를 형태로 일하고 먹고사는 또래들을 만나 어떤 답을 얻었을까요. 을지로의 작업실에서 이혜민 기획자와 정현우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먹고사니즘의 뜻이 궁금해 찾아봤습니다.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힘든 시대에 ‘먹고사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태도’라고 나오더라고요. 낭만적인 제목이 아닌 먹고사니즘이라는 현실적인 제목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요? 

혜민: ‘먹고사니즘’은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신조어예요. 취업과 먹고 사는 일은 여전히 어렵죠. 그런데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취업난과 동시에 ‘퇴사’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고, ‘n잡’이 유행으로 번졌다는 거예요. ‘먹고사니즘’의 생태계가 달라졌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지만, 자포자기하지 않고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고 있는 거죠. 내가 이 일을 왜 해야하지? 이 일을 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지? 나다운 일은 무엇이지? 계속 고민하고, 일에 대한 의미를 찾고요. 결국 이런 것들이 요즘 세대들에게는 ‘생존전략’인 것 같아요. 오래전 탄생한 단어지만 새로운 관점의 먹고사니즘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총 11팀의 먹고사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었나요? 

혜민: 우리와 비슷한 상황의 또래를 만나려 했어요. 너무 다른 세계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도록요. 먹고사는 이야기는 현실이잖아요. 나의 상황을 대입했을 때 ‘나도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모든 인터뷰이에게 던졌던 ‘얼마 버세요?’라는 질문 덕분에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왔어요. 높은 근로소득을 만드는 분도 계셨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근로소득에 대한 불안감은 어떻게 이겨내고 있던가요? 

혜민: 대기업을 퇴사하고 직업실험을 했던 김가현 님은, 회사 다닐 때보다 딱 절반 정도를 번다고 했어요. 그런데 가현 님의 경우 조직을 벗어나도 스스로의 힘으로 먹고살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고, 그 금액이 얼마가 됐든 가능성을 본 거거든요. 단기적인 수입은 적어도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미스페니 님은 프리랜서 협동조합을 통해서 일 하는 분이었는데요. 그 조직은 심지어 월급이 없어요. 구성원 각자가 자신이 번 수익에서 일정 금액을 출자금 형태로 내고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이에요. 프리에이전트* 형태라고 할수 있는데,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보다 안정적이고 직장 생활자보다는 자유롭다고 해요. 물론 초기에는 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떠밀리듯이 일하지 않고 내 속도대로 성장할 수 있다거나, 회사와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나다운 형태를 찾는 게 결국은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길이고 장기적으로는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중간 형태. 개인은 각자 사업자로서 회사와 계약을 하고, 월급이 아닌 성과에 따른 보수를 받는다. (참고:바바 마사타카, 하야시 아쓰미, 요시자토 히로야(2020),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 합니다』, 정예씨)    

행동력이 대단한 분들이네요. 두 분이 만나본 나답게 먹고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혜민 :  모두 각자만의 방식이 있었어요. 모두의 방법과 선택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도 달랐어요. 그래도 공통점을 찾는다면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어 한다는 것. 그래서 안정적인 일자리 보다 변하는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을 만드는 걸 선호했던 것 같아요. 

현우: 인터뷰했던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저도 오래전부터 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2018년에 펴낸 첫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남겼었어요.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4시간까지 인터뷰를 진행하셨다고요. 밀도 높고, 다양한 형태의 먹고사는 이야기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우: 예전에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어요. 칠판에 a,b,c,d 4개의 선을 그려놓고 실험자에게 길이가 가장 긴 선을 고르라고 했어요. 누가 봐도 b선이 가장 길었고요. 실험자가 처음에는 b라고 대답하다가 사람들이 다른 답을 말하니까 눈치를 보기 시작해요. 그리고 곧 사람들과 똑같이 틀린 대답을 하는 거예요. 본인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는 거죠. 현실도 다큐 실험과 비슷한 것 같아요. 다수가 선택한 길이니까 그것이 안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혜민: 유튜브 댓글을 보면, ‘나도 저렇게 도전하고 싶다’ 이런 반응들이 많거든요. 이미 다수가 선택하는 정답 같은 길이 있는데 샛길로 가는 건 당연히 두려운 일이잖아요. 이건 사람들의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지금까지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모습들만 봐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다른 선택지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례가 많을수록 시야가 열리고, 정답으로 여겨지는 길에서 빗겨나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한 지 1년 반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인터뷰가 있다면요?

혜민: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받았던 콘텐츠를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청소 일하는 그림 작가 김예지 님이요. 예지 님은 돈 버는 일(청소)과 좋아하는 일(그림)이 달랐어요. 그런데 결국 두 가지 일을 끈기 있게 했더니 서로 연결되더라고요. 청소를 소재로 그림을 그렸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내게 됐고요. 생계 때문에 하는 일이 무의미하고, 내 꿈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아서 힘들 때도 있지만, 먹고사니즘은 결국 꿈과 멀리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분의 관심을 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먹고사니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과 후,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현우: 일단 인터뷰했던 11팀의 동지를 얻었고, 사람들의 댓글이나 후기를 통해 이런 이야기들을 계속해달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있거든요.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을 받으며 지지하는 느슨한 연대를 느끼고 있어요. 

Ⅱ. 먹고사니즘을 말하는 이들의 먹고사니즘 

이혜민은 잡지사와 그래픽 디자인 회사 등을 거치며 기획/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정현우는 디자인 에이전시, 광고회사 등을 거치며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쌓았죠. 직장 생활자였던 두 사람은 5년 전, 함께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했습니다. 42일 동안 900km를 걷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했죠. 

대안적인 결혼식 후, 콘텐츠 스튜디오 ‘900KM’를 차렸습니다. 뾰족한 계획은 없었지만, 이미 두 사람은 연애시절부터 함께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노트어플에 차곡차곡 쌓고 있었거든요. 이후 이혜민이 900KM를 운영하는 일을 맡고, 정현우는 직장과 900KM 업무를 병행하며 굶지 않을 정도의 일정 수입을 만듭니다. 두 사람은 이것을 ‘투 트랙(2-track)’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어쩐지 두 사람의 먹고사는 일은 파격적이고, 과감하지만 무모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혜민과 정현우의 먹고사니즘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습니다.

나답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한 두 분 역시, 그 누구보다 나답게 일하고 계신 것 같아요. 

혜민: 직장생활 했을 때는 정말 바빴어요. 한 달에 휴일이 하루 이틀밖에 없을 정도로요. ‘이 굴레를 언젠가는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는 ‘커리어를 더 쌓아야 한다. 한 회사에 몇 년 이상은 있어야 한다’이런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불안했죠. 하지만 한 번 쯤은 이 판을 떠나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제 자신을 던져보고 싶었어요. 엄청난 도전을 한 건 아니었지만 다른 선택을 했던 거죠. 퇴사 후, 결혼식 대신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선택. 그 선택 이후 정말 많은 게 바뀌었어요.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혜민: 1인 출판사 차리는 법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3개월에 한 번씩 책이 나와야 하고, 1년 치 기획이 미리 준비 되어있어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렇다고 못 할 게 뭐야? 싶더라고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일단 ‘900KM’를 차렸어요. 저희 이야기를 영상이든 책이든 콘텐츠로 만들어서 발신하는 순간부터 새로운 인연들이 엄청나게 이어졌어요. 따로 영업을 하거나, 포트폴리오를 홈페이지에 올려두지도 않았는데 업무 관련한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렇게 외주 일도 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거예요. 

현재 ‘투 트랙’ 전략을 취하고 계십니다. 현우 님은 직장생활과 900KM 일을 동시에 병행하기 힘들지 않으신가요? 

현우: 저는 게임회사에서 5년째 ux/ui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혼자 일하면 고립될 수 있잖아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업계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도 생기고, 제가 알지 못했던 분야의 디자인과 기술을 경험해볼 수 있었어요. 조직화 되어서 일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경험했고요. 그런데 요즘 생각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가 함께 하는 일에 투자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900KM 일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더라고요. 

생각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현우: 가장 큰 이유는 저희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직장업무를 병행하고 있어서 900KM 업무에 제가 100% 힘을 쏟을 수 없거든요. 만약 100% 힘을 쏟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큰 일들도 적극적으로 해볼 수 있고,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명확한 결정을 한 건 아니지만, 확신이 조금 들었어요. ‘아, 이제 회사를 나와도 굶어 죽진 않겠구나’ 

굶어 죽지 않겠다고 하셔서, 말 나온김에. 두 분은 얼마를 벌고 계신가요? 

혜민: 제가 매일 하던 질문인데, 이렇게 받으면 당황스럽구나.(웃음) 이전에 회사 생활 할 때보다는 많이 벌고 있어요. 연 단위로 보면 대기업 연봉 정도 되는 것 같아요. 900KM 수익만 놓고 보자면 처음엔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소처럼 일만 하고 돈 벌 줄은 몰랐죠. 유튜브나 책 수익만으로 먹고 사는 게 지금은 불가능해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는 이상.(웃음) 지금은 우리가 하는 일이 외주 일과 같은 다른 일들로 연결돼서 돈이 되는 구조도 마련되어가고 있어요. 

에필로그에 좋아하는 일을 위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솔직한 고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해답을 찾으셨나요? 

혜민: 아이디어는 많은데,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물리적, 재정적 상황이 안될 때 답답하고 무력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콘텐츠를 만드는 것까지는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수익화하는 건 또 다른 전문영역이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더 영리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외주 일에 대해서도 조금 부정적인 편이었거든요. 결국 이것도 내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조금 더 전략적으로 브랜딩을 해서 수익화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중이에요.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같이 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죠. 

궁극적으로는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커뮤니티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나다운 일, 나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영감을 받으면서, 세상이 말하는 정답 말고 다른 선택지와 레퍼런스를 많이 늘려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소처럼 만들기만 하던 것을 돈으로 잘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돈을 내편으로 만들면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래 할 수 있으니까요.

Ⅲ.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결국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 상황이 중요하겠죠. 이혜민과 정현우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것을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돈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는 솔직한 대답이 반가웠습니다. 2시간의 대화 끝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혜민과 정현우를 인터뷰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 수 있을까요? 

혜민・현우: 먹고 살 수 있다! 그런데 쉽지는 않다.(웃음) 

쉽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요? 

현우: 저는 안정감 때문에요. 저희도 일이 항상 꾸준히 들어오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 일을 지금 아니면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어려움은 있지만 계속해보고 있는 거고요. 물론 잘 안되면 다시 취업을 하거나 또 다른 선택지를 고민해봐야겠죠.(웃음)

혜민: 마지막 인터뷰이였던 드로우앤드류 님은 ‘요즘 시대야말로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기 좋은 시대’라고 했어요. SNS도 발달했고 많은 자본이 들어오기 때문에 개인이 기업이 되고 미디어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나다운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뭐가 잘 된다고 하면 혹해서 따라가기 쉽잖아요. 독보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버틸 시간과 돈이 필요하죠.

그래도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느냐’ 묻는다면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개인의 개성과 특성이 일하는데 방해 요소가 된다거나, 자신을 지울수록 일을 잘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니까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비즈니스로 연결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그 부분을 찾고 있고요. 당연히 어렵겠지만, 몇 년을 시도해 왔기 때문에 저도 이제서야 이야기 할수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 단골 대사죠. ‘나다운 게 뭔데?’ 현우 님과 혜민 님은 언제 나다운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현우: 제가 좋아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도 인정할 때, 그럴 때 나다운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외부의 시선과 나 자신의 시선이 딱 겹쳐 보일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좋더라고요. 

혜민: 저는 약간 반대인 것 같은데.(웃음) 좋아하는 일이야말로 외부의 시선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죠. 다만 꾸준히 해나가면서 증명하고 싶은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세상에 냈을 때,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정답’으로 여겨졌던 것들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떤 균열을 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 짜릿하고 나다운 일을 하고 있다고 느껴요. 

새롭게 일하고, 나답게 먹고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현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레퍼런스로 삼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 사람은 저런 능력과 상황 때문에 가능했지. 난 안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남들과 조금 다른 선택을 해도 괜찮다는 걸 느끼셨으면 합니다. 내 상황과 능력에 맞게 나만의 새로운 루트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혜민: 나답게 먹고살고 있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을 추천드립니다.(웃음) 어떤 독자분이 SNS에 후기를 남겨주셨는데 인상적이었어요. 결국에 나답게 먹고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보니까 ‘정답’은 없었다는 거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일을 할 때 나답다고 느끼는지, 나다운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해보면 좋을지, 정답이 아닌 힌트를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Edit 이지영 Graphic 이은호 Photo 이홍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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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질문들

세상의 중요한 발견은 일상의 사소한 질문에서 태어납니다. 작고 익숙해서 지나칠 뻔한, 그러나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를 조명하며 금융과 삶의 접점을 넓혀갑니다. 계절마다 주제를 선정해 금융 관점에서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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