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아파트란?

by 김열매

Editor’s Note

집은 꼭 사야 할까요? 언제부터 아파트가 한국의 주거 표준이 되었을까요? 현재 건설, 부동산, 리츠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김열매 저자와 함께 <잘 살고 싶다면 알아야 할 부동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사는(live) 곳인 동시에 사는(buy) 곳으로서의 부동산, 그에 연관된 복합적인 숫자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첫 화에서는 한국의 대표 주거양식으로 자리 잡은 아파트를 다룹니다.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 

“아니, 다들 돈이 어디서 나서 산대?”

어느덧 9년째다. 고령화와 인구절벽, 일본을 따라 부동산 가격이 하락, 아니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2013년 하반기쯤 바닥을 찍는가 싶더니 스멀스멀 상승 조짐을 보이던 아파트 가격은 올해는 내리려나, 내년에는 내릴까 하다 무려 9년째 상승하고 있다. 

미래를 누가 알까? 전망이 맞으면 칭찬받고 어깨가 으쓱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깨닫는다. 제아무리 뛰어나도 매번 맞출 수 없고 틀릴 수밖에 없는 것이 전망이다. 다 맞출 수 없다는 걸 겸허히 인정하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애널리스트로서 부동산 전망 리포트를 계속 쓰고 있다.

주식시장 전망은 차라리 낫다. 주가 예측이 틀렸을 때 덜 부끄럽다거나 책임감이 덜하다는 뜻이 아니다. 주식시장 특히 해당 종목 투자자는 한정적이다. 투자의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애초 모두가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내가 담당하는 건설업종 주식에 관심이 없다면 인터넷, 게임, 반도체, 철강, 화학 등 다른 섹터에 관심을 가져도 좋고 주식에 아예 관심 갖지 않아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다.

부동산은 주식과 다르다. 사는 데 필수적인 의식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주거 영역은 ‘소확행’이 가장 어렵기도 하다.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늘어나면서 먹는 것과 입는 것에 대한 욕구는 어느 정도 충족되어 가고 있다. 패스트 패션이 부자와 빈자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수긍할 만하다.

호텔에서 보내는 하룻밤을 주거라고 할 순 없다. 먹는 것, 입는 것은 하루쯤, 한 가지 아이템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지만 주거만큼은 쉽지 않다. 먹는 것, 입는 것은 대량 생산, 복제가 가능하나 부동산은 다르다. 유사한 집은 있어도 똑같은 집은 없다. 공간은 복제할 수 없고 토지 공급은 제한적이다.

△ 2008년 보광동 일대에서 본 압구정동. 강남 개발 이전 강남 사람들은 강 건너를 ‘서울’이라 했다. 강 건너 보광동 사람들은 마주 보이는 강 건너의 마을을 ‘잠실’이라 불렀다. (출처: 《강남; 사진으로 읽다》, p.9 / 서울역사아카이브)

잘 살고 싶다면 부동산을 알아야 한다. 정치에 관심이 있든 없든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부동산은 정책 공약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부동산에 도저히 관심 가질 여력이 없는 사람도 많고 모두가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건 더욱 아니다. 투자는 여건에 따른 선택의 문제고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자가, 전세, 월세 등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필연적으로 주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비용은 장기적으로 상승해왔고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는 집 한 채에 전 재산을 넣고 노예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도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부동산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역시 부동산을 알아야 한다. 평생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면 내가 비용을 지불하든 투자를 하든 그 선택을 이해하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매매나 전세나 부동산은 개인에게 무거운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이다. 이미 지난 9년의 상승 기간 동안 대한민국은 부동산 전문가가 넘쳐나는 나라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라면, 집이 마음에 짐이 된다면 이제라도 함께 공부해보자. 부동산은 사는(live) 곳인 동시에 사는(buy) 곳이다. 두 가지 측면을 함께 들여다보자.

집은 부족한 걸까, 부족하지 않은 걸까?

한국인이 그리는 내 집 마련의 이상향은 대체로 아파트다. 언제부터 아파트가 한국의 주거 표준이 되었을까?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쌍문동을 보면서 어릴 적 골목길의 추억이 떠올랐다. 단독주택, 연립주택이 골목마다 빽빽하게 들어서 있던 그 시절, 친구네 집을 물으면 0.1초도 안 걸려 “빨강, 파랑 몇 번째 대문이요”라고 합창하듯 말할 수 있던 때다.

당시 서울은 대단지 아파트가 몇몇 동네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빨간 벽돌집이 부잣집이고 지하 단칸방이 가난한 집인 줄 알았다. 아파트는 딱히 로망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림 같은 집은 아파트보다 차라리 저 푸른 초원 위에 지어진 정원 딸린 주택의 이미지에 가까웠다.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느낀 건 초등학교에 다닐 즈음부터다. 현대, 대림, 우성 아파트 등 대단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어딘가 모르게 깔끔해 보였다. 소풍 가는 날, 리바이스나 게스 청바지를 입고 오는 친구들은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물론 주택에 사는 것이 부끄러운 시대는 아니었다. 현대빌라, 효성빌라 같은 연립 다세대 주택 중에는 아파트보다 더 호화로운 집도 많았다. 그때는 급식도 없었고 아이들의 도시락과 옷차림, 사는 곳도 제각각이었다.

주인공 모두가 주택에 살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는 ‘아파트’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한다. 택이가 바둑에서 우승하고 상금을 받아오면 “우와, 아파트 한 채를 사고도 남을 돈이네”라며 부러워하고 “내 평생 언제 한번 아파트에 살아볼까”라고 말하며 윤수일의 노래 <아파트>를 열창한다. 드라마 속 골목길은 결국 재개발에 들어가고, 한 집 한 집 이사를 가며 빈 집이 되는 것으로 드라마는 끝난다. 배경이 된 쌍문동에 가보면 실제 1988~1990년도에 재개발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를 볼 수 있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

– 윤수일 작사·작곡, <아파트(A.P.T)> (1982)

일제강점기에도 아파트는 있었다지만, 대한민국 최초 아파트는 1958년 종암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62년 마포아파트가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로 지어졌고 1970년대에는 서민형 시민아파트, 그리고 맨션과 하이츠 같은 고급형 아파트가 빠르게 건설됐다. 잠실, 반포 일대에는 한강변을 따라 대규모 주공아파트가 들어섰다. 아파트가 대한민국 특히 서울의 대표 주거유형으로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은 바로 이 시기인 1970년대 말, 1980년대다.

△ 1973년 반포본동 전경. 반포본동은 1970년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지역으로 이전에는 모래밭이자 사리채취장으로 이용되어 왔다. 홍수와 한강 범람에 대비한 제방도로 공사는 한강 이남의 개발로 이어졌고,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통해 당대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1973년의 반포아파트 단지 주변에는 모래밭만 있고 개발되지 않은 모습이다. (출처: 《반포본동: 남서울에서 구반포로》, p.11 / 서울역사아카이브)

전두환 정부는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 전후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 재개발, 강동·송파구 올림픽선수촌, 훼밀리아파트가 대표 단지다. 이후 끊임없이 치솟는 주택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8년 노태우 정부는 주택건설 200만 호 정책을 발표하고 빠른 속도로 시행했다.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5개의 1기 신도시가 1990년대 초반에 탄생했다. 1991년 분당 시범 아파트를 시작으로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1기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주했다.

△ 1기 신도시 개요 (자료: 국토교통부, 유진투자증권)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 제목처럼, 1990년대생에게 아파트는 어떤 의미일까. 이 세대는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그야말로 아파트 키즈의 비중이 이전 세대보다 월등히 높다.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았으니 다른 주거 유형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비중도 높을 수밖에 없다.

🏙 아파트 키즈가 바라본 아파트 👀
스스로 나고 자란 아파트에 대한 추억이나 도시설계, 도시개발의 변천사를 지역 주민 인터뷰 등을 통해 기록하는 움직임은 출판이나 영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재건축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
집의 시간들>, 아카이브 프로젝트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시리즈, 아파트 사진집 《CDAPT》 시리즈, 독립출판물 《잠실 그리고 진주 아파트》 등이 대표 사례다.

통계로 살펴보자. 1980년 7%에 불과했던 아파트는 1990년 22.7%, 2000년에는 47.7%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아파트는 62.9%로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 주거양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반면, 1980년 87.5%에 달했던 단독주택은 2020년 21.0%로 축소됐다. <응답하라 1988>을 보며 어린 시절 골목길을 추억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 골목길 대부분이 사라졌을 테니까.

△ 주택유형별 재고추이 (자료: 인구주택총조사, 국토교통부, 유진투자증권)

한강변을 둘러보면 곳곳에 아파트만 들어서 있는 것 같다. 언론에서도 아파트 비중은 역시나 높다고 한다. 현 정부도 초기에는 집이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다 집값이 급등한 후에야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정책 방향을 틀었다. 주택보급률은 오래전에 100%를 넘어섰다는데 과연 집은 부족한 걸까, 부족하지 않은 걸까?

△ 거처종류별 거주가구 변화 (자료: 인구주택총조사, 국토교통부, 유진투자증권)

이번에는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의 다른 부분을 살펴보자. 먼저 살펴본 건 주택유형, 즉 건축물 숫자로 집계한 통계였다. 가구수로 살펴보면 숫자가 조금 다르다.

총 2,093만 일반가구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는 1,078만 가구로 51.5%를 차지한다. 주택유형 중 아파트가 62.9%를 차지하는데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수는 고작 51.5%다. 뭐가 잘못된 걸까? 그 차이는 바로 단독주택에 있다.

한국의 단독주택은 다가구주택을 포함한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주택수는 한 채로 집계하지만 여러 가구가 거주하는 형태다. 전체 주택 1,853만 호 중 390만 호가 단독주택인데 여기에 635만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서울은 그 차이가 더 심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총 가구수는 413만 가구(959만 명), 주택수는 302만 호다. 그중 177만 호가 아파트로 주택유형 중 58.8%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은 43.0%에 불과하다. 연립·다세대 거주가구 비율은 21.4%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다. 실제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 중 아파트에 살고 있는 가구보다 그렇지 않은 가구가 훨씬 많다는 뜻이다. 눈에 보이는 아파트는 많지만, 좁은 다가구 형식의 단독주택에 여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 집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앞서 집은 살아가는 곳인 동시에 비용을 지불하고 사는 곳이라고 썼다. 집이 더 이상 투기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많지만, 보통 사람에게 집 한 채가 거주 목적의 공간적 가치를 넘어 평생 일구어 모은 자산 중 가장 값비싸고 비중이 큰 자산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투자 목적에서든, 거주 목적에서든 집을 한 채 산다면 대개 아파트를 가리킨다. 요즘은 상황이 좀 달라졌다지만 빌라나 다세대, 연립주택은 절대 사지 말라는 어른들도 있었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표준화된 투자자산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살기 편리하고 내구성이 높다는 기본적인 특징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아파트는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표준화된 투자 자산이기도 하다. 따라서 초보 투자자일수록 아파트를 사는 편이 낫고 이왕이면 새 아파트 청약으로 분양받는 것이 가장 좋다. 아파트 매매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 리스크, 즉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아파트 분양을 주식에 비유하면 공모 상장과 유사하다. 분양 시점에 아파트 단지에 대한 주요 정보가 공개된다. 시행사는 모델하우스를 열어 지어질 아파트의 실내 평면을 체험해볼 수 있게 해 준다. 유명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라면 어느 정도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인기가 높은 주식이든 아파트든 모두 경쟁률이 높은 상황이라 원한다고 다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청약을 하려면 입시 전략처럼 다년간 전략을 세우고 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경쟁률이 높고 청약 제도는 복잡하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를 매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장 주식을 사는 것과 유사하다. 대단지이고 거래량이 많은 단지일수록 ‘호갱’이 될 위험이 낮다. 집을 처음 사보는 사람도 몇 채만 둘러보면 금세 평형별, 라인별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아파트는 24평, 32평 등 소위 국민주택 평형*으로 상당히 표준화되어 있다. 타워형이나 주상복합 형태의 다른 평면도 있으나 국민주택 평형이 가장 흔하다. 표준화된 상품이다 보니 평당 단가를 계산하기 쉽고 가격 비교도 쉽다. 정보의 비대칭이 크지 않아 초보가 실패할 확률도 낮다.

* 현행 주택법은 주거전용면적이 가구당 85㎡ 이하인 주택을 국민주택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도시가 아닌 읍면지역의 경우 가구당 100㎡로 늘어나기도 한다. 주택 건설 과정에서도 이를 기준으로 정부가 부여하는 다양한 혜택이 국민주택규모 이하 가구에만 주어지는가 하면 청약 과정에서도 세부 요건들이 85㎡를 기준으로 나뉜다.

반면 빌라나 주택은 다르다. 단독주택이나 빌라, 연립, 다세대의 경우 대지 형태부터 도로에 면한 방향, 대지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 건물의 향, 주변 건물과의 거리, 내부 평면, 주차 여건, 채광 등 비슷한 듯해도 다른 요소가 수십 가지다. 꼼꼼한 전문가가 본다면 어쩌면 수백 가지도 넘는다고 할지 모른다. 초보가 난생처음 부동산에 투자하는데 빌라나 주택에 투자한다면, 일단 공부를 많이 하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2017년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사진: JEONGUK)

“한강변의 군사기지 규모는 정말 대단하군”

한국인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에는 1980년대 이후 사회적, 심리적 요인도 큰 걸로 보인다. 1993년 서울을 처음 방문했다가 거대한 아파트 단지들에 놀란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이후 한국의 아파트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2003년에 쓴 《아파트 공화국》에는 이런 일화가 나온다. 하루는 줄레조가 동료 도시계획 연구자에게 반포 주공아파트 단지가 나오는 서울 약도를 보여줬다. “한강변의 군사기지 규모는 정말 대단하군.” 동료는 줄레조에게 이렇게 답했다. 그가 서울 아파트에 얼마나 깊은 인상을 받았을지 공감이 되는 대목이다.

한국인들은 혼자서만 다른 선택을 할 때 불안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 혼자만의 선택을 하기보다는 일부러 무리를 찾아 동질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참고로 나는 국민학교를 경험한 세대다. 즉, 나처럼 지금의 30대 후반, 40대들은 대체로 남과 다르게 행동하기보다는 무리 지어 함께 행동하라고 교육받은 세대다. 남들이 다들 아파트를 사야 한다는데, 혼자 외곽으로 나가 전원주택을 짓는 것은 다소 무모해 보인다. 용기가 있다 한들 현실적으로 생계를 해결하려면 도시에 사는 편이 낫다. 그리고 도시에 살다 보면 결국 남들 따라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현재 집이 없다고 해서 아직 슬퍼할 때는 아니다. 특히 서울 아파트를 보유한 30대는 많지 않다.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갖자. 반드시 아파트를 고집하라는 말도 아니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그 흐름은 앞으로 변화를 주도할 20대가 가장 잘 안다. 부동산은 사람들의 삶과 산업, 기업 활동을 담는 그릇과도 같다. 나의 지금과 주변 환경을 잘 살펴보면서 내게 필요한 공간과 세상의 변화, 변화가 불러올 미래 사회 모습을 함께 그려가 보자. 

이래도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싶지 않다면? 주거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주거 비용은 당장 매일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상승한다. 흔히 전월세 임대료를 거북이, 매매 가격을 토끼에 비유한다. 전월세 가격이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방심한다. 이 가격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는 대체로 상승해왔다. 그리고 토끼는 거북이가 움직이는 동안 잠을 자고 쉬는 듯했다가 한순간 뛰어올라 저 앞으로 가버리곤 한다.

다행히도 당분간 전월세 상승 걱정이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 긴 호흡으로 천천히 기본부터, 당장 이사를 해야 하는 급한 상황이라면 급할수록 숨을 가다듬고 내가 가장 얻고 싶은 집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뎌보자. 

숨바꼭질하던 골목길이 여전히 그리운 것처럼, 아파트 단지에 살던 친구들에 대한 부러운 마음 역시 추억 속 어딘가에 남아있다. 아파트에 살던 친구들은 어디로 갔을까? 아이를 낳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온 친구도 있고, 홀로 사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 이제는 이 질문을 바꿔보자. “집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번 시리즈를 통해 부동산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dit 손현 Graphic 김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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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열매

예술가의 꿈을 안고 건축과에 갔다가 건설사와 컨설팅을 거쳐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되고픈 월급쟁이. 숫자와 스토리, 꿈과 현실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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