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다이어트

보험료 다이어트, 꼭 필요한 걸까

by 장명훈

안녕하세요. 앞으로 <내 보험료 반으로 줄이기> 시리즈를 연재할 장명훈입니다. 많은 분이 보험료 다이어트 혹은 보험료 리모델링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이 시리즈의 목적 역시 지금 내는 보험료를 반으로 줄여보자는 것인데요. 연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보험료를 줄이는 것이 왜 필요한지 이야기해볼까요?

여러분은 재테크 기본 중의 기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돈을 모으고 불리는 것 보다 빠져나가는 지출을 막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은데요. 앞선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가정의 고정지출을 잘 파악하고 그걸 잘 줄여 나가는 것이 지금 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필요한 법입니다. 밑 빠진 독의 구멍을 잘 막아야 독에 물이 잘 차겠죠. 고정지출 중에 상당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보험료입니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분들은 거의 없죠. 보험료로 월 30만~40만 원을 내는 집도 적지 않고, 100만 원 이상 내는 분들도 간혹 보게 됩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 더욱 그렇죠. 자녀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비싼 보험료도 전혀 아깝지 않은 게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심정이 아닌가 싶어요. 때론 자녀 입장에서 부모님이 가입해준 보험도 많습니다. 정작 자녀는 무슨 보장이 있는지도 모른 채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경우가 생기게 되죠.

비싼 보험료, 20년 동안 계속 낼 수 있나요?

보험료가 비싸면 무슨 문제가 생길까요? 비싼 보험료를 내느라 인생의 여러 가지 목적 자금이 잘 준비되지 않을 수 있어요. 결혼 자금, 주택 마련 자금, 자녀 대학 학자금, 그리고 가장 중요한 노후 자금으로 흘러가야 할 돈이 보험료로 새어 나갈 수 있는 거죠. 또 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텐데요. 그때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다면 보험을 해지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경제적인 손실을 감수하면서도요.

금융감독원이 예전에 발표한 보험 유지율 데이터가 있는데요. 지금은 2년 치만 공개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7년 유지율 데이터까지 있었거든요. 대략 평균으로 보면 2년 유지율이 60~65%, 5년 유지율이 50~55%, 7년 유지율이 35% 수준에 불과해요. 10년 유지율이 10% 내외에 불과하다는 업계 관계자의 인터뷰도 있죠.

그러면 20년 유지율은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보험을 넉넉하게 잘 준비해도 보험료를 납입하는 20년이란 긴 시간을 견디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그 기간동안 한 번은 재정적인 큰 어려움에 맞닥뜨릴 수 있고 그때 보험이 실효나 해지된다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이 정도 보험료는 낼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거예요. 보험을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부담되는 보험료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인지해야 해요. 경제적 어려움에 어쩔 수 없이 보험을 포기하는 거죠. 보험료를 극단적으로 줄여야 끝까지 유지하고 혜택도 볼 수 있는 거예요.

보험료 다이어트로 꼭 필요한 보장만 준비하는 방법

제가 말하는 보험 가입 플랜은 간단합니다. 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빼고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거예요. 20세 이상 성인이면 ‘2+1’만 기억하세요.

일반 성인이면 보험 2개만 가입하는 것이죠. 실비 보험과 3대 질병 진단비 보험입니다. 실비 보험은 실손 의료비 보험을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병원 치료비를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보험 가입자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보험이죠. 요즘은 실비 보험만 단독으로 가입할 수 있어요. 보험료도 그리 비싸지 않아요. 직업, 성별, 병력에 따라 다르지만 30세까지는 1만~3만 원이면 충분하고요. 과거에 가입한 1, 2세대 실비는 비싸지만 지금 가입하는 4세대 보험의 실비는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보험료 인상 폭도 크지 않을 수 있고요.

나머지 필요한 보험 하나는 3대 질병 진단비 보험입니다. 3대 질병 즉,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 대한민국 10대 사망 원인 중 1,2,4위에 해당합니다. 가장 많이 걸리기도 하고 매우 위중한 질병이다 보니 이런 질병에 걸리면 결국 휴직이나 퇴직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즉, 소득이 단절됩니다. 그래서 별도의 생활비 목적으로 진단비 보험에 가입해 생활비, 간병비, 요양비 등을 별도로 준비하는 거예요. 병원 치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과 실비보험으로 대부분 처리가 되고요.

어린 자녀와 같이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에 추가로 가입할 정기 보험도 집중할 것 중 하나입니다. 정기 보험은 경제적 가장의 조기 사망을 대비하는 보험이에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경제적 가장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 그 가정은 재정적으로 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당장 남은 배우자는 일자리를 구해야 하고 어린 자녀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나 외부 기관에 맡겨져야 하는 상황이 되곤 해요. 조기 사망의 확률이 높진 않지만 경제적 가장의 조기 사망은 가정 경제에 매우 큰 위험이기 때문에 소액으로 일정 자금을 준비하는 플랜으로 보면 됩니다.

’사망보험금은 종신보험으로 주로 가입하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종신보험은 언제 사망해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보험료가 매우 비쌉니다. 정기보험은 꼭 필요한 기간만 사망보험금을 준비해서 매우 저렴하죠.

사실 사망보험금이 꼭 필요한 기간은 자녀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 시작할 시점 정도면 충분합니다. 자녀가 독립해서 직접 돈을 벌기 시작하면 부모가 사망하더라도 자녀에게 미치는 재정적 위험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부모 나이로 60~65세까지만 보장받도록 정기보험에 가입하면 되는 거죠. 여기에서 절약한 자금은 부부의 노후를 대비해 노후 자금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2+1 외에 자동차를 갖고 있는 분이라면 자동차보험은 필수로 가입하셔야 하고, 운전하시면 운전자 보험 정도는 추가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운전자 보험도 중요 담보 위주로 가입하면 저렴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험에는 많은 관점이 있고 누구에게나 딱 들어맞는 정해진 정답은 없을 수 있습니다. 여러 관점을 접해보시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관점과 방식을 선별해서 적용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dit 이지현 Graphic 이은호 엄선희

– 해당 콘텐츠는 2023.3.24.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 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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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훈

책과 브런치, 유튜브로 ‘전 국민 반값 보험료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불필요한 보험료를 최대한 줄여, 인생에서 더 중요한 자금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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